북한

"개성공단 재개하면 명백한 안보리 결의 위반"

Shawn Chase 2017. 5. 30. 07:55

임민혁 기자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30/2017053000257.html



입력 : 2017.05.30 03:12

美상원 동아태소위원장 인터뷰 "文정부도 그런 정책 추구 안할것"
"김정은 무릎 꿇리기보단 정신 차리게 하는 게 미국 목표"

"개성공단 임금, 김정은 돈줄 돼 북핵·미사일 개발에 사용될 것
사드 절차 들여다볼 순 있지만 궁극적으론 한국 방어에 쓰여야
김정은의 대량살상무기 집착, 정신병 아니고선 설명 안돼"


코리 가드너


코리 가드너〈사진〉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장은 29일 "개성공단 재가동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는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그런 정책을 추구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 새 정부와 대북정책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방한한 가드너 위원장은 이날 묵고 있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개성공단 등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받는 돈은 결국 김정은에게 들어가고, 핵무기·미사일 개발에 사용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가드너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 '절차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절차를 다시 들여다보는 것은 좋지만, 궁극적으로는 (사드가) 현재 그 자리에서 한반도를 방어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대해서는 "정신병 아니고는 설명할 수 없다"고 했다. 공화당 소속의 가드너 위원장은 2015년 동아태소위를 맡은 이후 초강력 대북 제재 법안을 주도하는 등 미 의회의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로 꼽힌다.

―미국의 대북 정책 방향은 어떤 식으로 정리됐나.

"'최고의 압박과 관여'라고 했지만 현재는 최고의 압박에 맞춰져 있다. 이는 북한을 비핵화시키기 위해 북한을 제재하는 것뿐 아니라, 북한을 도와주는 나라들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하는 것이다. 군사훈련 등을 통한 압박도 포함된다."

―미국은 북핵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있나.

"'북한'은 절대적으로 '최우선(top priority) 어젠다'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선 후 트럼프 당선인을 처음 만났을 때 북한 문제를 새 행정부가 맞닥뜨릴 '가장 중요하고 임박한 위협'(the most important and imminent threat)으로 강조했다. 미 의회는 거의 모든 이슈에 대해 의견이 갈리지만, 북한 문제에서는 초당적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

―북한이 머지않은 미래에 미 본토 타격 능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하나.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선 지 한 달도 안 돼 북한은 벌써 3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성공이든 실패든 그들은 항상 무엇인가를 배운다. 김정은이 미 본토를 겨냥한 미사일을 개발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를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 위협이 커지면 북한을 선제공격할 수도 있나.

"모든 옵션은 테이블 위에 있다. 하지만 지금은 '동적(動的)인 군사작전(kinetic military action)'을 쓰지 않고 북한이 평화적으로 행동을 바꾸도록 모든 경제적 압박을 우선 가해야 한다. 아직은 선제공격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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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 가드너 미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이 29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공개적으로 수차례 북한 김정은을 ‘미치광이’라고 비난했던 가드너 위원장은 “북한이 나에게 ‘징벌의 철추가 내려질 것’이라고 위협했지만, 별일 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 /박상훈 기자


―김정은을 어떻게 평가하나.

"자기 주민을 굶기고 인권을 짓밟는 지도자는 나쁜 지도자다. 주민들의 식량과 복지가 아니라 대량살상무기에 모든 돈을 쏟아붓는다? 이를 '정신병'(sickness of mind) 아닌 다른 무슨 말로 설명할 수 있겠나."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영광스럽게 만날 것"이라고도 했다.

"그 말은 좀 해석이 필요하다. 김정은이 핵 포기로 방향을 바꾸지 않는 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만날 일은 없을 것이다. 북한은 과거 여러 차례 비핵화와 관련한 약속을 했지만 지키지 않았다. 그 약속들을 지키면 대화가 재개되겠지만, 그렇지 않고서는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미국이 '핵 폐기'가 아닌 '동결'을 목표로 대화를 시작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미국의 우선 목표는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다. 이 목표에 변화가 있다는 어떤 얘기도 듣지 못했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북한 정권 교체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정은이 있는 상태에서 북핵 문제 해결이 가능할까.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방향은 김정은을 정신 차리게 하는 것(bring to his senses)이지 무릎 꿇리는 것(to his knees)이 아니다. 상대가 김정은이라도 평화적인 대화를 할 수 있다면 해야 한다. 물론 이 과정은 한·미가 함께 협의할 부분이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어떠한가.

"최근 문 대통령의 특사가 워싱턴에서 매우 환대를 받았고, 다음 달 첫 정상회담도 기대하고 있다. 한·미는 안보뿐 아니라 경제, 사회적으로도 긴밀한 파트너다. 두 나라는 좋은 친구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본다. 두 대통령은 함께 북한 압박 방안, 북한의 인권·노동자 문제와 관련한 국제적 협조 부분 등을 논의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한국의 새 행정부에서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을 재개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그런 행동은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그래서 한국 정부가 그런 정책을 추구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올바른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본다. 개성 같은 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받는 돈은 결국 김정은에게 들어가고, 핵무기·미사일 개발에 사용된다. 그에 따른 위험이 매우 크다. 나는 이번 방문에 청와대 관계자 등과도 만나 김정은을 더 압박해야 한다는 얘기를 할 것이다."

―사드 배치와 관련해 국내에서 '절차' 논란이 있다.

"사드는 매우 중요한 방어 수단이다. 계속 운용되는 게 중요하다. 절차를 다시 들여다보는 건 좋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그 자리에 남아 한반도를 방어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사드 비용 10억달러를 내야 한다"고 했다.

"정상회담 때 (사드 비용과 관련한) 그런 논의가 이뤄지지 않겠나. 아마 정상회담이 끝날 때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동맹으로서 얼마나 크고 훌륭한 기여를 하고 있는지를 잘 알게 될 것이다. 한국은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동맹의 모범적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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