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중3 대혼란

Shawn Chase 2017. 5. 30. 08:26

박승혁 기자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29/2017052900144.html



입력 : 2017.05.29 03:13

[수능·내신 절대평가? 외고 폐지?… 2021학년도 大入 안갯속]

일반고 가려다가… '내신 절대평가' 소식에 다시 특목고 고민
교육부는 "개편안 7월에 발표"


서울의 중학교 3학년 부장교사 박모(36)씨는 이달 초 학부모 대상 고교 진학 설명회에서 진땀을 뺐다. 당장 내년에 자녀들을 특목고·자사고 또는 일반고 가운데 어디로 보내는 게 유리할지 학부모들 질문이 쏟아졌지만 "아직 확정된 게 없다"는 말밖에 할 수 없어서였다. 박씨는 "새 정부의 교육 공약이 큰 변화를 예고했지만 아직 구체적 내용이 없어 요즘 중3 교실은 사실상 '패닉' 상태"라고 말했다.

현 중3 학생들이 치를 2021학년도부터 대입 제도가 크게 바뀌고, 그 연쇄 효과로 고교 교육 제도까지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되면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대선 과정에서 '수능 전(全) 과목 절대평가' '외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언제부터 어떻게 적용할지, 동시에 이 같은 제도 개편을 단행할지 등 구체적 내용은 아직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고교 내신 평가 방식 등에 대해서는 오는 7월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과 함께 발표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 사이에선 "최소 7월까지는 중3 교실은 '깜깜이' 상황이 계속되는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현행 수능과 내신 9등급 상대평가는 학생들의 지나친 경쟁을 유발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렇지만 대학 등에서는 수능과 내신 절대평가에 대해 "변별력이 없어 학생 뽑기가 어렵다"고 반대하는 의견도 상당하다. 이에 따라 어떤 형태의 정책 조합이 나올지 아직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특목고·자사고 폐지까지 겹쳐 대입 방정식이 더욱 복잡해졌다.

서울 한 중학교 박모 교사는 "대학들이 특목고·자사고 학생을 선호하는 것이 현실이므로 내신 절대평가 체제에서는 일반고가 불리할 수 있다"면서 "이 때문에 중3 최상위권 학생들은 어떤 학교를 택해야 할지 특히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과학고·외고·자사고 등의 모집 접수는 10월부터 본격 시작한다. 길게는 초등학교 때부터 특목고 입시를 준비해 온 일부 학생은 고교 선택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예측할 수 없는 변수에 직면한 셈이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중3 학부모들로부터 '새 정부 정책에 맞춰서 대입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냐'는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면서 "아직 확정된 게 없는 만큼 지금은 일단 학교 내신에 집중해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중3 교실을 특히 혼란스럽게 만드는 요소는 '고교 내신 절대평가'다. 문재인 정부가 교육 공약으로 내건 '고교학점제'를 도입하려면 고교 내신 절대평가가 전제돼야 한다고 교육계에선 받아들인다. 그런데 현 중3 학생들은 고교 내신이 상대평가냐 절대평가냐에 따라 대입에 유리한 고교 유형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서울 양천구의 학부모 이모(46)씨는 중3 딸이 초등학생일 때부터 외고 입시를 준비시켰지만, 최근 딸과 논의한 끝에 외고 대신 일반고에 진학하기로 했다. 수능에서 수시 모집 비중이 점점 커지는 등 내신 성적이 중요해지면서 경쟁이 심한 외고보다는 일반고에 가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이씨는 "얼마 전부터 '고교 내신에 절대평가를 도입할지 모른다'는 얘기가 나와 다시 특목고 준비를 해야 하는 것 아닌지 걱정 된다"고 말했다.

교육계는 수능과 내신 동시 절대평가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중3 교실에 혼란을 주는 데다 대학 입장에선 대입 전형에서 수능과 내신의 변별력이 모두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교총 관계자는 "수능과 내신이 한꺼번에 절대평가로 바뀌면 변별력을 잃을 수밖에 없어 대학들이 논술·면접고사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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