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통곡하는 일본 피겨..아사다 마오 은퇴에 "가슴 찢어져"

Shawn Chase 2017. 4. 12. 00:11

입력 2017.04.11. 17:22




아사다 마오, 12일 은퇴 기자회견

은퇴 선언한 일본 피겨 스케이팅 선수 아사다 마오(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일본 피겨 스케이팅 간판선수였던 아사다 마오(27)의 은퇴 선언으로 일본 피겨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현저한 기량 저하로 인해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은 간간이 나왔지만, 2018 평창동계올림픽 국내 선발전을 포기한 아사다 마오의 결심은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 많다.

일본 피겨계는 물론 각계각층 인사들은 아사다 마오의 은퇴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며 입을 모았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아사다 마오와 함께 출전했던 오다 노부나리(30)는 11일 오전 TV 프로그램 생방송에 출연해 눈물을 쏟았다.

뉴스 속보로 아사다 마오의 은퇴를 알게 됐다는 오다 노부나리는 "아사다 마오의 연기를 더는 볼 수 없게 돼 괴롭다"라며 목놓아 울었다.

그는 11일 일본 오사카 시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일본 피겨 스케이팅 차세대 스타인 마린 혼다(16)는 "은퇴 소식을 어젯밤에 들었다. 너무 놀라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라며 "어렸을 때부터 동경해 온 아사다 마오 선배의 은퇴 발표로 마음이 쓰라리다"라고 말했다.

일본 남자 피겨 스케이팅 간판 하뉴 유즈르(23)는 일본 빙상연맹을 통해 "트리플 악셀이라는 고난도 기술을 도전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영향을 받았다. 아사다 마오 선배는 앞으로도 동경의 대상으로 남을 것이다"라며 "꿈을 갖게 해줘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일본 남자 피겨 스케이팅의 또 다른 스타인 우노 쇼마(20)는 "아사다 마오 선배는 내 인생에 큰 영향을 준 사람이다"라며 착잡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일본 피겨의 전설이자 아사다 마오의 스승인 사토 노부오(75) 코치는 아사다 마오와 은퇴 발표 직전 만났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아사다 마오가 은퇴를 발표하기 전인 10일 오전 요코하마 링크장을 찾아왔다. 은퇴를 결심했다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예상했다"라고 말했다.

사토 노부오 코치의 아내인 사토 쿠미코 코치는 "아사다 마오와 헤어지면서 포옹을 했는데, 표정이 평소와는 달랐다"라고 전했다.

아사다 마오의 현역 은퇴에 관해 일본 각계에서도 반응을 쏟아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11일 오전 언론 브리핑에서 "아사다 마오는 매력을 발산하며 일본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은 선수"라며 박수를 보냈다.

마루카와 타마요 2020년 도쿄 올림픽 담당 장관은 "아사다 마오가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진 못했지만, 그녀의 존재는 금메달 이상이었다"라고 말했다.

아사다 마오는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은퇴와 관련한 심경을 밝힐 예정이다.

일본 후지 TV는 12일 오후부터 아사다 마오의 은퇴 특별 프로그램을 방영한다.

일본 언론들은 "아사다 마오가 김연아의 벽에 막혀 올림픽 금메달은 획득하지 못했지만, 많은 일본 국민은 그를 통해 역경 속에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국민성을 발견했다"라고 치하했다.

cycle@yna.co.kr



'못 다 핀 꽃' 아사다 마오, 결국 넘지 못한 김연아의 벽

입력 2017.04.11. 00:56 수정 2017.04.11. 09:39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마친 뒤 눈물을 흘리는 아사다 마오(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아사다 마오(27)에게 동갑내기 김연아(27)는 평생의 경쟁 상대이자 도전의 대상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라이벌 구도를 이어온 두 선수의 성향은 완전히 달랐다.

'점프의 교과서'로 불린 김연아가 올라운드 플레이어였다면 아사다 마오는 '필살기'인 트리플 악셀을 앞세워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아사다는 주니어 시절 김연아와 엇비슷한 기량을 겨루다 성인 무대에서 김연아의 벽에 번번이 무너지자 트리플 악셀에 더욱 매달렸다.

하지만 그의 도전은 번번이 발목을 잡았다.

아사다 마오는 시니어 무대에 뛰어든 2006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쇼트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악셀을 시도하다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우승 트로피를 김연아에게 내줬다.

김연아가 각종 트리플 점프를 완벽하게 소화하기 시작한 2008년부터는 라이벌 구도가 점점 흐려졌다.

아사다 마오는 2009년 4대륙 선수권 대회와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연달아 김연아에게 패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두 선수의 차이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더욱 커졌다.

아사다 마오는 밴쿠버 올림픽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여자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총 세 차례의 트리플 악셀을 뛰며 개인 신기록인 205.50점을 받았지만, 김연아가 세계 기록인 228.56점으로 우승하는 바람에 은메달 획득에 그쳤다.

그는 대회가 끝난 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은 전부 했는데 아쉽다"라며 눈물을 펑펑 쏟기도 했다.

아사다 마오는 김연아를 넘기 위해 한계에 도전하기도 했다.

밴쿠버 올림픽 이후 트리플-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도했고, 러츠와 살코 등 뛰지 않았던 기술도 추가했다.

김연아를 넘기 위해선 다양한 고난도 점프를 추가해 기본점을 끌어올리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아사다 마오는 끝내 김연아를 넘지 못했다.

그는 2014년 소치 올림픽 쇼트프로그램에서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첫 점프에서 넘어지는 등 최악의 연기를 보이며 55.51점이라는 참혹한 점수를 받았다.

김연아가 판정 논란 끝에 은메달 획득에 그쳤지만, 완벽한 연기를 펼친 것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아사다 마오는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김연아가 떠난 은반에 남아 못 이룬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어갔다.

그는 소치 올림픽이 끝난 뒤 그해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1위에 오르며 재기를 노렸다.

이후 1년 넘게 휴식을 취하다 2015년에 복귀했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향해 다시 뛰었다.

그러나 전성기가 지난 아사다 마오의 기량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2016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7위, 시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6위를 기록하는 등 메달권에서 멀어졌고, 작년 12월 제85회 일본피겨선수권대회에선 24명의 선수 중 12위로 추락하며 세계선수권 대회 출전권 획득에 실패했다.

그리고 아사다 마오는 4개월 만에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11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일본피겨선수권대회를 마친 뒤 나를 지탱해준 목표와 기력이 사라졌다. 피겨스케이팅 인생에 후회는 없다"라고 밝혔다.

cycle@yna.co.kr



'불운의 아이콘' 아사다 마오의 슬픈 작별

서지영 입력 2017.04.11. 05:15




'불운의 아이콘' 아사다 마오(27)가 빙판을 떠난다. 한때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삼았기에 아쉬움이 크다.

마오는 10일 자신의 블로그에 '갑작스럽지만, 나 아사다 마오는 피겨 스케이트 선수로서 끝내려는 결단했다. 지금까지 오랫동안 스케이트를 타고, 많은 일을 극복해 올 수 있었던 것은 많은 분들의 지지와 응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게시했다.

참 풀리지 않는 선수였다. 마오는 준수한 기량한 아름다운 용모로 많은 팬을 거느린 피겨 스타였다.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은메달, 세계 선수권 3회 우승(2008, 2010, 2014), 4대륙 선수권 3회 우승(2008, 2010, 2013), 그랑프리 파이널 4회 우승(2005, 2008, 2012, 2013)이라는 기록을 세웠지만 항상 활짝 웃지 못했다.

숙명의 '라이벌' 김연아(27)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연아는 벤쿠버와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금과 은메달을 획득하며 피겨계의 전설로 남았다. 반면 마오는 늘 김연아에게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기하지 않았다. 마오는 내년 2월 평창 동계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준비해왔다. 그러나 일본이 최근 열린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올림픽 출전권 2장을 얻는데 그쳐 '평창 드림'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고 결국 은퇴를 선언했다.

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