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TV조선] "빨리 통일돼서 北 주민들도 풍요로운 설 맞았으면… "

Shawn Chase 2017. 1. 29. 22:13

최수현 기자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1/25/2017012501659.html



입력 : 2017.01.26 03:04

TV조선 '모란봉 클럽' MC 김범수·오현경

'모란봉…' 해외 北 주민들도 즐겨봐… 출연자 이야기에 함께 속울음 삼키기도

김, 5월이면 '동동이' 아빠 "나이 50 다 돼서야 효도를 하네요"
오, 드라마 인기로 연휴에도 바쁜 일정 "뒤늦게 연기하는 재미 알아가고 있죠"


"해외에 나가 있는 북한 동포들은 '모란봉 클럽'처럼 탈북민이 한국 가서 활동하는 TV 프로그램은 100% 다 봅니다. '모란봉 클럽' 같은 문화 콘텐츠가 통일을 앞당기는 데 기여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최근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의 발언으로 화제에 오른 프로그램이 있다. 탈북민들이 출연해 남·북한 생활 경험담을 풀어놓는 TV조선 토크쇼 '모란봉 클럽'이다. 지난해 한국으로 망명한 태 전 공사는 이달 초 '모란봉 클럽' 특집 방송에 직접 출연도 했다.

설 연휴를 앞둔 지난 18일 TV조선 상암 스튜디오에서 '모란봉 클럽'을 진행하는 방송인 김범수(49)와 탤런트 오현경(47)을 만났다. 김범수는 석 달 전, 오현경은 두 달 전부터 메인 MC를 맡고 있다. 두 사람은 "태 전 공사의 출연을 계기로 북한 주민들에게 '모란봉 클럽'이 남한을 바라보는 창(窓)이란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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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들이 출연하는 TV조선 토크쇼 ‘모란봉 클럽’ 진행을 맡고 있는 방송인 김범수(왼쪽)와 탤런트 오현경이 독자들에게 설맞이 인사를 전했다. 두 MC는 매회 방송마다 두 손으로 얼굴 아래 꽃받침 모양을 만들며 오프닝 인사를 한다. / 이태경 기자


"탈북민 사연에 눈물…북한 주민도 풍성한 설 맞았으면"

2015년 9월 출발한 '모란봉 클럽'은 매주 토요일 밤 11시 방송된다. 이번 명절 연휴엔 온 가족이 모이는 설 당일 방송이 예정돼 있다. 북한 설 풍습과 음식 이야기도 나누고 '설맞이 장기자랑'이라는 제목으로 삼색 부채춤 등 탈북자 공연도 펼쳐진다.

"북한은 주로 신정을 쇠는데 연휴는 이틀이고 먹는 음식도 많지 않다고 하더군요. 가난하게 명절을 지내던 옛날 우리 모습이 떠올랐죠.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 북한 주민도 풍요로운 설을 맞으면 좋겠어요."(김범수)

"탈북민 공연이 무척 우아하고 아름다웠어요. 그분들이 남한에 온 뒤로는 재능을 펼쳐 보일 기회가 흔치 않았을 거예요. 함께 기뻐하고 손뼉 쳐 줄 수 있으니 참 뿌듯하고 따뜻했어요."(오현경)


최근 방송된 ‘모란봉 클럽’의 한 장면. 탈북민들이 재능을 뽐내는 공연이 자주 열린다.
최근 방송된 ‘모란봉 클럽’의 한 장면. 탈북민들이 재능을 뽐내는 공연이 자주 열린다. / TV조선 제공


밝고 즐거운 분위기로 진행되지만 '모란봉 클럽'은 가벼운 예능이 아니다. 북한 관련 정치·외교 이슈도 자주 다뤄야 한다. 오현경은 "탈북민에게 북한이란 결국 고향이자 가족의 이야기란 사실을 알아가면서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김범수는 "출연자들 모두 대하드라마 같은 사연을 품은 분"이라며 "최선을 다해 편안하게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하기 위해 애쓰다 보면 속으로 눈물을 삼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난 3일 방송된 ‘모란봉 클럽’에서 태영호(오른쪽)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직접 출연해 MC 김범수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지난 3일 방송된 ‘모란봉 클럽’에서 태영호(오른쪽)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직접 출연해 MC 김범수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 TV조선 제공


"설렘 가득한 설 명절 보내세요"

두 MC에게도 이번 설은 뿌듯하고 따뜻한 명절이다. 오현경이 출연 중인 KBS2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시청률 36%를 넘기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종영을 한 달 앞둔 설 연휴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빡빡한 촬영 스케줄이 잡혔다고 한다. 데뷔 29년 차인 그는 "뒤늦게 연기의 재미를 알아가고 있어요. 나이 들수록 욕심과 조바심이 사라지고 작은 것 하나하나 배워가는 기쁨이 커져요"라고 했다.

하나뿐인 가족인 중학생 딸은 2년 전 미국 유학을 보냈다. 모녀는 설 연휴를 대신해 연말연시를 함께 지냈고, 드라마 촬영이 모두 끝난 3월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 "아이에게 마음으로 너무 의지하지 않으려고 늘 노력해왔어요. 딸이 좁은 엄마 품을 벗어나 넓은 세상을 보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결혼 후 세 번째 명절을 맞는 김범수에게도 이번 설은 매우 특별하다. 2015년 11세 연하 아내와 재혼한 그는 어렵게 아이를 갖는 데 성공해 오는 5월 세상에 나올 동동이(태명 )를 기다리고 있다. "명절마다 빨리 짝을 찾으라는 친척 성화를 피해 혼밥, 혼술, 혼행(혼자 여행)하며 도망 다닌 세월이 10년도 넘어요. 나이 50이 다 되어서야 편찮으신 홀어머니께 효도하는 아들이 됐으니 감개무량합니다."

요즘 아내를 대신해 입덧과 불면에 시달린다는 그는 "가족과 함께 태어날 아이를 그려보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설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1/25/201701250165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