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태영호 전 공사 "北 낮에는 '김정은 만세', 저녁엔 이불쓰고 한국 영화"

Shawn Chase 2016. 12. 28. 00:56

정시행 기자
입력 : 2016.12.27 16:33 | 수정 : 2016.12.27 17:48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27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마친 후 만세를 외치고 있다./뉴시스

태영호 전 주영 북한 대사관 공사는 27일 기자 간담회에서 북한 주민의 실상에 대해, “낮에는 김정은 만세를 외치지만 저녁에는 이불 쓰고 한국 영화를 보는 게 현실”이라며 “일반 주민은 물론 저 같은 엘리트층도 기회주의적으로 살고 있다. 그렇게 살아온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 주민들은 외부 정보로부터 철저히 통제돼 있지만, 외교관이나 당 관료 등 주요 인사들은 한국 뉴스를 면밀히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 외교관들이 아침에 나가서 제일 먼저 컴퓨터에서 열어보는 게 연합뉴스(통신)다. 오늘도 유튜브 등으로 태영호 저 놈이 한국서 뭐라고 하나 다 볼 것”이라고 했다. 또 “주민들도 (채널A)이만갑이나 (TV조선의)모란봉클럽 등 여기 와서 탈북민이 활동하는 것은 다 본다. 가서 어떻게 사는가 궁금한 것”이라고 했다.

태 전 공사는 “만일 어느 순간에 북한에 외부 정보가 유입되는 날 북한은 스스로 물먹은 담벽처럼 무너질 것”이라며 “북한 주민 여러분, 쭈뼛거리지 말고 김정은에 반대해 들고 일어나십시오. 해외에서 고생하는 주민 여러분, 여러분 손에 탈북 면허증이 쥐어진 순간을 놓치지 말고 어서 빨리 대한민국으로 오십시오”라고 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은 고위 엘리트들은 지금 김씨 일가와의 공동체 의식이 없어졌다”고 했다. 그는 “북한은 초기엔 지도자에게 충과 효를 강조하는 선비정신에 기초해 존재하던 사회였으나 김정은 대에 들어와 그 명분과 정체성을 잃었다”며 “김정은 집권 5년이 되는 지금까지 주민들에게 자신이 집권하게 된 명분과 정체성을 명백히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최순실 국정농단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지켜본 소감을 묻자, “가슴 아픈 일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지금 한국이 세계의 민주화 과정을 새로운 단계로 선두에 서서 끌고 나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촛불집회 등으로 나라가 끝날 것 같다가도 다시 사회가 가동되는 것을 보고, 시스템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 앞에서 “통일된 대한민국 만세!”라며 손을 들어 외치기도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2/27/2016122701886.html


태영호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 김정은은 핵 면죄부로 받아들여"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2/27/2016122701839.html


입력 : 2016.12.27 16:30

/조선DB

탈북한 태영호 전 주(駐)영국 북한대사관 공사는 27일 “김정은의 핵개발 정책을 포기시키느냐 마느냐는 (한국과 미국 등이 제공하는)인센티브의 질과 양에 달린 게 아니다”라며 “김정은이 있는 한 북한 정권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1조, 10조 달러를 줘도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서울정부청사에서 통일부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김정은이 2017년 말까지를 핵 개발 완성 시점으로 정한 것은 2016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과 미국에서 대선으로 정권이 교체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라며 “미국이나 한국에서 보수가 집권하든 진보가 집권하든, 새 정권은 반드시 북한과 새로운 정책을 시도할 것이란 타산이 깔려 있다. 이럴 때 북한은 핵 보유국 지위에서 새로운 대화를 시작하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태 전 공사가 한국 취재진 앞에 선 것은 처음이다. 가족과 함께 탈북한 태 전 공사는 정부의 보호 기간을 거쳐 최근 사회 활동을 시작했다. 국책 연구기관에 소속돼 일할 것으로 알려졌다.

태 전 공사는 지난 8년간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북핵에 대한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에 대해 “북한은 이를 핵 개발의 면죄부로 간주해왔다”며 사실상 미국 정부의 북한 비핵화 정책이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전략적 인내는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할 때까지 제재와 압박을 가하며 기다린다는 정책 기조로, 새로 들어서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 기조를 폐기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태 전 공사는 다만 최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7차 핵실험 공문을 북한 외무성 명의로 받았다’고 언급한 것으로 보도된 데 대해선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은 핵실험 시기나 장소 등 국가 기밀을 공문으로 보내지 않는다”면서 “북한 체제 특성상 외무상이나 그보다 더 높은 분들도 북한의 핵개발 수준을 정확히 모른다”고 했다.

태 전 공사는 ‘인권’이 북한 정권의 아킬레스건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은 인권에서 승산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북한은 김정은이란 세글자가 유엔 결의에 들어가는 걸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앞으로 김정은의 이름을 넣어 국제 형사재판에 넘기는 문제가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또 국제 대북 경제제재의 실효성에 대해선 “절대 경제적 수치만 갖고 효과 여부를 판단하면 안 된다”며 “북한 사람들이 대북 제재 속에서 상당한 동요를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2/27/2016122701839.html


[태영호 전 공사 기자회견 전문]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2/27/2016122701922.html

입력 : 2016.12.27 16:53 | 수정 : 2016.12.27 17:01

가족들과 함께 탈북했던 태영호 전 주(駐)영국 북한대사관 공사는 27일 오후 서울 세종로 서울정부청사에서 통일부 출입기자단 대상으로 2시간 넘게 간담회를 가졌다. 태 전 공사는 간담회에 앞서 발표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해외에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실감하고 한국의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목격하며 북한 정권에 미래가 없다는 걸 알았지만 가족과 일가친척 연좌제가 두려워 박차고 나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태영호 전 공사가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갖기에 앞서 읽은 회견문 전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먼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리기 위해 밤낮으로 뛰는 기자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목례) 저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김정은 정권을 위해 외교 전선에서 활동한 전 영국 대사관 공사 태영호입니다. 저희 가족이 한국에 온 이후 몇 달간 언론은 북한에서 잘 살던 저희 가족이 왜 한국으로 귀순하였는지 여러 가지로 추정하며 커다란 관심을 표시했습니다.

전 어릴 때부터 유학을 통해 외교관 양성 과정을 마치고 오래동안 덴마크, 스웨덴, 영국에서 외교관으로 살며 남부럽잖은 인생을 살아습니다. 저는 해외에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실감하고 한국의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목격하며 북한 정권에 미래가 없다는 걸 알았지만 가족과 일가친척 연좌제가 두려워 박차고 나오지 못했습니다. 저는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이후 김정은이 세상 돌아가는 형편을 알아서 북한 미래를 위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내려줄 것이란 한가닥 희망으로 살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자기 고모부는 물론 측근도 무자비하게 처형하는 모습을 보며 점점 절망감이 들었습니다. 김정은이 지난 5월 제7차 당대회를 계기로 대통령 선거가 진행되는 미국과 한국의 변환기를 통해 핵개발을 2017년 말까지 완성한다는 광신 정책과 핵질주 모습을 보면서 빨리 민족을 핵참화에서 구하기 위해 결심을 굳히게 됐습니다.

여러분, 지금 김정은 체제는 겉으로는 견고한 것처럼 보이나 내부는 썩고 대내외적으로 심각한 위기 상황입니다. 낮에는 김정은 만세를 외치지만 저녁에는 이불 쓰고 한국 영화를 보는 게 현실입니다. 주민의 이런 동향을 아는 김정은은 삼수갑산에서 바늘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으며 북한 주민과 간부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공포 통치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북한 간부들은 김정은의 미치광이 행태를 보면서 태양 가까이 가면 타죽고, 멀어지면 얼어죽는다는 기회주의적 생각을 하고 지금 노예 생활이 대대로 이어지지 않겠느냐고 걱정합니다. 저는 탈북하기 위해 북한 대사관을 벗어나는 순간, 오늘 이순간 내가 너희들의 노예 사슬을 끊어주니 자유롭게 살라고 말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지난 몇 개월간 자유의 삶을 누리면서 저희 가족들은 “왜 진작 오지 못했나” 후회까지 했습니다. “누가 김정은 정권을 허물어주지 않나”하는 기대감으로 하루하루 기회적으로 살아간 것도 후회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통일은 민족 번영의 기회이기에 앞서 저와 여러분의 생사 존망이 달린 문제입니다. 김일성과 김정일도 핵개발을 중단한 적이 없지만 김정은은 시간표까지 정해놓고 위험천만한 핵질주의 마지막 직선 주로에 들어섰습니다. 만일 김정은 손에 핵무기가 쥐어진다면 핵인질이 될 것이며, 한반도 핵전쟁이 일어나면 이 한몸 숨길데 없는 작은 영토는 잿더미로 변해 구석기 시대로 갈 것입니다.

북한의 주민 여러분, 쭈뼛거리지 말고 김정은에 반대해 들고 일어나면 물먹은 담벽처럼 무너집니다. 간부 여러분, 숨죽이지 말고 김정은을 가볍게 쳐내고 통일 나라에서 행복하고 자유롭게 삽시다. 해외에서 고생하는 주민 여러분, 이미 수만명의 주민이 대한민국으로 왔습니다. 여러분 손에 탈북 면허증이 쥐어진 순간, 놓치지 말고 어서 빨리 대한민국으로 오십시요.

북한 외교관 여러분, 부모 자식 간 숭고한 사랑마저 악용해 자식을 잡아놓은 김정은을 놓지 말고 일어납시다. 노예의 사슬을 끊었다고 자랑스레 말할 기회입니다. 탈북민 여러분, 여러분은 목숨 걸고 탈북해 김정은 정권에 흠집낸 선봉입니다. 고향으로 돌아가 마을 사람들로부터 통일의 선봉 투사라는 명예로운 칭호를 받게 될 것입니다. 우리 실향민 탈북자를 위해 김정은 정권이 허물어지며 박차고 나온 3만명 탈북민의 외침이 임진각에서 울려 퍼질 때 통일의 아침은 밝아올 것입니다.

통일된 대한민국 만세!”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2/27/2016122701922.html


태영호 전 공사와 출입기자간 일문일답 요지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2/27/2016122702000.html

입력 : 2016.12.27 17:23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와 통일부 출입기자 간 일문일답 요지.

보통 해외 나가 있는 간부들이 탈북 우려 때문에 자녀 하나는 인질처럼 평양에 두는 걸로 안다. 태 공사는 자녀분들 다 데리고 왔다. 예외 적용 받은건가?
= 방금 언급하신 것처럼 김정은 정권은 부모 자식간의 숭고한 사랑마저 악용해 해외 나가 있는 상주 가족들의 자식 중 하나는 인질로 잡는다. 그러나 저는 천만다행으로 이번에 제 자식들을 다 데리고 한국에 올 수 있었다. 제가 어떤 경로로 제 자식 한국에 데려올 수 있었는지 문제는 현재 북한에 계시는 여러 분들의 생명과 관련된 문제여서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모두발언 중에 ‘2017년 말까지 핵개발 완료한다’는 대목 추가 설명 부탁한다.
= 올해 7차 당대회 이후 김정은은 핵개발을 가장 빠른 시일 안으로 완성할 것을 당 정책으로 규정했다. 한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진행되고 미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은 후 정권 인수 과정이 진행되는 2016년부터 2017년 말까지를 가장 적기로 본다. 이 기간 정치적 국내 일정 때문에 미국과 한국이 북한에 핵개발을 중지할 수 있는 어떤 물리적이고 군사적 조치를 취하지 못한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다. 북한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단점이 있다고 본다. 하나는 미국이나 한국에서 보수나 진보나 집권하면 새 정권은 반드시 북한과 그 어떤 새로운 정책을 시도할 것이고, 두 번째로는 정권이 바뀌면 사람도 바뀐다는 타산이 깔려 있다. 이럴 때 북한은 빨리 핵개발을 완성해서 새로 집권한 미국 정부와 한국 정부는 바로 북한이 도달한 핵보유국 지위에서 새로운 대화 시작한다는 것이다.

국회 정보위에서 설명할 때 ‘7차 핵실험 공문을 외무성 명의로 받았다’고 했는데.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제가 언급했다는 공문 문제는 제 의도와 다르게 보도됐다. 북한은 해외 공관들에 언제 핵실험 한다고 공문 보내지 않는다. 단 제가 국회 정보위에 나가서 현재 북한이 핵개발과 관련해 정책적 측면을 제가 얘기했다. 그 어떤 경우에도 언제 핵실험 한다는 구체적인 핵실험 시기나 장소, 구체적 국가 비밀에 속하는 걸 공문으로 보내지 않는다. 제가 당 정책적으로 채택하는 문제를 설명했을 뿐이다.

한국에 도착하신 시기가 언제고 어떤 경로로 오셨는지. 그리고 빨치산 1세대 태병렬의 아들이란 설은 맞나?
=제가 여름에 한국에 와서 지금 첫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저의 가족 이야기인데 저는 성이 태가이지만 북한군 대장 태병렬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처 오혜선은 오백룡 가문인 건 맞습니다. 이 자리에서 아내 가족이 북한에 있는데 구체적으로 내부를 말하는 건 부적절하다.

탈북자가 한국에서 간담회를 하는 게 이례적이다. 공개활동 적극적으로 한 이유는? 
= 한국에 도착한 순간부터 김정은 정권을 붕괴시키고 우리 민족을 다가오는 핵참화에서 구원하겠다는 생각으로 온 첫순간부터 공개활동 하기로 마음 먹었다. 물론 북에 두고 온 저의 가족들과 저 때문에 피해 입을 동료들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그러나 제가 방구석에 앉아서 눈물이나 흘리고 가슴이나 쥐어뜯는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

망명지로 미국은 생각 안 해봤나?
=저는 나라를 빨리 통일하기 위해서는 북한과 제일 가까운 곳에 있고 말이 통하는 대한민국에서 통일 위한 투쟁 벌이는 것이 지름길이라고 생각했다.

‘김정은 하나만 어떻게 되면 체제 무너진다’고 하는 이유는?
= 70년 동안 공포정치와 처형으로 유지되는 사회는 미래가 없다고 본다. 북한은 세상 유례 찾아볼 수 없는 계끕 투쟁에 기초한, 공산주의 이념에 더해 이전 조선시대 때의 말하자면 지도자에게 충과 효를 강조하는 선비에 기초해 존재하던 사회다. 그러나 지금 김정은 시대에 와서 북한은 지금까지 유지하던 명분과 정체성을 잃었다. 지금 김정은 집권 5년이 되는 현재까지 북한 주민들에게 자기가 집권하게 된 명분과 정체성을 명백히 밝히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고위 엘리트들도 지금 과거와 같은 김씨 일가의 공동체 의식이 없어졌다는 뜻인가.
=그렇다.

남한 대북정책에 대해 평가한다면
=제가 한국에 와서 보면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서 현 대북 정책에 대해서 상당히 논쟁이 많은 것을 봤다. 대북 정책을 계속 지금의 그런 제재 정책을 계속해야 얻을 것이 뭐냐, 핵질주로 가지 않느냐 그래서 북한의 대북 정책을 바꿔야 한다 이런 주장도 있었고, 일부 분들은 지금 대북 정책을 계속 강경모드로 유지해서 김정은 정권을 위기와 고립으로 몰아가야 한다 등등 여러 의견이 있는 걸 봤다. 저는 현재 김정은의 핵개발 정책을 포기시키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는 어떤 인센티브의 질과 양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김정은 정권=핵무기’라고 보면 된다. 김정은이 있는 한 핵무기 포기하지 않는다. 1조, 10조달러를 줘도 포기 안 한다.

‘2017년 핵개발 완성’ 시간표를 말했는데 현재 핵개발 상태가 어느 정도까지 왔다고 보시나.
= 저는 핵전문가가 아니어서 지금 현재 북한의 핵개발 수준이 정확히 얼마인가는 잘 모른다. 북한에선 체제 특성상 외무상이나 그보다 더 높은 분들도 북한 핵개발 수준을 절대 모른다. 

외국 생활 많이 하시면서 북한 체제의 허상을 누구보다 많이 느끼셨을 것을 텐데.
= 북한에서 일반 주민들은 물론이고 저 같은 엘리트층도 기회주의적으로 살고 있으며 저도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수 있다고 말했다. 낮에는 김정은 만세 외치고 저녁에는 이불 쓰고 한국 영화 본다고 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저도 역시 북한 정권에 몸 담그고 있을 때 겉으로나마 김정은 만세를 외치지 않을 수 없었고 그런 기회주의적 삶을 살았던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중국이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제재 동참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중국을 어떻게 보는지, 두 번째로는 김정은 정권이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궁금하다.
= 겉보기에는 북한이 중국을 대함에 있어 상당히 자주적인 것처럼 보이는 건 사실이다. 중국의 약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라는 동생이 중국이란 형 앞에서 배짱 부려도 중국은 북한을 어쩌지 못할 것이다. 중국은 북한을 동북아 이익을 고수하는 완충지대로 간주하고 있다. 그래서 북한이 어떤 일을 해도 중국은 하자는 대로 끌릴 수밖에 없다. 중국이 결심만 한다면 북한 정권을 끝내는 건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북한은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북한의 핵개발을 다그칠 수 있는 면죄부로 지금까지 간주해왔다.

북한의 경제 체제와 의사결정 구조는?
= 북한이란 사회는 수령의 신격화에 기초해서 움직이고 있는 사회다. 노동당이 수요와 공급에 의해 좌우되는 정책 만든다면 북한 사회에서 김정은의 위치가 어딨겠나. 바로 이 문제 때문에 아직도 북한은 현실에도 맞지 않는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하고 있다. 제가 한국에 와서 제일 많이 당한 질문이 북한이 의사결정에서 가장 핵심기구, 컨트롤 타워는 어딘가 하는 것이다. 도대체 조직부가 통제하나 국방위인지, 달라진 국무위인지 궁금할 것이다. 북한에서는 김정은은 신이자 수령이고 그 밑에 정책 집행하는 정책 부서들이 종속관계로 집중돼있다. 중간에서 현실에 부합하지 않으면 보고하고 조정하는 기능은 북한 사회에 없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효과를 체감했나.
= 현재 대북제재로 인해 김정은 정권이 상당한 위기에 몰렸다. 절대로 경제적인 형편이나 경제적 숫자를 가지고 북한의 대북제재 효과성 여부 판단하면 안 된다. 대북제재 효과를 판단할 때는 두 가지 하나는 대북 제재를 통해서 현재 북한 주민들이 심리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대북 제재가 김정은이 추진하는 경제전반을 파탄으로 몰고 가는가 봐야 한다. 지금 북한과 북한 외교 전반을 가장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것이 인권문제다. 전세계가 북한 핵 반대하는 것 같아도 많은 나라가 내심 과연 북한이 어떻게 핵개발하고 보유국이 됐나 우리도 혹시 북한의 길을 모방할 수 없나 하고 북한 외교관들에게 물어본다. 그러나 인권 관련해서 북한 지지하거나 북한 입장에 동조하는 나라는 하나도 없다. 인권 관련해서 논쟁 벌일수록 북한은 수세에 빠진다. 여러분들이 아시는지 모르지만 올해 3월 제네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은 처음으로 공식 표 대결을 포기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지금까지 추진한 대 북한 인권 공세의 커다란 승리다. 그러나 유엔 결의안에서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 넘긴다고 이름 찍지 못한 건 매우 아쉬운 문제다. 김정은이 재판에 끌려간다? 이것은 곧 김정은이 범죄자란 걸 의미하며 정권에 미래가 없다는 걸 북한 내부에 직설로 알려준다. 그래서 북한은 김정은이란 이 세글자가 유엔 결의 들어가는 걸 막기 위해 총력 기울인다. 

북한 주민들은 한국을 어떻게 접하나.
= 북한 외교관들이 아침에 나가면 제일 먼저 컴퓨터 가서 열어보는 게 연합뉴스다. 북한 외교관들은 출근하면 컴퓨터 열고 연합뉴스에서 북한란을 다 본다. 이제 오늘 아마 언제쯤 유튜브나 뜰지 모르지만 북한 외교관들과 해외 나가는 사람은 오늘 태영호 저놈이 한국서 뭐라고 하나 다 본다. 제가 한국으로 오기로 결심하는데 도움을 준 게 이미 먼저 한국에 와서 활동하고 계시는 탈북민들이 저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됐다. 예를 들면 계속 언론에 나오는 전략연구원 고영환 부원장님이나 강철환씨 등 글은 북한 사람은 100% 본다. 한국 티비에서 나오는 (TV조선)모란봉클럽, 몰랐수다 북한수다, 여기와서 탈북민들이 활동하는 건 100% 본다. 가서 어떻게 사는가. 한국에서 탈북민의 생활 그린 영화나 드라마 같은 건 북한에서 1순위다. (MBC 드라마)불어라 미풍아 이런건 지금 모든 사람들이 본다.

유엔 결의안에 김정은 ICC 제소가 들어간다면 얼마나 북한에 소문이 퍼질 수 있는지.
=북한 사회는 외부로부터 정보 유입이 차단된 조건에서만 존재 가능한 사회다. 만일 어느 순간에 북한 외부정보가 유입되는 날 북한은 스스로 물먹은 담벼락처럼 허물어진다. 그래서 북한은 어떻게 하면 외부 유입을 차단할까 별의별 조치를 취하고 있다.

오자마자 최순실 사태를 봤다. 어떻게 느꼈나.
= 한국에서 보면 티비 보면 당장 나라 끝날 것 같다. 대통령 하야하라 탄핵하라, 주말에 촛불집회하고. 그런데도 한국 사회는 모든 사람들이 평온하게 지내고 아무 일도 없던 것 처럼 사회 가동된다. 세계적으로 모였다가 흩어질 때 한명도 경찰에 연행자가 없고 몰라서 그런데 시위 참가자들이 시위장 다 청소하고 딱지 뜯는 거 보고 대단히 감명 받았다. 저는 한국 사태가 가슴 아픈 일이지만 다른 한편 지금 한국이 세계 민주화 과정을 새로운 단계로 선두에 서서 끌고 나가고 있지 않나, 민주화 선두주자로 바뀌는 과정이지 않나 그렇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