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남녀심리

[여성조선] 10대를 위한 성교육

Shawn Chase 2017. 1. 29. 21:34

    입력 : 2017.01.27 20:35

    겨울방학은 자녀들과 마주 앉아 차분하게 성교육하기 좋은 시기다. 성에 대해 구체적이고 진솔하게 알고 싶은 10대 자녀들을 위해 부모가 알려줘야 할 성 지식과 정체성을 심어주는 법, 올바른 피임법, 성문화와 성 의식 등과 관련된 정보를 짚어봤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첫 성경험 평균 나이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2014년 7월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3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10대 청소년들 중 성경험이 있는 학생들의 평균연령은 12.8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학생은 12.7세, 여학생은 13.0세다. 한국 청소년들의 첫 성경험이 평균 초등 5~6학년 때 이뤄진다는 이야기다.

    청소년들의 80%는 인터넷을 통해 음란물을 접해본 경험이 있고, 초등학생들 중에서도 음란물을 보는 아이들의 비율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른들은 모르지만 아이들의 성생활이 생각보다 일찍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빠르면 초등학교 5~6학년, 늦으면 중학교 2학년 사이에 서서히, 때로는 갑작스러운 몸의 변화를 느낀다. 특히 중학생이 되면 대부분 이차성징이 나타난다.

    시대가 달라졌다!

    성교육을 할 때 부모들이 알아야 할 것이 있다. 40대 이상의 부모가 살았던 시절과 지금 10대들이 사는 시대적 배경이 너무 다르다는 점이다. 마음만 먹으면 부모의 주민등록번호와 전화번호를 가지고 무한대의 성인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월 정액제로 성인 동영상을 보는 가격은 고작 3천원에서 5천원으로 굉장히 저렴하다.

    랜덤채팅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성적인 유혹을 하는 어른들과 손쉽게 통화할 수 있다. 요즘 아이들은 부모 세대에 비해 엄청난 양의 성적 자극을 받으며 살고 있다. 사회가 변했고 방송이 변했고 인터넷과 핸드폰이 등장했다. 성적 자극을 주는 매체가 점점 늘어났고 접근하기도 훨씬 쉬워졌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의 성경험은 더 일찍 시작되고 있다.

    사회가 더 자극적으로 변했기 때문에 아이들이 자신의 성적 충동과 성생활을 다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성교육, 이성 교제를 시작한 아이들을 위한 데이트 교육, 성적 충동을 해소시킬 수 있는 다양한 신체활동과 예술활동이 필요하다. 아울러 방송이나 인터넷을 다루는 요령과 성 정보에 대한 바람직한 태도에 관한 지침도 필수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성교육은 성관계를 맺은 경험이 한 번도 없다는 것을 전제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성관계를 맺는 학생들이 많다. 안전한 성관계를 맺는 법 등 현실적인 대안을 들려주어야 한다. 실제로 성상담을 받는 아이들의 질문을 보면 ‘남자친구가 콘돔 쓰기를 싫어할 때 어쩌죠?’, ‘구강성교로도 성병에 걸릴 수 있나요?’ 등 실제 성관계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가정한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성교육은 빨리 할수록 좋다고 한다. 10대가 되기 전에 성교육을 시작해서 이차성징을 맞는 청소년기에는 실제 성생활과 관련된 성교육을 하는 것이 현명하다.

    외국의 성교육 실태는?

    우리나라의 경우 청소년이 성에 눈을 뜨는 시기인 중고등학교에서 성교육이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현실과 동떨어진 교육으로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청소년들의 피임 실천율이 떨어져 사후 피임약을 많이 찾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는데, 이는 피임을 비롯한 성 관련 지식을 제대로 습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청소년이 성교육을 이수하지만, 정작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성 지식이 부족한 이유는 그 내용이 지나치게 현실성이 없고 피상적인 데 그치기 때문이다. 성교육 프로그램을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기관에서는 데이트 성폭력이나 성관계로 인한 갈등 사례를 통해 자기를 돌아보게 한다.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또래 사이의 음담패설이나 야한 성행동 묘사, 엉덩이나 가슴, 성기 치기 등의 문제 상황을 목격했을 때 내가 어떻게 개입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2009년 발간한 유네스코 <국제 성교육 지침서>는 5세부터 성교육을 받을 것을 권하고 있다. 5~8세, 8~12세, 12~15세, 15~19세 등 각 연령대에 따른 성교육 지침서가 있다.

    스웨덴은 세계 최초로 성교육을 의무화한 나라다. 만 4세부터 성교육, 15세부터는 피임을 교육한다. 핀란드는 1970년부터 성교육을 필수 교과로 채택하고 있다. 미국 역시 유치원 때부터 성교육을 하는 등 이른 나이부터 체계적인 성교육을 실시한다.

    캐나다는 역할극을 통해 위험 상황 대처법을 익히고 위생적인 자위 방법을 가르치는 등 적극적인 성교육을 실시한 결과 10대의 임신율을 낮췄다고 알려져 있다.

    꼭 알려줘야 할 것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몸의 소중함에 대해 아는 것이다. 몸을 소중하게 생각하도록 가르치고 몸의 변화로 인해 불안해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몸의 성장도 하나의 성취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기쁨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본격적으로 성교육을 하기 전에 부모의 태도가 중요하다. 이차성징이 이루어진 아이들의 모습을 인정하고, 스킨십도 조금은 신중해져야 한다. 어린아이 다루듯 만지는 것을 삼가고 아이들 앞에서 벌거벗고 다니는 등의 행동을 하지 않는다.

    아이들의 사생활을 존중하는 마인드도 중요하다. 아이의 방에 들어갈 때는 노크하는 습관을 들이고, 야동을 보거나 자극적인 영상을 보고 있는 것을 발견하면 너무 걱정하지 말고 적당히 하라고 넌지시 말해주는 여유가 필요하다. 이런 태도는 아이에게 ‘너의 통제력을 믿는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성에 대한 가치관
    단순히 임신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성에 대한 가치관을 바로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부끄러워서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게 만들면 안 된다. 성은 자연스럽고 건강한 것이라는 사실을 잘 설명해서 아이가 바른 성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인도한다.

    피임법
    피임법을 알려주면 성관계를 해도 된다고 용인하게 될까 봐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지만, 그것은 지나친 기우다. 그런 학생들은 없다. 현실적으로 가장 쉬운 피임법인 콘돔 착용법을 알려주고, 어디에서 어떻게 살 수 있는지 알려주는 식의 실제적인 교육이 도움이 된다. 직접 콘돔을 보여주면서 사용법을 알려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월경, 배란 등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성 지식도 정확하게 알려준다.

    데이트 교육
    이성 교제를 시작한 아이라면 데이트 교육이 중요하다. 이차성징이 나타난 이성 친구와의 관계에서는 아이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인식하게 한다. 피임법에 대해서 보다 상세히 알려주는 것이 좋다. 데이트를 할 때의 예절에 대해서도 말해줘야 한다. 데이트 폭력 등 왜곡된 행동이나 의식을 갖지 않도록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성적 충동을 해소하는 법
    사실 많은 아이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성적인 충동을 어떻게 건강하게 해소하느냐는 것이다. 자위를 하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것이고, 중요한 것은 청결하게 하는 것이라고 알려줘야 한다. 야동 등을 많이 보기보다는 운동이나 예술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성적인 충동을 해소할 수 있다고 알려준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1/10/201701100181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