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경영

"한국 따라잡아라" 매년 수십兆 쏟아붓는 중국

Shawn Chase 2017. 1. 29. 20:47

강동철 기자



입력 : 2017.01.27 03:00 | 수정 : 2017.01.27 08:02


부품·소재 자급자족 위해 맹추격
한국, 기술력 격차 벌리지 않으면 2~3년 내 최대 시장 잃을 수도

전문가들은 부품·소재 경기의 '반짝 반등'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이 완제품 산업 육성에 이어 한국이 강점을 보이는 부품·소재 분야에 연간 수십조원씩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스마트폰·조선·자동차 등 완제품 시장에서 한국을 따라온 중국은 투자 방향을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부품으로 돌린 상태다.

우선 중국은 작년부터 국영기업인 칭화유니그룹을 통해 반도체 산업 육성에만 540억달러(약 63조원)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2018년부터는 메모리(저장용) 반도체를 생산해 중국 현지 기업들에 공급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중국 정부도 2014년 6월 발표한 '국가집적회로(반도체) 발전 추진 요강'을 통해 총 1200억위안(약 20조원)의 펀드를 마련했고,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 등 지방자치단체들도 수조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독점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것이다.

디스플레이에서도 중국 BOE·차이나스타(CSOT) 등은 한국 기업보다 더 뛰어난 기술을 활용해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을 생산하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 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이 부품 분야에서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는 이유는 세계 최대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수입국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작년 한 해 동안 1430억달러(약 165조7300억원)어치 반도체를 소비했다. 이 중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2∼3년 사이에 중국이 자체 기술력을 갖추고 부품을 자급한다면 한국 입장에서는 최대 시장을 잃게 된다. 또 치열한 가격 경쟁의 늪으로 빠지게 될 수도 있다. 이미 자동차 강판과 정유제품 등을 둘러싼 한·중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생산 단가 이하로 제품을 내놓는 중국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결국 기술력 격차를 벌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 김정관 부회장은 "스마트폰이나 PC처럼 부품을 조립해 완제품을 만드는 산업에서는 저가(低價) 노동력을 내세운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 이미 밀린 상태"라며 "부품·소재 분야에서도 중국에 따라잡힌다면 한국 경제는 더욱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1/27/2017012700175.html#csidx61297a8e87f625b8fa202817497c63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