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경영

최태원의 승부수… SK그룹, 역대 최대 17조 투자

Shawn Chase 2017. 1. 29. 20:34

김승범 기자



입력 : 2017.01.27 03:00

SK하이닉스 7조 등 국내에만 11조… SK텔레콤은 인공지능 등에 5조
공격적 M&A로 세계 최고기업 인수… 올 창사이래 최대 8200명 채용

최태원 SK그룹 회장

"국내외 경영 환경이 불확실할수록 투자와 채용에 적극 나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최태원〈사진〉 SK그룹 회장이 사상 최대 규모 투자와 고용에 나선다. 트럼프발(發) 통상 전쟁과 '최순실 사태' 후폭풍 등으로 기업들의 대내외 경영 환경은 '시계(視界) 제로' 상태다. 하지만 최 회장은 오히려 과감한 투자를 통한 승부수를 띄웠다. 위기 상황에 대해 수세적으로 대응할수록 글로벌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SK가 지난 23일 반도체용 웨이퍼 전문 기업인 LG실트론을 6200억원에 인수하는 '반도체 빅딜'을 성사시킨 것과 관련, SK그룹에서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올해 역대 최대 규모 17조원 투자

SK그룹은 26일 16개 주력 관계사가 작년보다 20% 많은 17조원을 올해 투자한다고 밝혔다. SK그룹은 이 중 11조원을 국내 시설에 투자할 계획이다. 국내 시설 투자 규모가 10조원을 넘긴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SK하이닉스가 10나노급 D램 양산 등을 위해 올해 가장 많은 7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올해 화학과 석유개발·배터리 등 분야에 최대 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자율주행·사물인터넷 등 신기술 개발에 향후 3년간 5조원을 투자한다.

SK그룹 채용 규모 그래프

이번 투자 계획 발표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투자 확대와 인재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최 회장의 경영 철학이 반영됐다는 게 SK그룹의 설명이다. 최 회장은 최근 임직원을 대상으로 "기업의 핵심 경쟁력은 투자가 뒷받침될 때 지속 가능하게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지난달 주요 계열사 사장과 그룹 컨트롤 타워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모두 50대 인사로 세우는 세대교체를 단행하면서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할 것을 주문했다.

"세계 최고 기술 회사를 사라"

SK그룹은 올해 인수·합병(M&A)과 지분 투자 등 전략적 투자에 4조9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지난해 이 분야 투자 규모(3조1000억원)보다 50%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와 관련해 SK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 신성장 엔진 사업 지원을 전담하는 전략위원회를 최근 신설했다. 이는 글로벌 메이저 기업과 합작을 강화하는 '글로벌 파트너링'과 해당 분야에서 가장 기술력 있는 유망 기업에 대한 M&A를 축으로 삼아 단숨에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SK의 성장 전략에 따른 것이다.

한편 SK그룹은 올해 대졸 신입 2100명을 비롯해 경력사원 등 총 8200명을 뽑기로 했다. 지난해보다 100명 정도 늘어난 것으로 회사 설립 이래 최대 규모다. 이항수 SK그룹 PR총괄담당 전무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SK 최고 경영진은 지난해 말 CEO 세미나에서 기업 성장의 근본 목적은 더 큰 행복을 만들어 사회와 나누는 데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올해 모든 관계사가 공격적인 투자·채용에 나선 것도 기업 성장의 과실인 행복을 더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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