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가전

인텔, 인공지능 '너바나'에 한국산 '슈퍼메모리' 쓴다

Shawn Chase 2017. 1. 10. 02:15

황민규 기자



입력 : 2017.01.09 14:12 | 수정 : 2017.01.09 15:10

인텔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내놓을 인공지능(AI) 플랫폼용 중앙처리장치(CPU)에 삼성전자 (1,869,000원▲ 59,000 3.26%), SK하이닉스 (49,550원▲ 1,550 3.23%)가 생산하는 고대역폭메모리(High Bandwith Memory·HBM)를 대량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HBM은 D램을 실리콘관통전극(Through Silicon Via, TSV) 기술을 적용해 다이(Die)를 적층시켜 데이터 전송률을 크게 높인 초고성능 메모리다.

그동안 인텔은 엔비디아, AMD 등 경쟁사에 비해 HBM 도입에 미온적이었지만, 데이터 고속 처리가 중요한 AI 플랫폼 ‘너바나’를 출시하면서 CPU에 HBM을 잇따라 채용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세계 최대 CPU 인텔이 HBM 도입에 본격 나서면서 이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이앤 브라이언트 인텔 데이터센터그룹 수석 부사장이 지난해 11월 열린 ‘인텔 AI 데이’ 행사에서 인텔의 새로운 성장 동력인 인공지능(AI) 사업 분야에 대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인텔 제공
 다이앤 브라이언트 인텔 데이터센터그룹 수석 부사장이 지난해 11월 열린 ‘인텔 AI 데이’ 행사에서 인텔의 새로운 성장 동력인 인공지능(AI) 사업 분야에 대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인텔 제공




9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올해 상반기 중에 내놓을 예정인 첫 너바나 플랫폼 기반의 레이크 크레스트(Lake Crest) 프로세서에 HBM을 적용한다. 너바나와 기존의 인텔이 자랑하는 초고성능 프로세서인 제온과 결합한 나이츠 크레스트(Knights Crest)도 HBM을 탑재해 선보인다. 또 딥러닝 성능을 4배 높일 수 있는 제온 파이 프로세서인 코드명 나이츠 밀(Knight mill)에도 HBM 적용이 유력하다. 

인텔은 지난해부터 SK하이닉스 등 HBM을 생산하는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로부터 샘플 제품을 받아 인증 작업을 벌여왔으며 현재도 최적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상의 큰 문제가 없다면 레이크 크레스트를 시작으로 인텔의 서버 제품에 본격적으로 HBM이 적용될 것"이라며 "이는 엔비디아 등이 생산해 온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아니라 CPU에 HBM이 결합된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인텔이 인증 작업을 진행해온 4기가바이트(GB) HBM2 D램으로, 초당 256GB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현존하는 D램 중 가장 빠른 4기가비트(Gb) GDDR5 제품보다 일곱 배 이상 많은 데이터를 처리한다. 

와트(W)당 데이터 전송량도 2배 수준 높여 전력효율성도 크게 높였다. HBM은 그래픽카드 평면상에 D램을 배열해야 하는 GDDR보다 D램 실장면적도 95% 이상 줄일 수 있다.

인텔이 올해 상반기 내놓을 인공지능용 중앙처리장치(CPU) ‘레이크 크레스트’ 구조./ 너바나 홈페이지
 인텔이 올해 상반기 내놓을 인공지능용 중앙처리장치(CPU) ‘레이크 크레스트’ 구조./ 너바나 홈페이지

인텔은 그동안 인공지능 구현의 핵심인 고성능 컴퓨팅(HPC)을 위해 기존 D램의 메모리 대역폭을 비약적으로 높이려고 안간힘을 써왔다. 

나승주 인텔코리아 상무는 "인텔은 HBM 이전에도 메모리 대역폭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마이크론 등으로부터 MCD램(Multi-Channel DRAM)이라는 형태의 고성능 D램을 공급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MCD램은 대역폭이 DDR4 D램보다 5배가량 우수한 제품이지만, HBM보다는 다소 성능이 떨어지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과 엔비디아, AMD뿐만 아니라 서버, 네트워크 장비 업체들도 HBM 도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IT 전문 매체인 익스트림 테크 등에 따르면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스코(Cisco) 역시 고성능 컴퓨팅 및 서버 시스템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생산하고 있는 2세대 HBM 도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HBM의 가장 큰 문제였던 가격과 생산성 문제가 삼성, SK하이닉스의 HBM 2세대 양산과 안정화, 대용량화를 통해 점진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를 시작으로 CPU, GPU 가속기를 활용한 인공지능 시스템 구축 사례가 계속 늘고 HBM 보급이 확산할수록 가격이 더 합리적인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HBM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1/09/2017010901484.html#csidx84ec02fef7ed4f59e1bc0e393490f1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