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경영

갤럭시 '노트7'으로 운 삼성, '하만'으로 웃을까?

Shawn Chase 2016. 11. 21. 03:00

- 車 전기장치 선두기업 하만 9조원에 인수

글 | 유슬기 조선pu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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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은 전장사업의 선두기업이다.




'하만', 한국에서는 낯선 회사지만 전장사업 분야에서는 알아주는 업체다. 전장사업이란 자동차의 전기장치부품사업을 통칭한다. 커넥티드카(정보통신 기술과 자동차를 연결시켜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차량)에서는 핵심 부품이다. 1114일 삼성이 이사회를 통해 하만을 인수한다는 소식을 밝히면서 화제가 됐다.
 
인수액은 80억 달러, 우리 돈으로 93920억원 정도다. 최근 삼성은 내우외환에 휩싸였다. 갤럭시 노트 7의 폭발과 연이은 리콜, 단종 조치로 삼성의 대외 이미지가 실추됐다. 또 최근 미르, K스포츠 재단에 삼성이 가장 큰 금액인 204억을 출연하고, 정유라의 승마 훈련비 35억을 지원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삼성 비자금 수사 이후 8년 만에 본사 압수수색을 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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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_뉴시스




 
삼성은 20년 전인 1995년 삼성자동차를 만들고 완성차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4년 만에 손을 들었다. 1999년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2000년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삼성자동차를 인수했다. 최근 삼성은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커넥티드카 전장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권오현 부회장 직속으로 전장사업부를 신설했다.
 
1956년 미국 코네티컷에서 시드니 하만에 의해 설립된 하만은 커넥티드카용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 보안, OTA 솔루션 등의 전장사업 분야 선두 기업이다.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 시장에서는 시장 점유율 1, 텔레매틱스 분야에서는 시장 2위에 올라있다. 매출은 70억 달러, 영업이익은 지난 해 기준 7억 달러. 오디오 분야에서도 독보적이다. JBL, 하만카돈, 마크레빈슨, AKG 등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카오디오에서는 이외에도 뱅앤올룹슨, 바우어앤윌킨스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며 전 세계 시장점유율 41%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재용의 2기 삼성 핵심 키워드는 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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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스피드 경영을 앞세우고 있다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는 국내기업의 해외기업 인수 역사상 최대 규모다. 이같은 초대형 M&A는 이재용 시대를 맞은 삼성의 모습을 짐작케 한다. 하만 인수로 연평균 9%의 고속성장 중인 커넥티드카용 전장 시장에서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게 삼성의 의중이다. 과감한 M&A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 해 인수한 루프페이는 삼성 스마트폰에 들어가 삼성페이가 됐다. 전통 카드 리더기에서 호환할 수 있는 루프페이 기술을 도입해 애플과 구글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단숨에 앞선 것이다.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는 스마트폰에 의존하고 있는 사업 의존도를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다. 지난 달 인공지능 시장 진입을 위해 비브랩스를 인수한 것과 같은 효과다. 수익 구조의 다양화를 시도하는 것은 이재용 부회장이 이끄는 선택과 집중의 단면을 보여준다.
 
방산과 석유화학 등은 발빠르게 정리하고, 미래 성장 동력에는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그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춘 기업을 인수해 시간을 버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어 하만의 시가총액 61억 달러를 감안하면 인수 금액 80억 달러는 다소 높다는 것이다. 일단 분위기 전환에는 성공했다. 앞으로 하만의 가치를 어떻게 증명할 것인지가 삼성의 숙제로 남았다.
[글=유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