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학

노벨상 아쉽게 놓친 가장 불운한 과학자는

Shawn Chase 2016. 10. 16. 14:46


  • 박건형 기자

  • 입력 : 2016.10.13 03:05

    프랑스 세균학자 가스통 라몽, 23년간 155명 추천받고도 실패

    프랑스 세균학자 가스통 라몽
    /위키미디어

    노벨상은 획기적인 발견이나 발명으로 인류의 삶을 바꾸는 데 기여한 과학자들에게 수여된다. 하지만 안타깝게 노벨상을 놓친 과학자들도 많다. 그렇다면 가장 아깝게 노벨상을 놓친 과학자는 누구일까.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11일(현지 시각) 프랑스 세균학자 가스통 라몽(사진·1886~1963)을 애석한 노벨상 탈락자 1위로 꼽았다. 노벨재단은 50년 이상 후보자 명단을 비밀에 부친 뒤 온라인에 공개한다. 현재 1953년 노벨상 후보자까지 공개돼 있다. 네이처는 "라몽은 1930년부터 1953년 사이에 무려 155명의 과학자에게 추천받았지만 상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라몽은 1920년대에 당시 사망 원인 1위였던 전염병인 디프테리아에 대한 예방 백신을 개발했다. 디프테리아를 일으키는 세균의 독성을 약하게 한 다음 사람들에게 주입해 면역이 생기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안타까운 탈락자 2위도 디프테리아 연구자이다. 프랑스의 의사 피에르 에밀 루(1853~1933)는 19세기 말 디프테리아균을 처음으로 발견됐다. 그는 1910년부터 1932년 사이에 115번 추천됐지만 수상하지 못했다. 루는 루이 파스퇴르와 함께 광견병 백신을 개발하기도 한 백신의 선구자였다.

    네이처는 "라몽과 루가 노벨상을 타지 못했던 것은 이미 많은 과학자들이 면역학과 감염병 연구로 노벨상을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노벨상은 특정 연구 분야에 수상자가 몰리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라몽과 루는 이런 심사위원들의 성향으로 인한 피해자였다는 것이다. 3위는 금속 전자(電子) 연구의 기틀을 세운 물리학자 아르놀트 조머펠트(84번 추천), 4위는 인간의 신경계가 모두 연결돼 있다는 점을 밝혀낸 외과의사 르네 르리슈(79번 추천), 5위는 뇌의 근원을 파헤친 생리학자 자크 러브(78번 추천)가 차지했다. 네이처는 "노벨상 수상자들이 뛰어난 과학자인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 "하지만 노벨상위원회 내부의 편견과 파워 게임 등 다양한 요소가 작용하는 만큼, 노벨상이 유일무이한 최고의 상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