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경영

"한국, FTA로 中美시장 우위 굳힐 것"

Shawn Chase 2016. 10. 16. 14:20


  • 윤형준 기자

  • 김승범 기자

  • 입력 : 2016.10.13 03:05

    - 솔리스 코스타리카 대통령 인터뷰
    "韓·中美6국 FTA 마무리 단계"
    南美에 비해 시장 잠재력 뛰어나 자동차·IT·의약품 수출 늘 듯

    "중미는 북미와 남미,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허브(hub)'입니다. 한국이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중미 시장을 선점하면 중국·일본보다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겁니다."

    루이스 기예르모 솔리스 코스타리카 대통령은 11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한국과 중미 6개국 간 FTA 협상이 연내 타결을 목표로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고 말했다.

    루이스 기예르모 솔리스 코스타리카 대통령
    11일 서울 중구 남산 힐튼호텔에서 만난 루이스 기예르모 솔리스 코스타리카 대통령은“기술 혁신 능력이 탁월한 한국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의료 기기, 에너지 신산업 등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한국은 지난해 6월부터 코스타리카를 포함, 과테말라·엘살바도르·온두라스·니카라과·파나마 등 중미 6개국과 FTA를 추진하고 있다. 이 6국이 한데 뭉쳐 아시아 특정 국가와 FTA를 맺는 건 한국이 처음이다. 솔리스 대통령은 역사학자 출신으로 2014년 코스타리카 대통령에 당선됐다. 당선 후 첫 일정에서 미국 CNN과 인터뷰하며 외국인 투자를 호소했을 정도로 경제에 관심이 크다. 지난 10일 4박 5일 일정으로 방한해 12일엔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도 가졌다.

    솔리스 대통령은 "FTA가 정식 발효되면 한국과 코스타리카는 지금까지보다 더 많이, 더 자주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며 "FTA를 통해 한국과 더 친밀한 관계를 갖고, 교역량을 늘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미 6개국 간 교역 규모는 지난해 기준 41억달러로 중국(2273억달러), 미국(1138억달러)에 비하면 미약한 수준이다. 그러나 중미 6개국의 국내총생산(GDP)을 합하면 경제 규모가 중남미에서 브라질·아르헨티나·콜롬비아·칠레에 이어 5위다. 또 인구 규모는 중남미 4위에 해당하고, 경제성장률이 4% 안팎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 남미(-0.8%)에 비해 시장 잠재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파나마 운하가 확장돼 교역 허브 역할도 커지고 있다. 코트라는 "중산층이 빠르게 증가하는 지역으로, FTA가 체결되면 자동차, 자동차 부품, IT 기기, 의약품 등 분야에서 대(對)중미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솔리스 대통령은 또 "서비스, 의료기기·건강, 혁신·교육, 에너지 신산업 등 분야에서도 양국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며 "특히 기술 기반 혁신 능력이 탁월한 한국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에너지 신산업 분야는 오히려 한국이 코스타리카에서 배울 게 많다. 코스타리카는 현재 전기 사용량의 98%를 신재생 에너지로 충당하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란 태양광, 수력, 지열, 바이오 에너지 등 재생 가능 자원에서 얻는 친환경 에너지와 연료전지 등 신에너지를 통칭하는 말이다. 지난해 한국의 신재생 에너지 비율은 7% 정도였다.

    솔리스 대통령은 "코스타리카는 60년 전부터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해왔다"며 "올해 초 완공한 댐(수력발전) 프로젝트에는 15억달러(1조7000억원)가 들었는데, 이는 중남미 지역 전체를 통틀어 파나마 운하에 이어 둘째로 큰 '인프라' 사업이었다"고 설명했다.

    코스타리카에 진출한 국내 기업 숫자는 아직 많지 않다. 상용차를 생산하는 대우버스와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 의류 제조 업체인 세아상역 정도가 대표적이다. 솔리스 대통령은 "현재 한국과 협력하는 비즈니스는 70여개 정도인데 앞으로 이 숫자를 더욱 늘리고 싶다"며 "한국 기업이 코스타리카에 투자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많은 준비를 해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