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

"한국어, 듣기 좋잖아요"

Shawn Chase 2016. 10. 16. 13:46




입력 : 2016.10.13 03:00

이탈리아서 열린 한글 퀴즈대회, 60명 참가… 우승자 라라 페르미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한글 퀴즈대회 우승자 라라 페르미(오른쪽)씨는 상품으로 24인치 TV를 받았다. 왼쪽은 이용준 주 이탈리아 한국대사.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한글 퀴즈대회 우승자 라라 페르미(오른쪽)씨는 상품으로 24인치 TV를 받았다. 왼쪽은 이용준 주 이탈리아 한국대사. /연합뉴스


"한옥의 구조를 설명한 글에서 '온돌'을 봤던 게 떠올랐어요. 한동안 한옥에 빠져 있었거든요."

지난 6일 베네치아의 명문 카포스카리대에서 열린 한글 퀴즈대회의 우승자 라라 페르미(20)씨가 마지막 순간을 떠올렸다. 최종 문제는 '한국의 전통 난방 시스템'. 최후의 4인이 답을 써냈지만 페르미 혼자 정확히 '온돌'이라고 썼다. 나머지 3명은 '온둘'이라고 적어 탈락했다. 한글 퀴즈왕에 오른 페르미씨는 상품으로 24인치 TV를 받았다.

한글날을 앞두고 주(駐)이탈리아 한국대사관과 카포스카리대 한국어과가 주최한 이 대회에는 60여 명이 참가했다. 스케치북에 답을 적고 들어 올려 틀리면 탈락하는 방식. 패자부활전 참가자들은 살아남기 위해 K팝을 열창하고 아이돌 댄스까지 선보였다. 태극기, 한복, 한글 등 한국 문화와 관련된 35개의 문제가 준비됐으나 21번째 문제에서 최종 우승자가 결정됐다. '최후의 1인' 라라 페르미씨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그녀는 한국인 기타리스트 정성하의 인터뷰 영상을 보고 한국어를 배워야겠다고 결심했다. 페르미씨는 "그의 말이 음악 못지않게 아름다웠다"고 했다. "언어를 들을 때 느낌이 좋아야 배울 맛이 나잖아요. 듣자마자 한국어에 이끌린 이유도 '듣기 좋아서'였어요."

난관은 한글 자음과 모음의 숫자를 묻는 문제였다. "자음이 19개, 모음이 21개인지 그 반대인지 한참 고민했는데 다행히 똑바로 쓸 수 있었어요. 이 문제 말고는 전부 자신 있게 답했습니다."

그녀는 영어로 된 한국어 교재를 구해 독학을 했다. 조금씩 실력이 붙자 온라 인으로 한국인 친구를 사귀고 한국어로 대화를 나누며 도움을 받았다. 대학 진학할 때도 한국어 전공을 택해 현재 카포스카리대 한국어과 1학년에 재학 중이다.

"한국은 문화 안에 다양성이 있어요. 서울 같은 큰 도시에는 전통적인 공간과 현대적인 공간이 어우러져 있잖아요. 외국 문화를 받아들이고 수 세기에 걸쳐 한국적으로 소화해낸 역사도 배울수록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