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태양광 발전

가격 확 낮춘 태양전지 신소재 찾았다

Shawn Chase 2016. 8. 25. 11:11
[중앙일보] 입력 2016.08.25 00:01 수정 2016.08.2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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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만 명이 관람한 영화 ‘사냥’에서도 등장한 황철석(FeS2)은 ‘바보들의 금(Fool’s Gold)’으로 불린다. 황금처럼 금색 광택이 나 황금광(黃金狂)을 골탕 먹이는데다, 물과 닿으면 산화해 지하수를 오염시키기도 한다.


KIST연구팀, 황철석 이용해 개발
기존 유기물질의 10분의1 가격

이런 ‘천덕꾸러기’ 황철석이 차세대 태양전지 상용화의 주춧돌로 거듭날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광전하이브리드연구센터 고민재 박사팀은 금보다 10배 이상 비싼 소재를 ‘싸구려’ 황철석으로 대체해 친환경·고성능 태양전지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주로 사용하는 태양전지는 실리콘이 주재료다. 하지만 실리콘 태양전지는 반도체 공정처럼 고가의 장비와 복잡한 제조 공정을 수반한다. 때문에 세계 각국 연구진은 보다 간단하고 저렴하게 제조할 수 있는 물질을 찾고 있다. 이 중 하나가 페로브스카이트란 금속산화물이다. 한국과학기술원도 최근 이 물질로 차 유리에 붙이는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본지 2일자 19면 참조>

하지만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전지에 쓰는 일부 소재 가격이 비싸서 아직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태양전지의 핵심인 정공수송층(정공을 전극으로 옮겨주는 층)에 사용되는 유기물질(spiro-OMeTAD)은 황금보다 10배 이상 가격이 나간다. 연구진은 이 정공수송층을 나노 크기의 황철석 입자로 대체했다. 또 황철석이 물에 녹지 않도록 방수제로 감쌌다. 결과적으로 기존보다 훨씬 안정적인 태양전지가 등장했다. 기존 유기물질은 자외선에 분해되고 태양열에 손상됐지만, 무기물(황철석)을 쓴 덕분에 열과 빛에 강했다. 습기가 많으면 기존 태양전지 효율이 떨어지는데 이 전지는 효율이 비슷했다.

전체 전력변환효율(14.2%)은 기존 방식(18~20%)보다 다소 낮지만, 황철석이 지구 어디서나 흔하게 발견되고 가격도 기존 유기물질의 10분의 1 수준이라 향후 상용화 가능성이 크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