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 여제' 박인비, 합계 16언더파로 리우올림픽 金 획득

Shawn Chase 2016. 8. 21. 11:21

최주용 기자  


20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 코스에서 열린 2016 리우하계올림픽 여자골프 4라운드 경기에서 박인비가 금메달을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연합뉴스

116년만에 올림픽에 복귀한 여자 골프 금메달의 주인공은 ‘골프 여제’ 박인비였다.

박인비는 20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코스(파 71, 6245야드)에서 펼쳐진 2016 리우올림픽 여자 골프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5언더파 66타를 기록, 4라운드 합계 16언더파 268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첫째 날 5언더파 공동 2위로 출발한 박인비는 둘째 날에도 5언더파를 기록해 합계 10언더파로 1타차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박인비는 셋째 날 강한 바람 속에서도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1언더파를 기록해 2위권 선수들에 2타 앞선 채 경기를 마무리했다.

박인비는 4라운드 전반 9홀까지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아내며 2위권보다 5타차 이상 앞서나갔다.

자세히보기 CLICK
10번홀(파5)에서 박인비는 티샷이 해저드에 빠지며 보기를 기록해 펑 샨샨(중국)에게 잠시 3타차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인비는 13번 홀에서 긴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승기를 확실히 잡았다.

2위 리디아 고와 펑 샨샨에게 6타 앞선 채 출발한 18번 홀에서 파 퍼팅을 성공시킨 후 박인비는 4일 만에 처음으로 두 손을 번쩍 들고 기쁨을 표시했다.

박인비에 2타 뒤진 2위로 출발한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4라운드 내내 퍼팅 난조에 시달렸으나 18번홀 마지막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펑 샨샨을 한 타 차이로 제치고 은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의 양희영은 합계 9언더파로 아쉽게 공동 4위에 머물렀다.

  •     


 

박인비, 골프 역사상 첫 '골든그랜드슬램' 달성


입력 : 2016.08.21 01:58 | 수정 : 2016.08.21 08:20



'골프여제'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사상 첫 골든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명예의 전당(Hall of Fame)에 이름을 올리며 '살아있는 신화'가 된 그는 116년 만에 열린 올림픽 여자 골프에서도 금빛 스윙을 휘둘렀다.

박인비는 21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 코스(파71·6245야드)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여자 골프 최종라운드에서 5언더파 66타를 써내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랭킹 1위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9·한국이름 고보경)를 5타 차로 여유롭게 따돌렸다.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첫 올림픽이 개최된 뒤 여자 골프 종목은 단 1번 치러졌다. 박인비가 120년 올림픽 역사에서 탄생한 2번째 골프 금메달리스트다.

첫 번째 여자 골프 우승자는 미국의 마가렛 애벗이었다.

1900년 파리 올림픽에서 골프가 처음으로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됐고, 이 때에만 여자 골프 경기가 열렸다. 1904년 세인트루이스 올림픽에서는 남자 골프 경기만 진행됐고, 이후 골프는 올림픽 종목에서 빠졌다.


파리올림픽에서 여자 골프 경기에 출전한 선수가 10명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올림픽이 '골프'라는 스포츠가 대중화된 뒤 열린 첫 대전인 셈이다.

파리올림픽에서는 미국이 남녀 골프 종목 금메달을 모두 석권했고, 세인트루이스올림픽에선 캐나다의 조지 리옹이 금메달을 따냈다. 지난 15일에는 저스틴 로즈(영국)가 역대 4번째 골프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작년 시즌 명예의 전당 입회에 필요한 포인트(27점)를 모두 채운 박인비는 지난 6월 또 다른 입회 요건인 '10년 선수 생활'을 충족시키면서 골프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박인비는 25번째로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1950년 출범한 LPGA 명예의 전당은 66년 역사 동안 불과 24명의 선수(포인트 기준 20명)에게만 문을 열어줬다. 한국의 박세리는 2007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추가했다.

박인비는 9년 만에 탄생한 LPGA 투어 명예의 전당 가입자였다. 역대 최연소 기록이기도 했다.

27세 10개월 28일 만에 명예의 전당에 가입한 박인비는 박세리가 보유하고 있던 역대 최연소(29세 8개월 10일) 기록을 갈아치웠다.

2007년 LPGA 투어에 첫 발을 내딛은 그는 2년 만인 2008년 6월 US여자오픈에서 대회 최연소(19년11개월6일)로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인으로는 5번째 LPGA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후 잠시 주춤했던 박인비는 2012년 에비앙 마스터스 우승을 시작으로 거침없는 질주를 시작했다.

그 해 2승을 올린 박인비는 2013년에는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US여자오픈 등 3개 메이저대회를 연속 우승하는 등 무려 6승을 거두며 '골프여제'로 등극했다.

2014년에도 '웨이그먼 LPGA 챔피언십'을 비롯해 3승을 거둔 그는 지난해 8월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승하며 LPGA 투어 사상 7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까지 달성했다. 아시아 최초다.

박인비는 LPGA 무대에서 10년 동안 메이저대회 7승을 포함해 17승을 거뒀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명예의 전당 입회 등 프로골프 선수로서 세울 수 있는 모든 금자탑을 쌓은 그는 이번 올림픽 금메달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박인비 금메달 뒤에 박세리 감독 '언니 리더십' 있었다



입력 : 2016.08.21 01:55 | 수정 : 2016.08.21 10:32


박인비(28·KB금융그룹)의 올림픽 여자골프 금메달이 확정되자 한국 대표팀 감독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뉴시스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116년 만의 올림픽 여자골프 금메달을 차지하며 이번 대회 감독으로 한국 선수들을 이끈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의 '언니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

박인비는 21일(한국시간) 리우올림픽 골프 여자부 최종라운드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인비의 우승과 함께 이번 대회에 출전한 4명의 한국 선수 중 양희영(27·PNS창호)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막내 전인지(22·하이트진로)도 공동 13위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한국 선수들은 우승이라는 값진 성과와 함께 한국 여자골프가 세계 최강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낯선 브라질 땅에서 이들이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었던 데는 여자골프의 살아있는 전설 박세리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번 대회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 후배들을 이끈 박세리는 골프 여자부 경기가 열리기 일주일 전 리우에 입성해 본격적인 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이후 선수들이 하나 둘씩 리우에 도착한 후에는 이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살뜰히 챙겼다.
자세히보기 CLICK

골프장 인근에 숙소를 마련해 선수들과 함께 지내며 먹거리와 잠자리 등을 손수 챙겼다. 마트에서 선수들이 먹을 과일이며 각종 식자재를 직접 골랐다.

현지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을 것을 고려해 된장찌개와 제육볶음 등 선수들이 평소 즐겨먹는 한식 위주로 마련했다.

이를 두고 대표팀 막내인 전인지(22·하이트진로)는 "엄마보다 더 신경을 많이 써 주신다"고 말했다.

대회 기간 아버지와 함께 지낸 김세영(23·미래에셋)은 "아버지가 음식을 만들어 주시는데 박 감독님이 너무 그립다"고 말해 박세리가 어느 정도로 선수들을 챙기는지 짐작케 했다.



이뿐 아니라 박세리는 감독으로서 족집게 가르침으로 선수들이 낯선 코스에 하루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왔다.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선수들에게 아낌없이 전했다.

이런 박세리의 보살핌과 배려 속에 한국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경기력을 끌어 올릴 수 있었다.

1라운드 때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양희영은 박세리로부터 '스윙 때 다리가 많이 움직인다'는 지적을 받은 뒤 2 라운드에서는 6언더파 65타를 쳤다. 초반 부진을 딛고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역시나 올 들어 거듭된 부상과 부진으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던 박인비도 자신의 우상인 박세리의 곁에서 가장 눈부신 활약과 함께 골든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하는 박세리는 이번 올림픽을 통해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 한국에 또 하나의 큰 선물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