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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천개 몇만개 쳐봐야 해" 한화 야간특타 취재기 [강산의 릴리스포인트]

Shawn Chase 2015. 8. 20. 10:19

 

출처 마이데일리 | 입력 2015.08.20 06:03 | 수정 2015.08.20 08:03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NC 다이노스전이 끝난 19일 밤 10시.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한화는 이날 NC전 패배로 시즌 최다 6연패에 빠졌다. 특히 최근 2경기에서 17이닝 무득점에 그치는 등 7안타 1득점으로 침묵한 타선이 문제였다. 경기가 끝나기 무섭게 그라운드에 배팅케이지와 피칭머신이 들어섰다. 야간 특타(특별 타격훈련)를 위해서다.

김성근 한화 감독을 필두로 정근우 김경언 최진행 강경학 박노민 정현석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배팅볼 투수 송인환 씨도 훈련복으로 갈아입고 공을 잡았다. 김 감독은 김경언과 정현석에게 토스배팅볼을 던져줬고, 박노민은 강경학이 던져주는 토스배팅볼을 쳤다. 나머지 선수들은 배팅케이지에서 머신볼과 배팅볼을 쉴 새 없이 쳤다. 잠시 후 김 감독은 자리를 옮겨 김경언에게 직접 배팅볼을 던져주기도 했다. 정근우와 김경언이 먼저 훈련을 마쳤고, 4명만 남았다.

그라운드로 내려갔다. '쾅' 하는 타구음이 울려 퍼졌다. 밤 11시 5분부터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훈련 종료는 먼 미래 얘기다. 김 감독은 특히 정현석에게 공을 들였다. 그는 19일 경기를 앞두고 정현석에 대해 "돌아왔을 때와 비교해 타법이 달라졌다. 감이 조금 떨어져 있다. 밸런스를 잡으라고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정현석은 최근 5경기에서 15타수 2안타(타율 0.133) 1타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19일에도 대타로 나서 삼진을 당했다.

토스배팅을 치던 정현석은 배트를 놓고 사이드 스로우 자세로 공을 던졌다. 김 감독의 지시였다. "배트 잡고 그 자세 그대로 스윙하라"고 했다. 몇 번 스윙이 이어지자 김 감독이 "오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배팅케이지에서 훈련 중이던 최진행과 박노민, 강경학을 관찰했다. '잠자리 눈'은 그대로였다. 김 감독은 "최진행은 지금처럼 치면 홈런 30개는 쉽게 친다. 강경학은 포항 삼성 2연전에서 최고로 좋았다. 그 당시 밸런스를 찾으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밤 11시 25분. 김 감독이 "10개만 더"를 외쳤다. 주문이 이어졌다. "허리 빠르게 돌려라. 무릎 펴야지. 그것 봐, 이제 공이 뜨잖아." 박노민은 연신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날려 보냈다. 김 감독은 "실전에서 잘 치려면 몇천개, 몇만개 쳐봐야 한다"며 "같은 얘기라도 사람에 따라 맞고 안 맞는 게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정현석에게 "가운데 배팅케이지에서 20개 치자"고 했다. 박노민이 훈련을 마치기 무섭게 정현석이 배팅케이지에 들어섰다. 김 감독은 팔로 스루(Follow through) 시 배트 위치를 강조했다. 원하는 그림이 나오자 "그렇지. 그거야"라며 흡족해했다. 최진행과 강경학에게도 "잘 쳤다, 나이스 배팅"을 외치며 독려했다. 특타는 밤 11시 50분에야 모두 끝났다.

올 시즌 한화의 훈련 메뉴에서 특타는 빼놓을 수 없다. 하나의 일상과도 같다. 특히 원정을 떠나면 경기 전 인근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쉬지 않고 방망이를 돌린다. 야간 특타는 최근에는 자주 보기 어려웠다. 지난달 24일(대전 삼성전, 당시 3-8 패) 이후 처음이다. 최근 2경기에서 7안타 1득점 빈타로 6연패에 빠지자 김 감독이 택한 극약처방. 한화 타자들이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지 한 번 지켜보자.

[한화 이글스 야간 특타. 김성근 감독(왼쪽)과 정현석이 나란히 선 모습이 눈에 띈다. 배팅케이지에서 최진행, 박노민, 강경학(왼쪽부터)이 훈련 중이다. 사진 = 대전 강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