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마이데일리 입력 2015.08.20 05:53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 새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에 대해 얘기할 때 '팀 퍼스트'를 빼놓을 수 없다. 이번에는 야수들을 위해 1루수로 나섰다. 자발적인 훈련, 로저스는 매우 즐거워 보였다.
19일 한화-NC전이 벌어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한화 선수들이 경기에 앞서 훈련을 진행했다. 야수들은 타격 훈련을 마친 뒤 캐치볼과 펑고를 진행했다. 그런데 갑자기 불펜피칭을 마친 로저스가 나타났다. 그는 배영수와 한두 차례 캐치볼을 한 뒤 1루에 섰다. 그리고 쉴 새 없이 야수들의 송구를 받았다. 보통 불펜포수들이 송구를 받아주곤 하는데, 전날은 로저스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다. 자발적인 움직임이었다. 정해진 훈련 메뉴를 모두 소화하고 야수들을 도왔다. 큰 키를 이용해 다소 높은 송구도 쉽게 걷어냈다. 신성현의 송구를 받은 뒤 "싱커였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외야 훈련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던 정현석은 "굿(Good)"을 연발했고, 로저스는 "계속 던져 달라"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로저스는 10여분간 1루에서 신성현, 강경학, 권용관, 정근우 등 내야수들의 공을 받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펑고도 받았다. 박영태 코치가 2차례 펑고를 쳐줬는데, 하나를 놓쳤다. 훈련이 모두 끝나자 김광수 수석코치를 향해 "한 번 더"를 외쳤고, 김 코치의 타구를 백핸드로 잡아 2루에 정확히 송구했다. 그렇게 모든 훈련이 끝났다. 그런데도 로저스는 김 수석을 향해 "투수 펑고 훈련은 없느냐"며 의지를 보였고, "이 정도면 됐다"는 답이 돌아왔다. 로저스는 라커룸으로 들어가면서도 야수들을 향해 "굿 디펜스"를 외치며 박수를 보냈다.
로저스는 한화의 분위기 메이커다. 한 젊은 선수는 로저스를 두고 "이런 외국인 선수는 없었다. 분위기를 밝게 해준다"며 반색했다. 실제 로저스는 경기 내내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선발 등판일에는 호수비를 선보인 야수를 안아주기까지 한다. 적응력 하나는 흠 잡을 데가 없다. 3경기 선발 등판 성적도 2승 평균자책점 1.78로 훌륭하다. '팀 퍼스트' 정신까지 보여주니 이보다 좋을 수 없다.
한화는 로저스의 자발적 도움에도 불구하고 19일 NC전에서 0-6으로 완패, 6연패 늪에 빠졌다. 하지만 포기할 상황은 절대 아니다. 로저스가 경기장 안팎에서 큰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로저스의 '1루수 훈련'은 위기에 빠진 한화의 분위기를 바꾸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제 이기면 된다.
[한화 이글스 에스밀 로저스가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첫 번째 사진), 로저스가 1루에서 야수들의 공을 받아주고 있다. 사진 = 대전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강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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