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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인재 유출>韓, 일자리 없어 美로 '탈출'.. 美과학계 한국박사 7년새 86% 급증

Shawn Chase 2016. 5. 17. 15:35

문화일보 | 장석범 기자 | 입력 2016.05.17. 14:00


“연구·취업 환경 열악 원인”

정부, 인재 지원 KRF 시행

미국에서 활동하는 과학기술인력 가운데 한국인 박사가 7년 사이 8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이공계 우수 인력의 해외 유출이 심각한 것은 한국의 연구 또는 취업 환경이 그만큼 좋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2014년부터 코리아리서치펠로십(KRF·해외 우수 인재 유치 및 재외동포 인재 지원 정책) 등을 포함한 인재 유치·육성 종합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좋은 연구 환경과 이들이 일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 창출이 관건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17일 미래창조과학부 등에 따르면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미국 박사학위 수여자 조사(SDR·the Survey of Doctorate Recipients)를 바탕으로 과학기술인력 통계시스템(SESTAT)을 통해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국적 이공계 박사(사회과학 제외)를 추정한 결과 2006년 3397명, 2008년 4337명, 2010년 5799명, 2013년 6344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공계 직업에 종사하는 한국인은 2010년 9369명에서 2013년 9180명으로 줄었으나 이 가운데 박사는 2010년 4040명에서 2013년 4465명으로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최고급 인력의 미국 취업이 늘어난 것이다.

취업이 아닌 연구 부문을 봐도 미국에서 한국인 과학공학분야(사회과학 제외) 인력은 2008년 1만223명에서 2010년 1만6718명, 2013년 1만6756명으로 추정돼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 같은 우수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인재 정책 재점검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다양한 이공계 인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2015년 시작된 KRF다. 해마다 우수 인재를 선정해 석·박사 과정, 신진 연구자, 중견 연구자별로 5∼7년 동안 항공료·생활비·연구비 등을 지원하는 제도다. 또 다른 인재 정책으로 브레인풀(Brain-pool) 제도도 있다. 교육과 연구 분야 우수 인력을 각 대학에 연결해 취업하도록 하는 전문가 인력활용제도다.

다른 나라들도 자국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스라엘은 인재 유출 방지와 해외 거주 자국 인재 복귀를 위한 아이코어(I-Core)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중국은 외국 스타 과학자와 해외 거주 인재 국내 유치를 위한 ‘천인 계획’을 추진 중이다.

홍성민 STEPI 인재정책연구단장은 “추정치인 박사 유출 숫자가 얼마나 증가했느냐 보다는 이 같은 추세를 보인다는 것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며 “박사급 인력 유출 문제는 좋은 연구 환경이나 좋은 일자리 문제와 직결되는 만큼 종합적으로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석범 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