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김남희 조선비즈 기자
입력 : 2016.05.07 03:05
[Small Champion] 몹보이 CEO 리즈페이
AI 기술 자연스럽게 쓰이게 해야… 가장 현실적인 기기가 스마트워치
▲ 리즈페이(李志飛) 몹보이 최고경영자는 인터뷰 내내 구글 로고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있다가 사진 촬영 직전에 자사 제품이 그려진 티셔츠로 갈아입었다. 손목에 차고 있는 것이 몹보이가 개발한 스마트워치 틱워치(ticwatch). /베이징=김남희 조선비즈 기자
구글은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으로 불리지만, 중국에서는 그렇지 않다. 구글은 2010년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색 검열에 반발해 중국 본토에서 대부분의 사업을 접었다. 구글이 떠난 사이 중국은 전체 인구 절반인 7억명(2015년 말 기준)의 인터넷 사용자를 보유한 인터넷 대국으로 성장했다. 중국 인터넷 시장은 바이두(검색), 유쿠(동영상), 알리바바(전자상거래) 등 현지 업체들이 점령했다.
구글이 중국 시장 문을 다시 두드린 것은 작년 10월 베이징(北京)의 창업 4년 차 인공지능(AI) 개발 스타트업 몹보이(Mobvoi)에 수천만달러를 투자하면서다. 구글이 중국 본토 기업에 투자한 것은 중국 시장 철수 이후 5년 만에 처음이었다.
'인공지능 퍼스트(AI first)' 시대를 선언한 구글의 낙점을 받은 몹보이는 중국어 음성 인식·자연어 처리 기술을 개발한 회사다. 사람이 말하는 것을 이해하고 음성 명령을 처리하는 것은 인공지능의 핵심 기술이다. 그중에서도 중국어 음성 인식은 중국어의 복잡한 언어 구조 때문에 기술 개발이 어려운 분야로 꼽힌다. 구글이 중국에서는 자체 음성 검색 서비스 '구글나우'를 포기하고 이례적으로 검색 서비스를 외부 회사에 맡겼을 정도다. 현재 중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안드로이드웨어(구글의 웨어러블 기기용 운영체제) 기기에는 몹보이가 만든 중국어 음성 검색 기술이 들어간다.
몹보이가 다른 인공지능 회사들보다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는 것은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과 하드웨어 제품 제조·판매를 같이 하기 때문이다. 몹보이는 2014년 중국어 기반 스마트워치 운영체제를 내놓은 데 이어, 작년 6월에는 이 운영체제를 탑재한 '틱워치'라는 이름의 스마트워치를 출시했다.
창업자인 리즈페이(李志飛) 몹보이 최고경영자(CEO)는 구글 엔지니어 출신이다. 음성 인식·자연어 처리를 연구해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구글에서는 3년간 기계 번역 서비스인 구글 번역(Google Translate) 기술 개발을 주도했다. 마이크 레이 몹보이최고기술책임자(CTO)도 구글 출신으로, 구글에서 음성 검색 기술 개발에 참여했다. 지난달 베이징 창업지구인 중관춘(中關村)에 있는 몹보이 본사에서 리 CEO를 만났다.
―인공지능 회사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개발을 모두 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산업은 여전히 초기 단계입니다. 주로 정부 관련 기구나 연구소에서 연구합니다. 이들은 '이게 사용자가 원하는 거야'라고 '생각'하죠. 겉으로 보기에 멋진 무언가를 만들어내려고 하는데, 실생활에서는 대개 동떨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언어 인식, 자연어 이해, 음성 검색, 추천 등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한 후 이 기술들을 적용해 하드웨어인 스마트워치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 실제 사용자를 만나 자연스럽게 쓰여야 산업으로서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으리라 봅니다."
―웨어러블 기기라면 다양한 형태가 있을 텐데, 하드웨어로 스마트워치를 선택했습니다.
"안경, 팔찌, 반지, 시계 등 다양한 형태의 하드웨어 기기를 생각해볼 수 있죠. 이 중 실제 소비자 수요가 있는 형태는 스마트워치라고 봤어요. 안경 형태인 구글 글라스는 저도 착용해봤지만, 늘 쓰고 있기는 불편합니다. 팔찌는 센서 연결은 가능하지만 고급 인공지능 기능을 넣으려면 기기에 스크린이 없다는 게 문제죠. 현 단계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게 스마트워치입니다. 저희 틱워치는 출시 전 중국 JD닷컴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서 2주일간 130만달러를 끌어모았고 출시 후 1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는 음성 인식이나 검색 기술은 인공지능 기술에서 얼마나 중요한 건가요.
"어린아이가 단어를 띄엄띄엄 말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문장을 말하는 것을 주변에서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얼마 전 알파고(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프로그램)가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국에서 이긴 것도 알고 있을 테고요. 둘 중 어느 게 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까? 대부분이 알파고의 승리가 더 대단하다고 말할 겁니다. 한데 컴퓨터(인공지능)의 관점에서는 컴퓨터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말하는 것이 인간이 만든 게임을 배워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습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어떻게 말을 배우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아직 컴퓨터에 인간의 언어 습득 과정을 가르치는 방법을 잘 모릅니다.
음성 인식, 번역, 자연어 이해 기술에서 우선 가장 필요한 것은 데이터입니다. 컴퓨팅 성능이 높아지고 더 많은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딥러닝이나 머신러닝 등 더 정교한 알고리즘을 실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현재 전체 직원 수가 약 200명인데, 이 중 70%가 인공지능 기술을 연구하는 엔지니어입니다. 투자받은 자금의 80% 이상이 인건비에 들어갑니다."
―인공지능이라고 하면 더 거창한 것을 떠올리곤 합니다.
구글이 중국 시장 문을 다시 두드린 것은 작년 10월 베이징(北京)의 창업 4년 차 인공지능(AI) 개발 스타트업 몹보이(Mobvoi)에 수천만달러를 투자하면서다. 구글이 중국 본토 기업에 투자한 것은 중국 시장 철수 이후 5년 만에 처음이었다.
'인공지능 퍼스트(AI first)' 시대를 선언한 구글의 낙점을 받은 몹보이는 중국어 음성 인식·자연어 처리 기술을 개발한 회사다. 사람이 말하는 것을 이해하고 음성 명령을 처리하는 것은 인공지능의 핵심 기술이다. 그중에서도 중국어 음성 인식은 중국어의 복잡한 언어 구조 때문에 기술 개발이 어려운 분야로 꼽힌다. 구글이 중국에서는 자체 음성 검색 서비스 '구글나우'를 포기하고 이례적으로 검색 서비스를 외부 회사에 맡겼을 정도다. 현재 중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안드로이드웨어(구글의 웨어러블 기기용 운영체제) 기기에는 몹보이가 만든 중국어 음성 검색 기술이 들어간다.
몹보이가 다른 인공지능 회사들보다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는 것은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과 하드웨어 제품 제조·판매를 같이 하기 때문이다. 몹보이는 2014년 중국어 기반 스마트워치 운영체제를 내놓은 데 이어, 작년 6월에는 이 운영체제를 탑재한 '틱워치'라는 이름의 스마트워치를 출시했다.
창업자인 리즈페이(李志飛) 몹보이 최고경영자(CEO)는 구글 엔지니어 출신이다. 음성 인식·자연어 처리를 연구해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구글에서는 3년간 기계 번역 서비스인 구글 번역(Google Translate) 기술 개발을 주도했다. 마이크 레이 몹보이최고기술책임자(CTO)도 구글 출신으로, 구글에서 음성 검색 기술 개발에 참여했다. 지난달 베이징 창업지구인 중관춘(中關村)에 있는 몹보이 본사에서 리 CEO를 만났다.
―인공지능 회사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개발을 모두 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산업은 여전히 초기 단계입니다. 주로 정부 관련 기구나 연구소에서 연구합니다. 이들은 '이게 사용자가 원하는 거야'라고 '생각'하죠. 겉으로 보기에 멋진 무언가를 만들어내려고 하는데, 실생활에서는 대개 동떨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언어 인식, 자연어 이해, 음성 검색, 추천 등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한 후 이 기술들을 적용해 하드웨어인 스마트워치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 실제 사용자를 만나 자연스럽게 쓰여야 산업으로서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으리라 봅니다."
―웨어러블 기기라면 다양한 형태가 있을 텐데, 하드웨어로 스마트워치를 선택했습니다.
"안경, 팔찌, 반지, 시계 등 다양한 형태의 하드웨어 기기를 생각해볼 수 있죠. 이 중 실제 소비자 수요가 있는 형태는 스마트워치라고 봤어요. 안경 형태인 구글 글라스는 저도 착용해봤지만, 늘 쓰고 있기는 불편합니다. 팔찌는 센서 연결은 가능하지만 고급 인공지능 기능을 넣으려면 기기에 스크린이 없다는 게 문제죠. 현 단계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게 스마트워치입니다. 저희 틱워치는 출시 전 중국 JD닷컴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서 2주일간 130만달러를 끌어모았고 출시 후 1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는 음성 인식이나 검색 기술은 인공지능 기술에서 얼마나 중요한 건가요.
"어린아이가 단어를 띄엄띄엄 말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문장을 말하는 것을 주변에서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얼마 전 알파고(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프로그램)가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국에서 이긴 것도 알고 있을 테고요. 둘 중 어느 게 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까? 대부분이 알파고의 승리가 더 대단하다고 말할 겁니다. 한데 컴퓨터(인공지능)의 관점에서는 컴퓨터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말하는 것이 인간이 만든 게임을 배워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습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어떻게 말을 배우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아직 컴퓨터에 인간의 언어 습득 과정을 가르치는 방법을 잘 모릅니다.
음성 인식, 번역, 자연어 이해 기술에서 우선 가장 필요한 것은 데이터입니다. 컴퓨팅 성능이 높아지고 더 많은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딥러닝이나 머신러닝 등 더 정교한 알고리즘을 실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현재 전체 직원 수가 약 200명인데, 이 중 70%가 인공지능 기술을 연구하는 엔지니어입니다. 투자받은 자금의 80% 이상이 인건비에 들어갑니다."
―인공지능이라고 하면 더 거창한 것을 떠올리곤 합니다.
"저는 '디지털 비서'가 실생활에 더 쓸모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간단한 대화를 나누고 특정 상황에서 적절한 제안도 해주는 겁니다. 예컨대 지금 근처에서 여러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고 합시다. 인공지능은 과거에 수집한 정보를 조합해 당신이 어떤 종류의 전시회에 관심이 있을지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시간, 지역, 주변 환경에 맞춰 당신에게 '지금 근처 갤러리에서 고흐 회화전이 열리고 있어요. 가보시겠어요?'라고 먼저 말을 걸 수도 있습니다. 저희가 개발한 음성 검색 앱을 통해 사용자들은 매일 10만건이 넘는 질문을 하고 질문에 대한 답변이 이뤄집니다."
몹보이의 경쟁력
1. 음성 인식 인공지능 기술
구글은 중국 내 안드로이드웨어 웨어러블 기기에 몹보이의 음성 인식 기술 적용. 모토롤라와 화웨이 스마트워치가 대표적.
2.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겸비
중국어 기반 자체 스마트워치 운영체제(소프트웨어) 개발 후, 이를 탑재한 스마트워치(하드웨어) 출시. 2015년 중국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스마트워치 판매량 2위 기록.
3. 웨어러블 기기로서 호환성
구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애플 아이폰 모두 몹보이의 스마트워치와 연동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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