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경영

태양광, 송중기, 그리고 김동관...'태양의 후예' 흥행 돌풍에 한화 방긋

Shawn Chase 2016. 3. 15. 08:55

설성인 기자, 전효진 기자



입력 : 2016.03.14 16:45 | 수정 : 2016.03.14 21:44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한국에서는 시청률이 30%에 육박했고, 중국에서는 동영상 조회수(4억4000만건)가 ‘별에서 온 그대’를 뛰어넘었다. 일본에도 회당 10만달러에 판매돼 아시아에 ‘송중기 상사병' 주의보가 내려졌다.

한·중·일 안방극장을 장악한 ‘태양의 후예’ 열풍에 남모르게 미소를 짓는 기업이 있다. 바로 한화 (37,100원▲ 0 0.00%)그룹이다.


재계에서는 ‘태양의 후예’의 배경이 한화가 추진하는 이라크 재건 사업을 연상케 한다고 말한다. 파병부대 대위인 남자주인공 유시진(송중기 분)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통역장교 출신인 김동관(33) 한화큐셀 전무를 떠올리게 한다. 한화와 김 전무가 왜 ‘태양의 후예’ 때문에 주목 받는 것일까?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남자 주인공 역을 맡은 송중기(좌)와 한화큐셀 김동관 전무(우)./ KBS·한화그룹 제공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남자 주인공 역을 맡은 송중기(좌)와 한화큐셀 김동관 전무(우)./ KBS·한화그룹 제공



◆ 우르크는 이라크?…한화 태양광 모듈 등장

‘태양의 후예'는 중앙아시아 우르크로 파견간 젊은 군인과 의사들의 열정, 사랑, 애국심을 그린 16부작 미니시리즈다.

극 중에서 한국의 대기업은 가상의 지역 우르크에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고, 산하 병원의 민간의료단을 파견한다. 파병부대 대위인 유시진(송중기분)과 여의사 강모연(송혜교분)은 한국에서 첫 만남을 갖고 헤어졌다가 파병지에서 극적으로 재회하며 사랑을 꽃피운다.

태양의 후예의 설정은 한화가 추진하는 실제 사업과 닮아있다. 한화는 중동 지역에서 건설, 재건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은 우리나라 해외건설 역사상 최대 규모인 80억달러(9조원)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공사를 2012년 따냈다.

한화는 발전과 정유시설 구축, 병원, 태양광 시설 등 20억달러 규모의 사회기반시설 공사도 추가로 이라크에서 수주했다.

드라마 장면마다 등장하는 태양광 모듈은 실제 한화 제품이라는 점에서 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한화그룹의 만남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한다.


중앙아시아 태양광발전소 건설현장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한 장면./ KBS

중앙아시아 태양광발전소 건설현장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한 장면./ KBS



◆ 공군통역장교 출신·세련된 귀공자 김동관 전무는 누구?


태양광, 송중기, 그리고 김동관...'태양의 후예' 흥행 돌풍에 한화 방긋

김동관(사진) 전무는 1983년생으로 미국 세인트폴고등학교와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한국화약그룹(현 한화그룹)의 창업자인 김종희 회장의 손자다.

그는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외신과의 인터뷰는 물론 영어 스피치도 직접 소화한다. 재계 3세로는 드물게 2006년부터 공군 통역장교로 3년 4개월간 복무했다. 180cm가 넘는 훤칠한 체격에 세련된 매너로 ‘재계 3세 귀공자’로 불린다.

김 전무는 ‘태양의 후예’의 남자 주인공 유시진처럼 전형적인 미남형이다. 절도 있고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 역시 두 사람의 공통점이다.

‘2013 젊은 글로벌 리더(Young Global Leader)’로도 선정된 김 전무는 인터뷰에서 “한화그룹은 태양광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다. 인류의 미래에 이바지하겠다는 김승연 회장의 확고한 철학에 따라 태양광 등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다. 전기에너지 생산에서 태양광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시대가 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2013 젊은 글로벌 리더(Young Global Leader)’로도 선정된 김 전무는 인터뷰에서 “한화그룹은 태양광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다. 인류의 미래에 이바지하겠다는 김승연 회장의 확고한 철학에 따라 태양광 등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다. 전기에너지 생산에서 태양광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시대가 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전무는 ‘태양’의 남자다. 2010년 1월 (주)한화에 차장으로 입사한 후, 2011년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을 거처 줄곧 한화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태양광 사업에만 집중했다. 2013년 8월 한화큐셀 전략마케팅 실장을 거쳐, 2014년 9월에는 한화솔라원 영업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작년 말 한화그룹 인사에서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 중 유일하게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해 주목 받았다.

◆ “태양광 사업 홍보에 도움 판단 태양의 후예 제작 후원”… 중국 진출에도 발판될까?

한화큐셀은 현재 태양광이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에너지원이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해 내부 검토에 따라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태양광 모듈을 후원하고 있다.

태양광 업계에서 드라마 후원에 나선 경우는 한화큐셀이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화큐셀이 중국을 거점으로 태양광 사업을 적극 펼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에서 드라마 인기는 직·간접적으로 사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드라마 기획 단계에서 요청이 왔고, 시청자들에게 태양광의 장점을 알릴 수 있다고 생각해 모듈 후원을 결정했다. 앞으로 태양광 발전소의 친환경성과 안전함을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화큐셀은 드라마로 인지도가 올라가는 것은 물론 실적도 상승하고 있다. 2010년 8월 태양광 사업을 처음으로 시작한 이후 2014년까지 연속 적자를 내다 지난해 2월 한화솔라원과 합병한 후, 4년 만에 흑자전환을 했다.

한화큐셀은 2015년 2분기 매출 3억3800만 달러에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흑자전환, 100만 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2015년 3분기 매출 4억2720만 달러, 영업이익 4030만 달러를 냈다. 한화그룹이 2010년 태양광 사업을 시작한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최대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