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 인근에서도 차량 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이 잇따라 발생해 최소 3명이 숨졌다.
이날 밤 파리 시민들은 집이나 식당에 삼삼오오 모여 프랑스와 독일 축구 대표팀 간의 친선 경기를 보고 있었다. 경기 도중 파리 시민들의 휴대폰에 테러 발생을 알리는 뉴스 속보가 떴다. 경기를 관람하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급히 자리를 뜨는 모습이 TV 카메라에 포착됐다. 애초 파리 시민들은 이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 이전에도 과격 이슬람주의 추종 세력에 의한 테러 기도가 심심찮게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축구 경기가 끝나고, 사망자가 수 십명에 달할 것이라는 뉴스 속보가 전해지자 파리 시민들은 경악했다. 지난 1월 '샤를리 에브도' 테러 이후 프랑스는 주요 시설에 무장 병력을 배치하며 테러에 대비해 왔다. 하지만 이를 비웃듯 대규모 테러가 또다시 발생한 것이다.
이후 사망자 숫자가 150명에 달할 것이라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테러 발생 지역을 지나는 지하철 운행이 즉시 중단됐고, 파리 시내에는 부상자를 실어 나르는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가 요란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TV 연설에서 "파리에 전대미문의 테러 공격이 발생했다"며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프랑스 정부는 즉시 국경을 폐쇄하고, 국민들에게 집안에 머물 것을 지시했다.
프랑스 정부는 14일 파리 지역 모든 학교에 임시 휴교령을 내렸다. 프랑스는 14일부터 사흘 동안을 희생자들을 위한 애도 기간으로 정하는 한편, 국가안보태세를 최상위급으로 올렸다.
이날 대다수 사망자가 발생한 곳은 파리 시내에 있는 바타클랑 극장이었다. AP통신은 "극장에서 최소 118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1865년 세워진 이 극장은 옛날 에디프 피아프를 비롯한 유명 가수들이 무대에 서던 곳으로, 이날도 미국 유명 록그룹 '이글스 오브 데스 메탈'이 공연을 하고 있었다. 극장에 난입한 테러범들은 객석을 향해 소총을 난사하고 인질극을 벌였다. 목격자들은 "테러범이 '알라는 위대하다 시리아를 위해'라고 외쳤다"고 증언했다. 테러범들은 진압에 나선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프랑스는 지난해부터 미국과 함께 이라크·시리아 내 IS 공습에 적극 가담하고 있다. 최근에도 시리아 인근 해역에 항공모함을 파 견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이슬람 과격주의자의 테러 표적이 돼 왔다.
IS의 공식선전매체는 “8명의 형제가 자살폭탄 벨트와 자동소총으로 '십자군' 프랑스 수도의 여러 곳을 공격했다”며 "프랑스는 무슬림을 공습하고 예언자 모하마드를 모욕하는 데 앞장섰다"고 밝혔다. 프랑스가 미국이 주도하는 IS 대상 공습에 동참한 데 대한 보복의 의미임을 천명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