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경영

한국, 신용등급 세계 6위..도대체 뭘 보고?

Shawn Chase 2015. 12. 21. 11:55

* 대담 : 정철진 경제평론가SBS | 입력 2015.12.21. 09:45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2로 올렸습니다. 현재 Aa2 등급 이상인 국가는 세계적으로 7나라밖에 없는데요. 하지만 지금 우리의 경제 상황을 보면 걱정되는 부분도 많고 실제 살림살이도 팍팍해진 것이 또한 사실입니다. 이번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말씀 좀 나눠보겠습니다. 정철진 경제칼럼니스트와 함께합니다. 정철진 선생님 나와 계시지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이번 무디스의 평가 한번 정리해보고 가죠.
 
▶ 정철진 경제평론가: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3에서 Aa2로 한 단계 올렸는데요. 등급 전망은 안정적이었고요. 그런데 실은 이번에 등급 상향 조정을 어느 정도 예정된 것이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지난 4월에 무디스가 한국 신용등급을 Aa3를 유지할 때 그때 이미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 positive로 바꿨거든요. 일반적으로 신용평가사가 전망을 긍정으로 올려주게 되면 이후에 6개월에서 20개월 사이에 큰 이변 악화되는 거 없으면 추가로 등급 상향이 됩니다. 그런데 이번에 8개월 만에 올려준 거 아닙니까. 상향 조정 기간에 있어서 빨랐다, 이례적으로.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이런 등급이 조금 복잡한 것 같아요. 어떻게 이해하면 됩니까?
 
▶ 정철진 경제평론가:
 
이게 일반적으로 세계 3대 신용평가사라고 있지 않습니까. 무디스. 규모가 가장 크죠. 그 다음에 S&P Standard & Poor's. 그 다음에 피치 Ratings. 이렇게 세 곳이 있는데 등급 매기는 방식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S&P 같은 경우에는 가장 높은 등급이 AAA 그래서 AA+, AA, AA-, A+, A, A-, BBB+이렇게 등급이 나눠지게 되고 무디스 같은 경우에는 Aaa가 가장 높은데 그 다음에는 1,2,3를 씁니다. Aa1, Aa2, Aa3, A1, A2, A3, Baa1 이런 식으로 표기를 하게 되는데 무디스 기준으로 보면 이번에 Aa2가 세 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이렇게 보시면 되고요. 국가로 보면 Aaa를 무디스에서 받은 곳이 미국, 독일, 캐나다, 호주 이렇게 있고요. 그 다음에 Aa1이 영국이 한 곳이 있고, 프랑스는 우리와 동급으로 Aa2거든요. 무디스 등급으로 우리보다 앞선 나라는 5개 그 다음에 Aa2 등급은 7개밖에 없다. 그러니까 우리가 등수로는 6등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네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상당한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제 기억으로는 9월인가요. S&P도 우리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하지 않았습니까?
 
▶ 정철진 경제평론가:
 
그렇습니다. 그때도 S&P도 한국 국가신용등급 A+에서 AA-로 상향조정했었는데 그때 S&P 기준으로 보면 네 번째 단계거든요. 이번에 무디스는 세 번째라고 하면. 그래서 약간은 덜 흥분했었던 것 같기도 한데 그때도 상당한 의미가 있었던 게 이 S&P 기준으로는 2014년 이후에 국가 신용등급 올려준 나라가 우리가 처음이었거든요. 그러나 AA- S&P 기준으로 이 이상인 나라는 22개. 무디스 기준으로는 7개니까 무디스가 우리를 좀 더 높게 평가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상당히 기분 좋은 뉴스인데요. 그런데 무디스는 우리의 어떤 점을 높이 평가한 걸가요? 이유가 물론 있겠죠?
 
▶ 정철진 경제평론가:
 
상향 등급, 상향 조정의 근거가 일단 공공, 노동, 금융, 교육. 한국의 4대 구조개혁에 대한 노력들을 굉장히 높게 평가했고 이게 핵심 이유였던 것 같고요. 여기에 2010년 이후에 통합 재정 수지 흑자 계속 유지하고 있다, 이런 점 평가. 또 GDP 대비 국내총생산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40% 정도 수준이니까 이게 다른 나라랑 비교하면 상당히 양호하거든요. 그래서 이걸 등급 상향의 요인으로 봤는데 그런데 저는 약간 이례적인 게 가장 중요하다는 이유 4대 부분 구조개혁에 대해서 등급 상향 조정의 이유로 본 게 실은 우리가 하고는 있지만 구조개혁 성공한 건 아니지 않습니까.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 정철진 경제평론가:
 
그런데 무디스가 성공 가능성에 근거를 두고 등급을 올려줬는데 이게 신용평가사에서는 이례적인 일입니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미래를 보고 등급을 올려주지는 않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요. 결과를 보고 등급을 매겨야 할 텐데 하겠다 하는 것만 보고도 이걸 올려줬다는 거 아니겠어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그렇습니다. 또 어떤 말도 했느냐 하면 개혁이 앞으로 실패하면 구조개혁이 실패하면 등급을 하향하겠다. 하향 요인에도 이걸 함께 넣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드는 의문은 그러면 4대 구조개혁의 성과들을 다 보고나서 평가해도 안 늦을 텐데 왜 이렇게 빨리 8개월 만에 등급 전망 상향한지 8개월 만에 올렸을까. 무디스가 우리나라를 응원해주는가? (웃음) 이런 생각까지 드는데 글쎄요. 이거야 무디스 나름의 기준이 있었다 생각이 들고요. 어제 최경환 부총리 브리핑 할 때 굉장히 자신감이 붙지 않았습니까. 그러면서 구조개혁 후퇴하면 언제든지 등급 하향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 국회에 지금 계류 중인 구조개혁 입법들 통과해라 이렇게 얘기했는데 무디스의 등급 상향조정이 여러모로 정부 입장에서는 힘이 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지금 하향 요인 말씀 하셨는데 또 비슷한 맥락에서 보면 무디스가 비금융 공기업 운용 효율성 제고 및 부채 감축. 이걸 등급 상향 요인으로 제시했는데 이게 하향 요인에도 공기업을 정부 재정의 악화 이게 있더라고요. 이건 또 뭔가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그러니까 같은 게 상향 요인이고 하향 요인인데 아까 말한 것처럼 국내 총생산 대비 40%라는 건 긍정적이지만 광의의 범위로 보면 우리나라가 정부 부처뿐만 아니라 광의의 부채, 국가 부채는 공기업 부채와 공공기관 다 합쳐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건 1천조 원이 넘었거든요. 그러니까 이 부분은 조심해라. 같은 대목을 칭찬도 하고 앞으로 경고도 했다 이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가장 한국 경제 뇌관이라고 꼽는 게 가계 부채 아니겠습니까. 여기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없었습니까?
 
▶ 정철진 경제평론가:
 
있었습니다. 늘어나는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현저하다. 우려가 된다고 걱정은 했는데 그런데 무디스는 지금 한국 정부의 유동성 풍부하고 은행 시스템이 상당히 안정적이어서 돌발 상황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거든요. 제가 보기에 1,200조원이라는 가계 부채가 전대미문의 위험요인인데 무디스가 이렇게 평가했을까. 우리 1,200조 원 중에 상당 부분은 주택 담보 대출 아닙니까. 그러니까 우리 입장에서는 이거 봐라 부동산 넘어지면 부동산뿐만 아니라 가계부채 다 무너진다. 그래서 어마어마하게 위험하다 이렇게 보는데 무디스는 이게 다른 레버리지 상품도 아니고 신용 대출도 아니고 담보가 있는 빚이니까 상대적으로 안정적이 아닌가? 이렇게 감안을 해준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이번 등급 상향 뉴스를 놓고 최경환 부총리는 미국 금리인상 때문에 빠져나간 외국계 자금의 방어벽이 될 것이다, 이렇게 평가를 했더라고요? 이런 효과가 있을까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오늘 국내 증시 일주일 정도 봐야 할 것 같지만 이번 재료가 단기보다는 중기재료가 아닐까. 왜냐하면 단기적으로 빠져나가는 돈들, 우리나라에서요. 이게 거의 중동계 국부 펀드거든요, 유가 대폭락하면서. 그러니까 이게 하루 만에 멈출 것이다, 이렇게 보기에는 힘들고요. 또 앞으로 진짜 외국계 자금이 빠져나갈까, 안 빠져나갈까. 이건 달러들이 다시 미국으로 갈까, 안 갈까 큰 문제이기도 하거든요. 그러니까 단기적으로 재료보다는 중기적으로 보여지는데 어쨌든 이번 국가 등급 상향 조정으로 시간을 번 것 같습니다. 상당 부분. 그런데 우리가 과거와는 달리 이 시간 동안에 옛날에는 못 했던 거, IMF 그 직전에는 못 했던 거. 그러니까 가계부채 문제, 한계 기업 구조조정, 노동시장 유연성 이런 것들을 이참에 시간 좀 줬을 때 풀어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 가져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IMF 얘기도 하셨는데 일각에서는 지난 1997년이죠. IMF 외환위기와의 데자뷰 이야기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이건 어떻게 보세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이거 많이 들었고 저도 연구하고 파악하고 있는데 미국이 금리인상을 했던 시점이 1994년이었거든요. 94년 상반기에 무섭도록 금리를 막 올렸는데 그때 우리 한국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버블이 끼었습니다. 1994년에는 증시는 최대 호황이었거든요. 거기다 95년 IMF 오기 1년 반 전에는 S&P가 우리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상향조정하고요. 무디스 같은 경우에는 1997년 3월 이게 정말 외환위기 직전인데 그때 우리 한국이 국가 신용등급 Aa1으로 계속 줬거든요. 그래서 일각에서는 무디스의 악연 이렇게 데자뷰를 얘기하고 있는데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정리를 해보면 신용평가사들은 일반적으로 과거의 수치, 과거의 통계를 가지고 등급을 매깁니다. 그러니까 이번 무디스의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 폄하하거나 이걸 가지고 할 필요는 없지만 또 지나친 낙관도 금물이다. 우리에게 시간을 벌었다, 활용하자. 이런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철진 경제평론가: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철진 경제칼럼니스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