在美 한인 과학자들 "빨리빨리 문화부터 없애라"
매일경제 원호섭 입력 2015.12.07. 17:28 수정 2015.12.07. 19:40
스탠퍼드대 의대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이혜련 씨(37·여)는 "미국은 박사후연구원에게 연구의 자율성을 준다"며 "기업이건 학교건 간에 박사급 연구자라면 지위를 막론하고 동등하게 대하는 분위기가 사회 전반적으로 퍼져 있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박사학위를 받은 직후가 아이디어도 가장 많고 연구력이 왕성할 때"라며 "이때 연구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스탠퍼드대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재익 씨(38)는 "우수 인재들이 원하는 첫 번째 직장은 바로 '교수' "라며 그 이유는 "원하는 연구를 독립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 과학계가 일본의 '장인정신'을 배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기술·제품을 개발할 때 한국은 '빨리빨리' 문화와 성과주의로 인해 10점 만점에 7점까지 빠르게 도달하는 데 능숙하고 이걸로 만족하지만, 일본은 10점까지 끌어올리는 데 주력한다.
이성진 박사는 "제품에서 7점과 10점의 차이는 크게 없지만 기초과학 분야의 수준을 결정짓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라며 "성과 위주의 한국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다면 우수 인재 유치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창의적인 연구를 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도전적인 연구를 하되 실패한다 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연구과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다음 과제 연구비를 받기가 어렵다. 연구자들은 창의적인 연구보다는 성공이 가능한 연구에만 매달린 결과라고 지적했다.
[샌프란시스코 =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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