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소식(小食)하면 면역 공장 ‘흉선’ 젊어진다

Shawn Chase 2022. 3. 27. 12:53

김혜인  기자 hen@chosun.com

 

 

소식(小食)이 어떤 매커니즘에 의해 건강을 개선시키는지 확인한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미국 예일대 연구팀은 ‘소식’이 면역과 대사시스템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장기간 추적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특히 ‘소식’이 특정 단백질의 발현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 200여명에게 기준 칼로리 섭취량을 정해준 후, 참가자 일부에게는 섭취량을 기준치보다 14% 줄여 소식하도록 요청했다. 이어 2년 동안 소식이 건강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선행 연구에서 쥐의 칼로리 섭취를 제한했을 때 면역력이 향상되고 감염이 줄어드는 것을 밝혀내고 인간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지 관찰한 것이다.
   
   우선, 연구진은 소식이 백혈구의 일종인 티세포를 생성하는 흉선(가슴샘)에 어떤 변화를 초래하는지 살펴봤다. 흉선은 인체 면역 체계의 일종으로 질병을 방어하는 기능을 한다. 주로 어린 시절에 형성되고 흉선, 골수, 비장, 임파절과 백혈구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정상 면역계가 발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런데 이 흉선은 일반적으로 신체의 다른 기관보다 빨리 늙어 40세 무렵이 되면 흉선의 70%에 지방이 쌓여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연구진은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활용해 소식한 사람의 흉선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흉선을 비교했다. 그 결과 칼로리 섭취량을 줄인 사람들의 흉선은 기능이 활발했고 지방이 덜 쌓인 것을 발견했다. 다시 말해 흉선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는 기간이 더 길어진 것이다. 반면 칼로리 섭취량을 줄이지 않은 참가자들은 흉선에 여전히 지방이 쌓였다.
   
   연구진은 실험 시작 시점과 1년 후, 2년 후 세 차례에 걸쳐 칼로리 섭취량을 줄인 참가자의 체지방을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체지방 속에는 지방세포뿐 아니라 여러 종류의 면역 세포들도 포함되어 있는데, 실험 시작 1년 후 연구진은 체지방 유전자에 현저한 변화가 일어난 것을 발견했다. 그 변화는 ‘PLA2G7(일명 ‘혈소판 활성화 인자 아세틸하이드롤라제)’ 효소 단백질에 작용하는 유전자였다. 이 단백질은 당뇨병, 심혈관 질환 및 일부 암을 포함한 대사 및 면역 질환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기존 생쥐 비교 실험에서도 PLA2G7 단백질 변화의 효과를 확인했다. 쥐의 흉선이 더 오랜 시간 작동했고 체중 증가나 노화 관련 염증에도 대항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PLA2G7 단백질의 기능을 잘 이용해 면역 기능을 개선하고 염증을 줄일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잠재적으로 건강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치료 표적도 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