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수박을 서서 재배한다고?…노동강도 50% 낮추는 수직재배장치 등장

Shawn Chase 2021. 6. 8. 21:49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입력 : 2021.06.08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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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08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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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를 굽히거나 쪼그려 앉아 일해야 하는 수박 재배를 서서 할 수 있는 수박 수직재배장치가 등장했다. 이 장치를 이용하면 땅바닥에서 키우는 기존 포복재배보다 노동 강도를 50% 이상 낮출 수 있고, 단위 면적당 생산량은 2~3배 높아진다.

농촌진흥청은 노동 강도는 절반으로 줄이고 수확량은 2배로 늘리는 ‘수박 수직재배장치’를 개발해 특허출원 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장치는 설치와 철거가 쉽고 고정식과 이동식 시설하우스에서 모두 사용 가능한 간이 접이식 수박 받침대를 이용한 형태다. 시설하우스 지붕 파이프에 그물망을 설치해 바닥으로 내린 후 과실이 달리는 줄기를 플라스틱 집게로 그물망에 수직으로 고정한다. 그런 다음 수박이 주먹만 하게 자라면 수박받침대를 설치하고 그 위에 올려주면 된다. 수박받침대는 높이 70~100㎝, 길이 1.5~2m의 접이식 형태의 다리와 수박을 올려놓을 수 있는 원형 모양의 판으로 구성돼 있으며, 중소형과는 물론 대형과 재배도 가능하다.

기존 포복재배에 비해 노동 강도 절감, 생산성 향상 등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우선 수확 등 힘든 작업을 허리를 굽히지 않고 서서 함으로써 노동 강도를 50% 이상 줄일 수 있고, 농업인의 근골격계 질환 발생 위험도 낮출 수 있다. 또 심는 거리는 줄이고 이랑 수는 늘리는 밀식 재배가 가능해져 단위 면적당 생산량도 늘어난다.

특히 시설비 등을 고려한 경제성 분석 결과, 농가 소득은 수직재배가 포복재배보다 약 26%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기준 전국 수박 재배면적은 1만1972ha로, 78%(9325ha)는 시설에서, 22%(2648ha)는 노지에서 재배되고 있다. 시설재배는 고정식 시설하우스가 78%(7273ha), 이동식 시설하우스는 22%(2052ha)를 차지하고 있다.

경남 함안에서 35년째 수박 농사를 짓고 있는 강대훈 씨는 “4~5㎏ 크기의 중과형 품종을 재배했는데, 서서 일할 수 있어 허리에 부담이 없고 작업 능률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랑 수 증가로 수박 생산량도 늘었다”고 말했다.

 

 

김승유 농진청 시설원예연구소 농업연구관은 “수박 수직재배장치는 노동 강도, 생산량, 농가소득 등 모든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포복재배보다 경제적 효과가 크다”며 “개발 장치의 특허출원, 농가 시범사업을 통해 수박 수직재배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2106081419001&code=920100#csidx4b616df1801ef7db919456cd3be18a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