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늦어도 2025년 '애플카' 등장"… 'IT 공룡' 애플, 완성차 시장 진출할까

Shawn Chase 2020. 12. 14. 22:51

조선비즈 

입력 2020.12.14 16:00

디지타임스 "애플, 車 전자부품 업체와 협력…美 공장 건설 추진"
테슬라 출신 전문가들 영입한 애플…자율주행차 프로젝트 지속

완성차 시장에 ‘애플카(car)’가 등장할까.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온 ‘IT 공룡’ 애플이 완성차 시장으로 영역을 넓힐지 관심이 쏠린다. 애플이 테슬라를 비롯한 자동차 제조업체 출신 전문가를 지속적으로 영입하는 가운데 자동차 전자 부품업체들과 협력에 나서면서, 애플이 자동차 사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세간의 소문은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것이다.

대만 IT 전문 매체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 등 모바일 기기에 탑재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독점 생산 계약을 맺고 있는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와 자율주행차에 탑재되는 인공지능(AI) 칩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또 TSMC는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손잡고 하이브리드카 컨버터와 충전기에 사용될 갈륨 질화수소(GaN) 기술을 추가 개발하고 있는데, 이것이 애플카와 관련된 개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이른 시일 내 미국에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애플카 콘셉트 이미지.

업계에서는 애플이 단순히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테슬라처럼 자체적으로 완성차를 생산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왔다. 애플에 정통한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는 "늦어도 2025년 애플카가 출시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애플의 ‘차세대 주력 상품’이 될 애플카는 다른 잠재 경쟁 업체보다 하드웨어적 측면에서나 소프트웨어적 측면에서나 더 나은 통합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애플은 애플카 생산을 추진했었다. 지난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이란 이름으로 자율주행차 개발을 준비해온 애플은 미국 자동차 산업의 전초기지인 디트로이트와 경쟁해 직접 디자인한 애플카를 2020년 선보여 자동차 시장에 혁명을 일으키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하지만 애플카 개발과 관련해 내부 갈등이 이어지면서 해당 프로젝트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하는 것으로 축소됐다. 애플은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 맥라렌 인수도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이미 한 차례 무산됐던 애플카 사업에 대한 기대가 다시 점화된 것은 최근 세계 자동차 시장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 시장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기차는 전자장비와 통신기기 비중이 높기 때문에 애플이 가진 기술과 특허를 활용하면 충분히 승산을 갖고 완성차를 생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애플이 테슬라 출신 전문가를 지속적으로 영입하고 있는 것을 눈여겨보고 있다. 애플은 지난 2018년 테슬라 엔지니어 더그필드를 영입한 데 이어 같은 해 테슬라 수석 디자이너 앤드류 킴을 불러들였고, 지난해 3월에는 마이클 슈베쿠치 테슬라 파워트레인 부사장이 애플에 합류했다. 지난 7월에는 재규어 랜드로버와 벤틀리, 애스턴 마틴을 거쳐 테슬라에서 자동차 외관, 인테리어 엔지니어링을 담당했던 스티브 맥마너스가 애플로 이직했다.

다만 디지타임스는 애플카의 비전은 직접 완성차를 제작하는 게 아니라 완성차 업체에 애플카의 청사진을 제공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힐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디지타임스는 애플의

 

 비전은 "테슬라 모델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테슬라는 전기차는 직접 생산하고 있지만, 자율주행차의 경우 완성차 업체와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내년 애플의 자율주행칩 공급망 목록이 공개되면 애플이 직접 완성차 애플카를 생산할 것인지, 아니면 완성차 업체에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데 그칠지 더 정확히 추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