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가전

삼성, 휴대폰 두뇌와 모뎀을 하나로…비메모리 1등 박차

Shawn Chase 2020. 11. 3. 22:50

내년 `5나노 원칩` 양산

발열 적고 속도·가격 다잡아
갤S21 탑재되는 `엑시노스`
中스마트폰에도 탑재 기대

올 17조 매출 시스템 반도체
내년에는 20조원 돌파 전망
인텔과는 파운드리 계약설

  • 이종혁 기자
  • 입력 : 2020.11.03 17:29:45   수정 : 2020.11.03 19:36:44

 

삼성전자 노사가 3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회관에서 처음으로 상견례를 하고 단체협약 교섭에 나섰다. 나기홍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인사팀장(부사장·오른쪽)이 김만재 한국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위원장(왼쪽 둘째)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노사 간 단체협약이 체결될 경우 이는 1969년 삼성전자 창립 이래 첫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한주형 기자]삼성전자가 내년부터 5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초미세 공정을 적용한 반도체를 본격 양산하며 팹리스(반도체 설계)와 파운드리(수탁생산) 쌍끌이에 나선다. 팹리스에서는 5나노 통합 원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통한 중국 스마트폰 시장 공략이 본격화하고, 파운드리는 3분기 양산을 시작한 퀄컴·엔비디아에 이어 인텔 대형 수주를 기대하는 중이다.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사업 매출이 올해 17조원을 넘고 내년 2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5나노 공정을 안정화하고 내년부터 5나노 기반 모바일 AP 원칩 양산에 돌입한다. 반도체 공정 미세화의 척도인 나노는 칩 회로선폭을 뜻한다. 회로선폭이 줄수록 동일한 크기의 웨이퍼에서 보다 많은 반도체를 생산해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성능과 전력 효율도 개선된다. 현재 전 세계에서 5나노 공정을 안정화한 기업은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 TSMC와 2위 삼성전자뿐이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AP와 모뎀칩을 합친 원칩 AP로 스마트폰의 두뇌인 모바일 AP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원칩은 기존 대비 원가를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발열도 줄고 AP와 모뎀 간 신호 왕래 시간을 없애 칩 성능이 향산된다"고 설명했다. 또 원칩은 칩 두께가 얇아져 한결 슬림한 모바일 기기 디자인도 구현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1월 출시할 갤럭시S21 스마트폰의 모바일 AP인 `엑시노스 2100`을 5나노 원칩으로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약 13%로 퀄컴(29%) 미디어텍(26%) 하이실리콘(16%)에 이어 애플(13%)과 4~5위권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뿐 아니라 중국 등지 스마트폰에 AP를 적극 공급해 퀄컴을 따라잡는다는 목표다. 이미 지난해부터 세계 5~6위 스마트폰 브랜드인 중국 비보 등에 엑시노스 칩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12일 5나노 기반 `엑시노스 1080`을 중국에서 발표할 예정인데, 이 제품도 샤오미·오포·비보에 공급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사업의 한 축인 파운드리에서도 3분기부터 대형 공급 물량이 속속 생산되고 있다. 우선 `스냅드래건 875G` 등 퀄컴 모바일 AP가 지난 분기 양산에 돌입했다. 업계는 이 물량이 연간 5억~6억대일 것으로 추산한다. 또 삼성전자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세계 1인자인 엔비디아의 최신 GPU에 대해 최근 수탁생산을 시작했다.

 

반도체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인텔의 차기 중앙처리장치(CPU) 파운드리도 수주할지 관심을 모은다. 인텔은 자체 7나노 공정 상용화가 지연되면서 칩 생산 외주를 예고한 바 있다. 특히 지난달 28일(현지시간)에는 라자 코두리 인텔 수석부사장이 삼성전자가 온라인으로 진행한 파운드리 반도체 행사 `세이프(SAFE) 포럼`에 강연자로 나서며 삼성전자의 수주 기대감을 높였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에 최근 인텔 실무자 방문이 부쩍 늘었다"면서 "조만간 대형 계약을 맺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올해 들어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사업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실적 증대도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사업의 정확한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다. 하지만 업계는 2018년까지 15조원을 밑돌았던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매출이 올해 17조원을 가뿐하게 넘기고 내년에는 20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종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