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이야기들

고립된 한강서도… "짜장면 시키신 분 맞죠?"

Shawn Chase 2020. 8. 3. 23:08

 

조선일보 

입력 2020.08.03 22:09

지난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원 한강공원에서 중국 음식점 배달원(앞쪽)이 배달 음식을 밧줄에 달린 통에 담아 다리 너머 수상 건물에 있던 직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흘째 중부 지방을 강타한 집중 호우로 한강 물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서울 한강공원 곳곳이 침수됐다. 수상 건물과 육지를 잇는 다리가 물에 잠기면서 건물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이 미리 주문한 음식을 밧줄에 매달아 전달받는 일도 있었다.

지난 2일 오후 4시 30분쯤 서울 서초구 잠원 한강공원 내 수상 건물과 육지를 잇는 다리(2.5m)가 물에 잠겼다. 배 위에 지어 올린 이 수상 건물은 평소 레스토랑과 카페로 운영되며 요트 선착장도 자리 잡고 있다. 업체 측에 따르면, 굵은 비가 내리던 지난 2일 오후 4시 30분쯤 수상 건물 내부에는 관계자 3명이 있었다. 앞서 이날 오후 4시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에서 팔당댐 방류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안내를 받은 업체 측은 한강 수위 상승에 대비해 안에 있던 손님과 직원들을 내보냈다. 업체 대표와 요트 조종사 2명은 물이 불어날 경우 건물 내부와 요트 정비를 하기 위해 남았다.

셋만 남게 된 이들은 허기를 채우기 위해 인근 중국 음식점에 짜장면 등 중화요리를 주문했다. 이때만 해도 다리는 걸어서 건널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음식점 배달원이 짜장면을 담은 철가방을 들고 도착한 오후 4시 30분쯤엔 갑자기 불어난 강물이 다리를 삼켜버린 후였다.

다리 입구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배달원에게 직원 중 한 명이 비상용 밧줄을 던졌다. 밧줄에는 플라스틱 통이 고리로 매달려있었다. 업체 관계자는 3일 본지 통화에서 "다행히 다리가 많이 잠기진 않아 사람이 건널 수 있을 정도였지만, 혹시 모를 위험 상황에 대비해 밧줄을 이용해 음식을 받았다"고 말했다.

건물 내에 있던 3명은 배달된 음식으로 원기를 차리고 이날 오후 7시쯤 고무보트를 타고 육지와 연결된 밧줄을 잡고 빠져나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8/03/202008030357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