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삼성 전기차 전망

Shawn Chase 2015. 11. 12. 23:42

 

합병설 중심에 선 삼성SDI…배경은?

  • 박성우 기자
  •  

  • 한동희 기자
  •  

     

    입력 : 2015.11.11 15:54 | 수정 : 2015.11.12 09:28 삼성그룹이 방위산업과 화학 부문 계열사를 잇달아 매각하자 삼성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설(說)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A 계열사와 B 계열사가 매물로 나왔다’는 둥 설이 난무하고 있다.

    계열사 간 합병설의 경우 과거 볼록한 모양의 CRT(음극선관) 모니터 세계 1위 업체에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해온 삼성SDI가 그 중심에 서 있다. 삼성SDI와 삼성전기를 합쳐 자동차 부품 사업을 일원화할 것이라는 소문과 함께 스마트폰 사업의 원가구조 개선을 위해 삼성전자와 삼성SDI가 합병할 것이라는 루머도 돌고 있다.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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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대해 삼성그룹은 언급 자체를 꺼리고 있다. 그러나 증권시장 등에선 ‘이재용 부회장 시대’라는 변혁기를 맞은 삼성그룹에서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라는 관전평을 내놓고 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특히 삼성그룹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는 친환경 스마트카(smart car)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 개편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애플, 구글은 2020년쯤 자율주행차를 내놓겠다고 선언했고, LG그룹도 전기차 부품사업 육성에 발벗고 나선 상황이다.

    ◆ “삼성SDI와 삼성전기 합치면 전기차 시너지 효과” 소문의 배경

    삼성SDI가 매출 비중이 35% 수준인 화학 부문을 롯데그룹에 매각하기로 한 것은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환이다. 주력 부문인 배터리 사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키우기 위해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삼성SDI가 삼성정밀화학 지분(14.65%) 전량 매각을 포함해 화학 부문 매각으로 확보하는 자금은 2조8039억원이다.

    삼성SDI (108,000원▲ 1,000 0.93%)는 올해 상반기 배터리 사업에서만 20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이는 삼성의 스마트폰 판매가 예상 보다 저조해 소형 배터리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진 데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 확대에 따른 감가상각비 등 투자 비용이 반영된 결과다. 전기차 시장이 초기 단계인 점을 감안하면 삼성SDI의 배터리사업 적자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화학 부문을 팔아 3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마련한 것은 이런 상황을 감안한 것이다. 삼성SDI는 2020년까지 3조원가량을 배터리 사업에 투자할 계획을 갖고 있다. 삼성전기는 자동차용 카메라모듈·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자동차 부품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삼성SDI와 삼성전기 (63,900원▲ 0 0.00%)의 합병설은 전기차 사업에 근간을 두고 있다. 삼성그룹 계열사 중 전기차 관련 사업을 하는 삼성SDI와 삼성전기를 합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그룹은 친환경 스마트카를 미래 핵심사업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기차 시대가 올 경우 기존 자동차 제조사가 아닌 배터리 등을 생산하는 IT업체들이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을 잡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기차 제조사 입장에서도 공급처 일원화는 반가운 일이다. ABI리서치의 도미닉 본테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제조사들은 개별 부품을 일일이 공급받기보다 원스톱(one-stop) 솔루션을 선호한다"며 "배터리와 전장부품을 한꺼번에 공급할 수 있는 플랫폼을 빠르게 구축한다면 경쟁사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BMW 전기차 i3 플랫폼 모습. 이 차량에는 삼성SDI가 공급한 배터리가 탑재됐다. / BMW코리아 제공
    BMW 전기차 i3 플랫폼 모습. 이 차량에는 삼성SDI가 공급한 배터리가 탑재됐다. / BMW코리아 제공

    삼성전자와 삼성SDI의 합병설이 나온 것은 배터리 사업 때문이다. 삼성SDI의 소형 배터리 사업은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다. 삼성SDI는 연간 매출의 40%를 소형전지 부문에서 올린다. 또 소형전지 매출의 40%는 삼성전자에 스마트폰 배터리를 납품해서 발생한다.

    삼성그룹 고위 임원은 “본업인 전지 사업이 적자다 보니, 지속적으로 합병설이 나오는 것 같다”며 “이번 화학사업 매각은 배터리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과 생산라인 증설, 배터리 소재 연구개발(R&D)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 전기차 시장은 장밋빛?

    일본 시장조사기관 B3는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이 2013년 394만대에서 2020년 1045만대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증권가에서는 2016년부터 전기차 보급속도가 빨라지면서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전기차 시장에 대한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삼성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전기차에 미래가 있다고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빠지면 헤어나오기 어려운 함정이 숨어있다”고 말한 바 있다.

    현대차가 개발한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의 주행 모습 /현대차 제공
    현대차가 개발한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의 주행 모습 /현대차 제공

    전기차는 1회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의 한계 때문에 수소연료전지차 시대로 가는 과도기의 자동차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독일 BMW가 지난해 출시한 전기차 i3는 1회 충전으로 평균 132km를 주행할 수 있는 반면 지난 2013년 현대차가 개발한 투산ix 수소연료전지차는 1회 충전으로 650km를 달릴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널리 보급되지 않은 점도 전기차의 약점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수소연료전지차에 관심을 두는 것은 자동차에 대한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나 전기모터 등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유리하지만, 수소연료전지차는 배터리 대신 수소연료 탱크를 사용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삼성SDI는 전기차 시장 진출을 위해 중대형 전지 사업이 적자임에도 매년 수조원의 연구개발(R&D) 비용을 쏟는 상황”이라며 “예상보다 전기차 시대가 짧게 지나갈 경우 막대한 투자를 집행한 삼성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전기차 사업은 그 어느 때보다 신중히 고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 전기차 전망]② 삼성SDI vs LG화학…"중국시장이 판가름"

  • 정용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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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11.11 17:32 | 수정 : 2015.11.11 19:10 삼성SDI는 2009년 전기차 분야를 차세대 먹거리로 선정하고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집중해 왔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2020년까지 3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롯데그룹에 매출 비중이 35%인 화학 부문을 2조8000억원에 매각했다.

    [삼성 전기차 전망]② 삼성SDI vs LG화학…"중국시장이 판가름"

    삼성SDI (108,000원▲ 1,000 0.93%)의 최대 경쟁자는 LG화학 (298,000원▲ 1,500 0.51%)이다. LG화학은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고 삼성SDI는 그 뒤를 쫓고 있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과 수익성 모두 삼성SDI에 앞선다. 삼성SDI는 자동차 부품사 마그나의 전기차 배터리 팩 사업을 인수한 데 이어 중국 시안에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고 LG화학 추격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들은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시장에서 두 업체의 승패가 갈릴 것으로 예측한다.

    ◆ 공급업체 많아도 점유율은 뒤지는 삼성SDI

    [삼성 전기차 전망]② 삼성SDI vs LG화학…"중국시장이 판가름"

    LG화학은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30.4%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삼성SDI의 시장점유율은 19.1%로 LG화학보다 10%포인트가량 낮았다. LG화학이 중국 완성차업계 1위인 상하이자동차 등 중국 상위권 업체들에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이런 차이가 발생했다.

    중국 정부는 2010년부터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그 결과, 2013년 1만9000대에 그쳤던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8만2000대로 빠르게 증가했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중국의 전기차 시장이 올해 16만대, 내년 24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세계 전기차 시장의 10%에 달하는 수치다.

    수익성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LG화학은 올해 3분기 배터리사업 부문에서 10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분기 대비로 흑자 전환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부문은 지난 9월에만 9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거뒀다.

    반면 삼성SDI는 보쉬와 설립한 배터리 합작법인 ‘SB리모티브’를 2013년 흡수합병한 이후 아직까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삼성SDI의 에너지 솔루션 사업은 2013년 113억원, 2014년 26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손실을 스마트폰용 소형 배터리에서 만회해 왔으나, 스마트폰 배터리 매출이 부진했던 2015년 상반기 에너지 솔루션사업의 영업적자는 2065억원에 달했다.

    삼성SDI는 BMW와 포르셰, 중국의 위통, 포톤 등 30여개의 업체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LG화학은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비롯해 포드, GM(제너럴 모터스), 중국의 상하이자동차, 둥펑자동차 등 20여 업체와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 제품 유형 크게 달라…시장에선 삼성SDI 제품 선호

    두 회사는 각기 다른 형태의 배터리를 생산한다. 삼성SDI는 전기차용으로 ‘각형’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각형 배터리는 내구성이 뛰어나고 대량생산이 쉽다. 초기 투자비용은 많이 들지만 대량 생산 시 공정 단계가 적어 원가 절감 폭이 크다. 반면 배터리 셀을 금속 통 안에 집어넣어 배터리를 만들기 때문에 열 배출이 어렵고 무게가 많이 나간다.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는 알루미늄 필름 형태의 주머니 안에 핵심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 분리막 등을 넣어 만든 ‘파우치형’이다. 파우치형은 다양한 차량 디자인에 맞게 배터리 형태를 조절할 수 있다. 각형이나 원통형 배터리보다 무게가 가볍고, 열 발산이 쉬워 제품 수명이 길다. 물리적 충격에 약하다는 것은 단점이다.

    전기차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닛산, GM 등 파우치형 배터리를 선택하는 업체들이 많았지만,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각형 배터리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출시된 전기차 198종 중 101종이 각형 배터리를 선택했다. 파우치형 배터리를 채택한 모델은 34종이었고, 원형 배터리를 선택한 모델은 32종이었다.

    ◆ 중국 시장이 판가름…투자 현황은

    [삼성 전기차 전망]② 삼성SDI vs LG화학…"중국시장이 판가름"

    삼성SDI와 LG화학은 성장 가능성이 큰 중국 전기차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10월 중국 시안에 연간 생산량 4만개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세웠다. 이 공장은 배터리 셀부터 모듈, 팩까지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일괄생산체제를 구축했다. 투자금액은 2억 달러(약 2300억원)다.

    이로써 삼성SDI는 시안 공장을 포함해 연간 10만개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삼성SDI는 시안 공장에 2020년까지 총 6억 달러(약 6800억원)를 투자해 연매출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LG화학도 지난 10월 중국 난징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완공했다. 삼성SDI의 시안 공장과 마찬가지로 일괄생산체제 공장이다. 전기차 기준으로는 5만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PHEV) 기준으로는 18만대의 자동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다. LG화학은 난징공장 준공으로 오창(한국)-홀랜드(미국)-난징(중국)의 3각 생산체제를 구축해 연간 18만개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LG화학은 2020년까지 난징 공장의 생산 규모를 현재의 4배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만큼 중국 시장을 선점하는 업체가 향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
    보다 많은 중국 업체들과 계약한 LG화학이 중국 시장의 초기 경쟁에서는 유리한 상황이다”고 진단했다.



    [삼성 전기차 전망]③ IT·자동차 산업 경계 '붕괴'…삼성도 전기차 만드나?

  •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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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11.12 10:00 지난 2007년 애플이 출시한 아이폰은 휴대폰 시장의 판(板)을 바꿨다. 인터넷과 애플리케이션(앱) 생태계를 내세운 스마트폰 아이폰은 무서운 속도로 시장을 점령해 나갔다. 전화, 문자메시지(SMS) 기능에 머물렀던 피처폰은 한순간에 시장에서 밀려났다. 20여년 간 휴대폰 시장을 지배하던 난공불락(難攻不落)의 노키아는 부도 위기에 몰렸고 결국 2013년 휴대폰 사업을 마이크로소프트(MS)에 매각했다. 아이폰은 혁신 제품이 기존 지배적 사업자를 몰락시킨 대표적인 사례다.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소개한 아이카 콘셉트 이미지 /카와우 홈페이지 캡처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소개한 아이카 콘셉트 이미지 /카와우 홈페이지 캡처

    당시의 상황은 삼성에도 아찔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노키아와 1~2위를 다투던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으로 전략을 발빠르게 바꿔 옴니아를 선보였지만, 애플과의 격차를 실감한 채 처절한 실패를 맛봤다. 다행히도 삼성전자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갤럭시S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었다.

    애플은 또 한 번의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2020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인 무인주행 전기차 ‘아이카(icar)’를 두고 하는 얘기다. 구글도 무인주행 전기차 개발을 선언한 상태다. 이미 애플과 구글은 각각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통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에 진출했다. 애플과 구글의 움직임은 기존 자동차 제조사들 뿐 아니라 삼성전자 (1,324,000원▼ 9,000 -0.68%)등 글로벌 IT기업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전기차 등 스마트카(smart car)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정보기술(IT) 업체와 기존 자동차 제조사들의 기(氣) 싸움은 이미 시작됐다.


    [삼성 전기차 전망]③ IT·자동차 산업 경계 '붕괴'…삼성도 전기차 만드나?

    ◆ 전기차發, IT·자동차 업계 주도권 전쟁 시작…삼성 “바퀴달린 사업 안한다”(?)

    삼성은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등 그룹 내 계열사를 통해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배터리와 전기모터, 차량용 반도체 등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마음만 먹는다면 애플보다 앞서 전기차를 만들어 시장에서 퍼스트무버(First mover)로 도약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삼성은 자동차 사업 재진출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완강히 부인한다. 대신 전기차 배터리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에 공급하는 전기차 부품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사진) 역시 “바퀴 달린 사업(자동차)은 하지 않겠다”며 자동차 사업 재진출설에 대해 일축한 바 있다. 삼성은 1995년 자동차 시장에 진출했으나 1997년 IMF 금융위기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끝에 2000년 프랑스 르노에 자동차사업을 매각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삼성그룹은 자동차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에 내부에선 자동차사업과 관련한 발설 자체가 금기사항”이라며 “다만 LG가 전기차 부품 사업을 먼저 치고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삼성도 가능성을 본 것 같고, 내부에서도 조심스럽게 자동차 사업 얘기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자동차는 1998년 2월1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첫 생산 승용차 SM525V 출시 행사를 가졌다. /조선DB
    삼성자동차는 1998년 2월1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첫 생산 승용차 SM525V 출시 행사를 가졌다. /조선DB

    최근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삼성에겐 급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은 매력적인 존재일 수밖에 없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올인한 상황이다. 이미 9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했고 2020년까지 3조원을 연구개발 등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배터리는 전기차에서 생산원가의 30~40%를 차지하는 핵심부품이다.

    삼성SDI는 올해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사인 마그나의 전기차 배터리팩 사업부문을 인수했고 중국 시안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준공했다. 또 배터리사업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화학부문을 롯데그룹에 매각했다. 삼성전기는 자동차용 카메라모듈·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자동차 부품 사업으로 무게 중심을 옮겼다.

    일본 시장조사기관 B3는 전 세계 전기자동차 시장이 2013년 394만대에서 2020년 1045만대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2016년부터 전기차 보급속도가 빨라지면서 전기차 배터리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이미 전기차와 관련해 수직계열화를 구축해놓은 삼성에 전기차를 포함한 스마트카 시장은 가장 현실적인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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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자동차 산업 경계 ‘붕괴’…제2의 삼성자동차 탄생할 수도

    IT와 자동차 산업의 경계는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컨설팅 회사인 프리스케일은 자동차 원가에서 IT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 35%에서 2030년 50%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가운데 지능형 운전자 지원시스템(ADAS)과 전기차 부품 시장은 향후 5년 동안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카·커넥티드카 시장은 2013년 1000만 대에서 2018년 3900만 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전기차 전망]③ IT·자동차 산업 경계 '붕괴'…삼성도 전기차 만드나?

    전문가들은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말한다.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의 경우 부품업체가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은 꿈에도 생각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전기차 등 스마트카 시대에는 기존 자동차 업체가 아닌 배터리 등 IT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이 주도권을 쥘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1년 그룹의 5대 핵심가치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미래 자동차 산업의 경쟁자로 삼성, LG, 구글, 애플 등 IT업체를 꼽은 바 있다.

    한 완성차업체 고위 임원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가장 무서워하는 경쟁자는 자동차 기업이 아닌, 구글, 애플, 삼성과 같이 이종산업에서 오는 경쟁자”라며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삼성이 전기차 부품을 넘어서 완성차 사업에 뛰어들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말했다.


    [삼성 전기차 전망]④ 중국 시장이 성공 열쇠…'정책·수요·경제성 삼박자'

  • 한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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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11.12 14:27 | 수정 : 2015.11.12 19:06 ‘친환경 전기차 시장은 중국에서 판가름난다’

    전 세계 전기차 관련 업체들이 중국으로 몰리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 시장이 중국 정부의 지원 아래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를 심각한 대기오염 문제를 해소할 열쇠로 보고 있다.

    세계 1위와 2위 전기차 배터리업체인 LG화학 (298,000원▲ 1,500 0.51%)삼성SDI (108,000원▲ 1,000 0.93%)도 각각 중국 난징(연산 5만대)과 시안(연산 4만대)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중국 공략에 나선 상태다. 박진 삼성SDI 중대형전지 자동차부문 마케팅 상무는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중국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며 "수년안에 자동차 배터리 사업만으로 현재 화학 사업 수준의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 중국 시안 배터리 공장. /삼성SDI 제공
    삼성SDI 중국 시안 배터리 공장. /삼성SDI 제공

    ◆ 中 정부 “2025년까지 전기차 비중 20% 넘을 것”

    현대증권에 따르면 올해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약 14만대다. 지난해보다 87% 늘어난 것이다. 100만대 수준에 이른 일본이나 50만대 규모의 미국에 비해서 시장 규모는 아직 작다. 그러나 성장성 만큼은 뒤쳐지지 않는다. 중국 전기차 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57%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경제참고보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전기차 비중을 2025년까지 전체 자동차시장의 2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2025년까지 중국산 전기차의 시장점유율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웠다. 또 베이징시는 한시적으로 전기차를 차량 5부제 운행 제한 대상에서 제외해 전기차 이용을 유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보조금 정책과 함께 전기차 충전소 확대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은 전기차에 5만4000위안(약 980만원),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에 3만2000위안(약 58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중국 전역에 1만2000개의 충전소와 450만개의 충전설비를 세우기로 했다. 또 신규 주차장은 반드시 전기 충전설비를 갖춰야 하고, 대형 건물의 주차장 또는 공공주차장은 전체 주차공간의 10% 이상을 충전설비에 할애해야 하는 규제를 곧 도입할 예정이다.

    ◆ 배터리 많이 쓰는 순수전기차 비중 커

    중국 전기차 시장은 다른 국가들보다 순수전기차 비중이 크다.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순수 전기차의 점유율은 60% 정도다. 배터리 제조사 입장에서는 반가울 수밖에 없는 얘기다. 순수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물량이 하이브리드 차량보다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의 전기차 출하량은 미국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연간 배터리 출하량은 206만7893Kwh으로 미국의 206만6284Kwh를 앞질렀다.

    [삼성 전기차 전망]④ 중국 시장이 성공 열쇠…'정책·수요·경제성 삼박자'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은 기존 내연기관차 틀에 맞추지 않고 전기차 고유 모델을 내놓고 있다.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BYD)가 지난 8월에 출시한 ‘BYD Tang(PHEV)’은 출력, 가속 등에서 동급의 내연기관 차량보다 앞섰다.

    또 중국에서 베이징자동차(BAIC)의 전기차(E150) 구매 가격은 정부 보조금 등으로 인해 동급의 기아 K2 세단보다 35% 저렴하다. 전기차의 연간 운영비용도 동급 내연기관차 보다 약 20% 작다. 

     

    [삼성 전기차 전망]⑤ 래리 니츠 GM 전기차 총괄 "삼성 등 IT기업과 신생 업체의 전기차 도전, 언제든지 환영"

     

    박성우 기자

     

  • 한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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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11.12 16:18 | 수정 : 2015.11.12 16:23

    래리 니츠 GM 글로벌 트랜스미션(변속기) 및 전기차 총괄임원
    래리 니츠 GM 글로벌 트랜스미션(변속기) 및 전기차 총괄임원

    “전기차 시장에서 삼성전자, 애플, 구글 등 정보기술(IT) 업체들의 도전, 테슬라와 같은 신생 기업의 시장 진출 등의 경쟁을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래리 니츠(Larry T. Nitz) GM(제너럴모터스) 글로벌 트랜스미션(변속기) 및 전기차 총괄 임원은 12일 조선비즈와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전기차 시장에 새로 진출하려는 기업이 많을수록 시장 규모를 빠르게 확대할 수 있고 소비자의 인식도 자연스럽게 바꿀 수 있다”며 “전 세계 소비자를 놀라게 할만한 전기차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경쟁사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시장조사기관 B3는 전 세계 전기자동차 시장이 2013년 394만대에서 2020년 1045만대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전망과 현실의 격차는 크다. 클린에너지장관회의(CEM) 산하 전기차 이니셔티브(EVI)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전 세계적으로 등록된 전기차는 66만5000여 대에 불과하다. 미국이 27만5104대(39%)로 가장 많았고, 일본과 중국이 각각 10만8248대(16%)와 8만3198대(12%)로 뒤를 이었다.

    전기차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업 간의 경쟁보다는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애플, 구글 등 IT업체들의 스마트카 시장 진출 효과로, 2016년부터는 전기차 보급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니츠는 “본격적인 순수 전기차 시장 확대 전에 대용량의 배터리를 사용하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시장 확대가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 같다”며 “향후 전기차가 어느 정도 보급될지 수치로 단언하기 어렵지만,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받아들이는 시점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GM이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순수 전기차 볼트(Bolt)의 모습 /한국GM 제공
    GM이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순수 전기차 볼트(Bolt)의 모습 /한국GM 제공

    니츠는 “GM이 내년에 출시할 목표로 개발 중인 순수전기차 ‘볼트(Bolt)’가 전기차 보급 확산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GM은 지난 2013년 경차 스파크를 이용해 전기차 스파크EV를 출시했다. 하지만 이 차량은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인 스파크를 개조한 수준에 머물렀다. 내년에 출시되는 볼트는 BMW i3처럼 전기차 플랫폼을 채용한 순도 100% 전기차다.

    볼트는 1회 충전으로 321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운전자의 운행습관에 따라 출퇴근용, 주말용 등 주행모드를 바꿔 달릴 수 있다. 가격은 3만달러 이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GM은 LG전자 (54,700원▲ 2,700 5.19%)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는 볼트 양산 시기에 맞춰 11종의 전기차 부품을 GM에 납품하기로 했다. 품목은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구동모터와 인버터, 배터리팩을 포함해 차내 충전기, 전동 컴프레서, 전력분배 모듈, 배터리 히터, 급속충전 통신모듈, 인포테인먼트 장치 등이다.

    니츠는 “LG는 GM과 오랜기간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고, LG화학이 2010년 주행거리연장차 볼트(Volt) 출시 때부터 배터리 셀을 공급해 왔다”며 “새로운 볼트(Bolt) 전기차 개발 과정 중 혁신적인 신차의 부품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파트너를 회사 바깥에서 찾게 됐고, 역량을 갖춘 LG와의 협력이 이뤄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GM은 지난 2011년 LG와 미래 전기차를 공동 개발한다는 내용의 전략 파트너십을 맺었다. 니츠는 삼성그룹과의 협력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미래 부품구매 계약에 대한 상세 내용은 대외비로 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니츠는 GM의 북미, 남미, 유럽, 아시아 엔지니어링 부문을 이끌며 트랜스미션 및 전기차를 책임지고 있다. 그는 GM의 엔진, 트렌스미션, 파워트레인, 차량제어, 하이브리드 및 전기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 38년간 일해온 자동차 전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