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참한 광경 보게 될 것” 경고 사흘 만에…北, 왜 연락사무소 폭파했나

Shawn Chase 2020. 6. 16. 23:16

 

신나리기자 입력 2020-06-16 20:55수정 2020-06-16 21:04

 

 

 

북한이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은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멀지 않아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고한 지 불과 사흘 만이다.
전직 정부 고위 관계자 등 북한 전문가들은 이번 연락사무소 폭파가 1차적으로는 북한의 대남 불만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은 “남한 정부의 반응과는 무관하게 대남 관계가 대적 관계로 전환됐다는 것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라며 “중재자로서 미국을 설득해 제재 완화도 얻어내지 못하고, 한국이 독자적으로 할 수 있을 줄 알았던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재개도 전혀 진척이 없자 불만과 불신, 분노가 한꺼번에 폭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의 협상 장기전을 내다본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11월 미국 대선이 지나고 협상이 빨라봐야 6개월 이후일 텐데 북한 입장에선 남북관계가 좋은 상황이라면 제재를 풀기 위한 협상력을 올리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1

이번 연락사무소 폭파는 김여정의 북한 내 위상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남북연락사무소 조치 가능성을 처음 언급한 인물도, 폭파를 공개적으로 지시한 인물도 김여정이기 때문이다. 대북 전단 살포를 비난했던 4일 담화에서 “있어야 시끄럽기밖에 더하지 않은 북남공동련락사무소 페쇄(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단단히 각오해둬야 할 것”이라고 한 것을 시작으로 다음 날 통일전선부 대변인이 “첫 순서로 남북연락사무소부터 철폐할 것”이라고 이어받았고, 9일 남북통신선 차단을 결정한 뒤 김여정은 13일 두 번째 담화에서 연락사무소 철거를 공식화했다.


연락사무소 폭파를 시작으로 북한이 언급했던 향후 조치들도 조만간 실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지원 전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서 “불안한 예측이지만, 북한이 금강산에서도 상징적인 일을 하리라 예측한다”고 밝혔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박지원 “북한이 금강산에서도 ‘상징적인 일’ 할 듯”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은 16일 “불안한 예측이지만 (북한이) 금강산에서도 상징적인 일을 하리라 예측한다”고 말했다. 금강산 지역에는 이산가족면회소와 소방대, 문화회관, 온천장, 면세점 등 정부 및 한국관광공사 소유의 자산과 동결한 금강패밀리비치호텔, 금강펜션타운, 해금강호텔 등 민간 소유 자산이 있다.

박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북한)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 발표 후 저는 ‘올 것이 왔다. 남북관계는 대단히 위태로워진다’고 진단했다”며 이같이 적었다.

통일부가 지난해 10월29일 언론에 공개한 금강산관광지구의 남측 시설 사진. 사진은 이산가족면회소. 통일부 제공

박 전 의원은 “북한 땅에서 일어나는 일에 우리가 과민반응할 필요는 없다. 거듭 남북은 6·15공동선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코로나19로 인해 경제가 어렵다. 우리도 재난기금을 지급하는 등 마찬가지이며 미국도 똑같다”며 “여기서 길을 찾아야 한다. 남북미 정상회담이 필요하다”고 했다.

 

앞서 북측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0월 23일(북한 매체 보도일) 금강산 시찰 과정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한 이후 ‘시설 완전 철거·문서 협의’를 요구해왔다. 다만 지난 1월30일 코로나19 방역에 집중하기 위해 금강산 시설 철거를 당분간 연기하겠다고 남측에 통보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6161720001&code=910303#csidx1db740f4267440182d8d35a7811e49a 

 

2년 만에 다시 '남북 소통→단절' 상징된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입력 : 2020.06.16 17:20 수정 : 2020.06.16 18:32

 

 

2년 만에 다시 '남북 소통→단절' 상징된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입력 : 2020.06.16 17:20 수정 : 2020.06.16 18:32

 

북한이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면서 ‘24시간 남북 소통 시대’의 상징인 연락사무소는 1년9개월 만에 사라지게 됐다.

 

개소식이 열린 2018년 9월14일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전경. |경향신문 자료사진

연락사무소는 2018년 4월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으로 태어났다. 개성공단 내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 건물을 남측이 97억8000만원가량을 들여 개보수, 그해 9월14일 개소식을 한 뒤 운영에 들어갔다. 연락사무소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남북 단절의 시대를 소통의 시대로 전환시킨 문재인 정부의 대북 성과로 평가됐다.

연락사무소엔 남북에서 15~20명 인원이 파견, 2층과 4층에 각각 근무했다. 주로 남북 당국 간 연락과 실무협의, 대화와 접촉을 담당하며 교류협력, 공동행사 등의 지원사업도 진행해왔다. 산림 및 보건·의료 협력 관련 분과 회담과 실무회의 등도 이곳에서 열렸다.

정상근무시간(오전 9시~오후 5시) 외에도 긴급한 사안이 발생하면 비상연락을 할 수 있게 했다. 민간단체 교류협력 지원과 경의선 육로를 통해 상대 지역을 왕래하는 사람들의 편의를 보장하는 역할도 맡았다. 연락사무소를 통해 남북이 주고받은 통지문은 지난달말 기준 총 132건이었다. 대북 통지문이 72건, 대남 통지문이 60건이었다.

 

설립 후 남측 천해성 소장과 북측 전종수 소장이 만나 주 1회 정례회의를 해왔지만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회의가 개최되지 않았다. 최근엔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1월부터 남측 인원이 모두 철수해 운영이 중단됐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6161720011&code=910303#csidxfb790c7a351f77a8aa70a0fe517bf36 


北 연락사무소 폭파 30분 뒤, 정부는 개성공단 전기 끊었다

[중앙일보] 입력 2020.06.16 19:38 수정 2020.06.16 22:00

 

16일 오후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청사가 폭파되고 있다. 국방부 제공=연합뉴스 

 


북한의 개성공단 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직후 정부가 개성공단으로 들어가던 우리 측 전기 공급을 차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정부 관계자는 “이날 오후 3시 20분께 전기 공급을 완전히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지 30여분 뒤다.  
 
개성공단은 건립 이후부터 남측에서 공급된 전기를 사용해 가동해 왔다. 지난 2007년 한국전력이 건설한 개성공단의 송·변전 설비를 통해서다.
 
이 전기는 개성공단의 옥외변전소인 평화변전소를 통해 공단으로 들어갔다. 평화변전소는 10만㎾급으로, 한전은 개성공단 가동 당시 3만∼4만㎾ 정도의 전력을 보냈었다.
 
정부는 지난 2016년 개성공단의 폐쇄 조치 이후 전기를 차단했다. 그러다 남북관계 전환에 따라 연락사무소 설치가 확정되면서 지난 2018년 8월 시범 가동을 통해 다시 전기 공급을 재개했다.
 
이후 연락사무소 운영을 위해 사용되는 모든 전기가 우리 측에서 제공됐다.
 
북한은 이날 오후 2시 50분께 연락사무소를 폭파 형식으로 파괴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北 연락사무소 폭파 30분 뒤, 정부는 개성공단 전기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