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남녀심리

"여자 둘, 고양이 넷이 함께 산다는 것"

Shawn Chase 2020. 3. 9. 16:57


"여자 둘, 고양이 넷이 함께 산다는 것"

완벽한 싱글 라이프를 즐기던 두 여자, 김하나와 황선우가 한집에 살게 되었다. 함께 대출을 받아 새 집을 구입하여 집을 꾸미고, 각자의 살림살이를 합쳐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를 이룬 것이다. 각자 키우던 고양이 둘씩, 도합 넷까지, 완벽한 가족으로. 제목부터 마음을 확 사로잡는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는 여자 둘, 고양이 넷의 동거기를 김하나, 황선우 각각의 시선으로 산뜻하고도 유쾌하게 풀어낸 책이다.

물건을 소유하는 일을 짐으로 여겨 최소한만 가지려는 사람과 쇼핑을 기쁨이자 스트레스 해소로 여겨 감당하지 못할 만큼 자꾸 사들이는 사람. 설거지와 청소.정리, 빨래 개기를 즐기는 사람과 각종 요리와 어지르기, 빨래 돌리기를 즐기는 사람. 앞쪽은 김하나, 뒤쪽은 황선우다. 많이 다르면서도, 영화와 전시, 책, 술을 좋아하고, 유머 코드가 비슷한 두 사람이다. 각자가 40년에 걸쳐 쌓아온 생활 습관 때문에 잦은 다툼이 일 때도 있지만, 유연하게 풀어내면서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되었다. 한집에 살게 되기까지의 과정부터 망원동의 집에서 함께 맞이한 여러 날들의 이야기, 다툼과 화해에 관한 현실적인 이야기들까지, 이 책에서 생생하게 들려준다. 1인 가구와 2인 가구의 장점을 모두 취해 사는 똑 부러지는 두 여자 김하나와 황선우, 그녀들의 다정한 공간과 알콩달콩한 삶의 모습을 관찰하는 일은 큰 즐거움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2019.02.19)


1인 싱글 가구 540만 명의 시대, 1인 가구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셰어하우스 등 다양한 주거 형태와 문화가 나타나고 있다. 인간 생활의 3대 기본 요소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집. 마음이야 잡지에 나오는 멋진 집에서 살고 싶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늘 가벼운 통장과 타협하며 애써 모른 척, 만족하는 척 합리화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말한다, 몇 년 후엔 좀 더 좋은 집에서 살 수 있겠지. 이런 우리에게도 지금보다 넓은 집, 마음에 드는 동네에 살 기회가 생긴다고 한다면 그것은 바로 결혼일 것이다. 그런데 결혼을 하지 않는다면? 영영 이렇게 작은 집을 전전하며 살 수밖에 없는 걸까?

여기 셰어하우스와는 또 다른, 새로운 대안의 삶이 될 수 있는 이들이 있다. 바로 김하나와 황선우. 완벽한 싱글 라이프를 즐기던 두 여자, 하지만 4인 가족이 기준인 이 나라에서 살아갈수록 아쉬웠다. 그래서 궁리했고, 각자 키우던 고양이 두 마리까지 함께 두 사람과 네 고양이가 한집에 살게 되었다.

각자의 싱글 라이프부터 함께 살게 되기까지의 과정, 둘이 살기 시작하면서 겪은 웃픈 에피소드들, 피할 수 없는 골치 아픈 문제와 그 해결 방법 등 결혼뿐 아니라 어떤 형태의 공동체든 한집에 사는 사람들이 겪게 될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가감 없이 담았다. 슬쩍 들여다보아도 생활의 질이 월등히 좋아졌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이들의 삶, 유니콘 같은 존재인 동네 친구와 함께하는 삶을 들여다보자.
목차

분자 가족의 탄생
혼자력 만렙을 찍어본 사람
이 사람이면 어떨까
타인이라는 외국
나를 사로잡은 망원호프
두 종류의 사람
그 아파트를 잡아라
태양의 여인
결혼까지 생각했어
쫄보에게 빌붙은 자
능숙한 빚쟁이가 되어라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대출금

인테리어 총책이 되다
내가 결혼 안 해봐서 아는데
자취는 언제 독신이 되는가
아무것도 못 버리는 사람
둥지 같던 너의 집
집요정 도비의 탄생
두 일생이 합쳐지다



'혼자 사는 게 잘 맞는다'는 말은 10년쯤 그 생활을 지속해본 후에 해야 할 말이라고 생각한다.
  • P. 17~18 여전히 나는 혼자 먹는 밥이 맛있고 혼자 하는 여행의 간편한 기동력을 사랑한다. 그런 한편으로 또 믿게 되었다. 혼자 하는 모든 일은 기억이지만 같이 할 때는 추억이 된다는 이야기를. 감탄도 투덜거림도, 내적 독백으로 삼킬 만큼 삼켜본 뒤에는 입 밖에 내서 확인하고 싶어진다.
  • P. 26~27 “친구들은 사회적 정서적 안전망이다.” 김하나가 늘 강조하던 이야기처럼 우리는 서로 의지하며 같이 살고 있다. 다른 온도와 습도를 가진 기후대처럼, 사람은 같이 사는 사람을 둘러싼 총체적 환경이 된다. 상대의 장점을 곧잘 발견하고 그걸 북돋아주는 김하나의 ‘칭찬 폭격기(김하나가 진행하고 있는 팟캐스트에서 얻은 별명이기도 하다)’적... 더보기
  • P. 78 이 나이가 되도록 결혼을 안 하고 있어서 좋은 점은, 세상이 말해주지 않는 비밀을 하나 알게 되었다는 거다. 그게 뭐냐면, 결혼을 안 해도 별일 아니라는 사실이다. 내가 결혼 안 해봐서 아는데, 정말 큰일 나지 않는다. 결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생길 수 있을 별일 큰일을 곰곰 생각해봐도, 앞으로 점점 더 결혼할 확률이 낮... 더보기
  • P. 115 사람은 혼자서도 행복할 수 있지만 자신의 세계에 누군가를 들이기로 결정한 이상은, 서로의 감정과 안녕을 살피고 노력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계속해서 싸우고, 곧 화해하고 다시 싸운다. 반복해서 용서했다가 또 실망하지만 여전히 큰 기대를 거는 일을 포기하지 않는다. 서로에게 계속해서 기회를 준다. 그리고 이렇게 이어지는 교전 상태가... 더보기
  • P. 148~149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는 옛말처럼 대가족이 되자 기쁜 일도 많아지고 슬픈 일도 많아진다. 한데 또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도 맞는 것 같다. 대가족이 되면서 일이란 생기게 마련이고 우리는 그것을 나누어 가질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거기서 오는 안정감이야말로 가족의 가장 큰 미덕이 아닐까. 가족의 형태가 어떠하든 간에 말이다. 우리는 서로 기대어, 또 종종 두 배로 기뻐하며 삶의 굴곡을 지날 것이다.  접기
  • P. 170 나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행복은 빠다야!’를 듣고 한순간에 기분이 좋아져버렸고, 역시 동거인은 단순하고 튼튼하고 밝은 사람이 최고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실, 동거인의 동거인은 나니까, 나부터 단순하고 튼튼하고 밝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빠다처럼 나를 확실히 행복하게 하는 게 뭔지를 평소에 알아두는 것도 ... 더보기
  • P. 212~213 누군가 우리에게 “집에 남자가 없어 아쉬울 때는 없어?”라고 묻는다면, “딱 한 번 그런 적이 있지”라며 이 사건에 대해 말해줄 것이다. 만약 우리 집에 저 코딱지만 한 윗집 남자보다 더 건장하고 젊은 남자가 있었다면 과연 그가 우리에게, 13년간 지하실에 있었던 마룻장으로 보수를 해주겠다는 소릴 할 수 있었을까? 보험회사 견적의... 더보기
  • P. 228 나는 간병인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던 동거인이 나의 주보호자로서 베풀어준 가장 큰 부분을 잊지 못할 것이다. 플라스틱 공 하나 띄우려 애쓰고 있는 내가 사실은 하프 마라톤을 몇 번이나 완주한 사람이라는 걸, 진통제에 멍해져 있지 않을 때는 재미있는 농담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걸, 방귀 뀌는 게 가장 중요한 임무인 지금의 내가... 더보기
  • P. 248 누군가와 같이 살게 되면서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는, 타인이 강력한 주의 환기 요인이라는 사실이다. 지나치게 골똘해지거나 불안에 잠식당할 확률이 현저하게 줄어든다. 과일 깎아 먹으며 나누는 몇 마디 얘기로도 어떤 울적함이나 불안은 나도 모르게 털어버릴 수 있고, 함께 살면 그 현상이 수시로 일어나 부정적 감정에 사로잡힐 겨를이 없... 더보기
  • ‘어떤 차이는 이해의 영역 밖에 존재한다.‘ - milibbong
  • ‘사람이 같이 살아가는 데 있어 꼭 같은 걸 좋아해야 할 필요는 없다. 어떤 사람을 이해한다고 해서 꼭 가까워지지 않듯, 이해할 수 없는 사람도 곁에 두며 같이 살아갈 수 있다. 자신과 다르다 해서 이상하다 이상하게 바라보거나 평가 내리지 않는 건 공존의 첫 단계다.‘ - milibbong
  • 함께 사는 사람, 같이 살아가야 하는 사람과의 싸움은 잊어버리기 위한 싸움이다. 삽을 들고 감정의 물길을 판 다음 잘 흘려보내기 위한 싸움이다. 제자리로 잘 돌아오기 위한 싸움이다.
    사람은 혼자서도 행복할 수 있지만 자신의 세계에 누군가를 들이기로 결정한 이상은, 서로의 감정과 안녕을 살피고 노력할 수밖에 없다. - milibbong
  • ˝둘만 같이 살아도 단체생활이다.˝
    동거인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서로 라이프 스타일이 맞느냐 안 맞느냐보다, 공동생활을 위해 노력할 마음이 있느냐 없느냐에 달렸을 것 같다. 그래야 갈등이 생겨도 봉합할 수 있다. - milibbong
  • 함께 산 지 2년쯤 지난 지금 우리는 거의 싸우지 않는다. 그동안 서로가 서서히 내려놓은 것은 상대를 컨트롤 하려는 마음이다. - milibbong
  • 한 사람이 진정으로 
    자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집 평수나 자동차 브랜드가 아니라 
    자신의 친구입니다.
    그 친구가 얼마나 잘 나가는지, 
    얼마나 힘이 있는지가 아니라
    친구가 얼마나 요리를 잘하는지
    누구는 또 얼마나 잘 얻어먹는지
    얼마나 잠을 잘 자고 얼마나 노래를 잘하며 얼마... 더보기 - 우민(愚民)ngs01
  • P. 18 혼자하는 모든 일은 기억이지만 같이 할 때는 추억이 된다는 이야기를 - 김또랑
  • P. 36 비슷한 점이 서로를 끌어당긴다면 다른 점은 둘 사이의 빈 곳을 채워준다. - 김또랑
  • P. 152 신비롭게도 인간은 자신을 위해서보다 다른 사람을 위해 더 부지런할 수 있는 존재다. 누군가와 함께 먹을 식사를 차린다면 무슨 힘에선지 국이라도 하나 끓이고 더운 찬이라도 한 가지 볶게 되는 것이다. - 김또랑
  • P. 271 평생을 약속하며 결혼이라는 단단한 구속으로 서로를 묶는 결정을 내리는 건 물론 아름다운 일이다. 하지만 그러지 않더라도 한 사람의 생에 주기에서 어떤 시절에 서로를 보살피며 의지가 될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충분히 따뜻한 일 아닌가. - 김또랑
  • p.111
    잘 산다는 건 곧 잘 싸우는 것이다. 타인과의 입장 차이와 갈등이 삶에서 빠질 수 없는 구성 요소인 이상 그렇다.

    p.115
    함께 사는 사람, 같이 살아가야 하는 사람과의 싸움은 잊어버리기위한 싸움이다. 삽을 들고 감정의 물길을 판 다음 잘 흘려보내기위한 싸움이다. 제자리로 잘 돌아오기 위... 더보기 - danzzan
  • 김하나는 자신의 지향점이자 캐치볼 위클리의 정신을 이렇게 밝히고 있었다.



    한 사람이 진정으로 자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집 평수나 자동차 브랜드가 아니라 자신의 친구입니다.
    그 친구가 얼마나 잘 나가는지, 얼마나 힘이 있는지가 아니라
    친구가 얼마나 요리를 잘하는지
    누구... 더보기 - 홍차
  •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데 밥을 얻어먹는 사람은 맛이 있느냐 없느냐를 감별하는 사람이 아니다. 비평할 자격이 주어지는 건 음식에 돈을 지불할 때밖에 없다. 그 경우에만 음식에 비해 가격이 적정한지 말할 자격이 생긴다. - galapagos55
  • 한 사람이 진정으로 자부심을 가져야 할 것은집 평수나 자동차 브랜드가 아니라 자신의 친구입니다.
    그 친구가 얼마나 잘 나가는지, 얼마나 힘이 있는지가 아니라친구가 얼마나 요리를 잘하는지누구는 또 얼마나 잘 얻어먹는지얼마나 잠을 잘 자고 얼마나 노래를 잘하며 얼마나약지 못했는지우리가 얼마나 많은 술을 마셨고 얼마나 어처구니없... 더보기 - stapelia
  • 한 사람이 진정으로 자부심을 가져야 할 것은집 평수나 자동차 브랜드가 아니라 자신의 친구입니다.
    그 친구가 얼마나 잘 나가는지, 얼마나 힘이 있는지가 아니라친구가 얼마나 요리를 잘하는지누구는 또 얼마나 잘 얻어먹는지얼마나 잠을 잘 자고 얼마나 노래를 잘하며 얼마나약지 못했는지우리가 얼마나 많은 술을 마셨고 얼마나 어처구니없... 더보기 - stapelia
  • 그런 한편으로 또 믿게 되었다.
    혼자 하는 모든 일은 기억이지만 같이 할 때는 추억이 된다는 이야기를. 감탄도 투덜거림도, 내적 독백으로 삼킬 만큼 삼켜본 뒤에는 입 밖에 내서 확인하고 싶어진다. - 등대
저자 및 역자소개
성별.태어난 해 : 여.1977년
부산 광안리 출신으로 열여덟 살에 바다를 떠나 서울로 왔다. 마포구 안에서만 여러 번의 이사를 거치며 1인 가구로 살아오다가 2년여 전부터 김하나와 2인 가구가 되어 넓은 집에서 고양이 네 마리와의 삶을 누리고 있다. 20년 동안 잡지를 만들었고 그중 대부분의 기간을 패션 매거진 <W Korea>에서 일했다. 지금은 에디터 시절 배우고 익힌 콘텐츠 제작과 큐레이션 기술을 다양하게 활용하며 일하고 있다.
성별.태어난 해 : 여.1976년
부산 해운대 출신으로 열아홉 살부터 서울에서 다종다양한 주거 형태를 거치며 살아왔다. 2년여 전부터 황선우와 함께 살며 전에 없던 안정감과 거친 풍랑을 동시에 맞아들였다. 요즘은 읽고 쓰고 듣고 말하는 사람으로 살고 있다. 『힘 빼기의 기술』, 『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 『15도』, 『당신과 나의 아이디어』를 썼고, 예스24 팟캐스트 <책읽아웃: 김하나의 측면돌파>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