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남녀심리

졸혼의 장·단점과 졸혼 정립 10계명

Shawn Chase 2020. 3. 9. 16:54


  • 입력 : 2017.07.31 19:58:32   수정 : 2017.07.31 20:00:22



영국 옥스퍼드대의 노년학 전문가인 새러 하퍼 교수는, 복지경제학자 윌리엄 비버리지가 지난 1940년대 영국에 노후연금을 도입할 당시 65세를 해당 연령으로 상정했지만(당시는 남성 육체노동자 절반이 70세 이전에 사망했었다) 현재 수명이 100세를 넘어서는 상황을 맞고 있는 만큼 은퇴와 노후 생활, 사회복지 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재평가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라는 결혼 서약도 재고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①

이런 상황에서 “다시 태어나면 지금의 남편과 결혼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10명 중 1명만이 동의하고 있음은② 졸혼 의향에 대한 기혼여성의 조사에서 아내의 과반수가 졸혼 의사가 있다고 대답한 내용들과 일맥상통하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불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졸혼이 이혼하는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 그리고 당사자들이 스스로 원해서 결행한 졸혼이라 하더라도, 혼자 됨에서 오는 불안과 외로움이 전혀 없지는 않을 것이다.③ 여기서 ‘외로움’이라는 것은 아마 떨어져 사는 배우자에 대한 연민의 정일 것이다. 아쉬움과 불안의 근원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돈과 관련된 노후대책과 만일 전원생활을 한다면 마을과 떨어져 사는 방범 상에서 오는 불안, 그리고 혼자라는 근원적인 고독, 즉 외로움의 엄습이다. 그리고 오랫동안 함께 하면서 의지해왔던 배우자와의 관계, 자녀들과 함께한 추억, 그리고 절약과 대출로 마련했던 정든 집을 떠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졸혼의 계획을 짤 때, 지금은 우리가 각각의 싱글 라이프를 추구하기 위해 잠시 떨어져 지내지만 언젠가는 다시 함께 할 ‘귀향(가)’ 계획도 함께 설계해둘 필요가 있다. 즉 졸혼 한 후 아내(남편)의 인생 계획에서 ‘남편(아내/가족)에게로 돌아가는 것은 언제인가?’라고 말이다.

졸혼 후의 삶이 진행 중이더라도 해를 거듭함에 따라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노년기에 접어든 부모의 간호 등 인생사에서 새로운 문제는 언제든 나오기 마련이다. 나 자신뿐만 아니라 떨어져 살고 있는 배우자의 상황도 고려하면서 유연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④

① 이혼 사태를 진정시키는 충분한 여과장치

사실 이혼이라는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기 전에 좀 더 냉정하게 사태를 파악하는 시간이나 기회를 가졌다면 현재의 이혼 상황을 피했을지도 모른다. 소셜데이팅 울림 세상이 돌싱 남녀 1023명(남: 673명, 여: 350명)을 대상으로 ‘졸혼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설문 결과 돌싱 남녀 모두 “일정 기간이라면 좋다(남:41.9%, 여:42.6%)”를 1순위로 선택했다.

이런 선택에 대해 울림 세상 관계자는 “실제 돌싱들 가운데는 이혼 결정을 너무 쉽게 한 게 아닌지 후회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졸혼을 통해 혼인관계를 완전히 끊지 않고 각자 독립된 개인생활을 하면서 서로에 대해 돌이켜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⑤

물론 이 경우 본래 모습의 졸혼, 즉 결혼 관계를 훼손하지 않은 상태에서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고 실현시키기 위해 상대방의 동의와 배려 속에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졸혼 형태와 다른 ‘비자발적 졸혼’(이혼 직전 도피처)의 형태를 띠겠지만 현재의 이혼 심경을 서술한 내용으로 봤을 때 ‘졸혼’이 당시의 이혼 사태를 진정시키는 충분한 여과 장치가 될 수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남자들이 결혼 실패 사유를 솔직하게 고백하다”의 내용을 미루어 본다면 필자의 이러한 생각에 대부분 동의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여기 그 내용의 몇 가지만 함께 검토해보자.⑥

△난 전처를 아직도 사랑한다. 그녀와 함께 있다면 좋겠다. 그녀도 같은 마음인듯싶은데... 우리의 과거 때문에 혼란스러운 것 같다. 날 다시 받아줬으면 좋으련만... 더 나은 나를 그녀에게 증명하고 있는데 말이다. △전 아내를 만날 때마다 지금도 사랑하고 그리워한다는 말을 참기가 정말 어렵다. △전처는 아이 때문에라도 친구로 지내자고 한다. 그런데 그녀를 아직도 사랑하는 내겐 얼마나 큰 고통인지 모르는 것 같다.

△진심으로 전 아내를 지금도 사랑하고 그리워한다. 이혼한 지 1년이 돼서야 결혼이 사랑만으로 유지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난 아직도 전처를 사랑하는데, 그래서인지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안 선다. △오늘처럼 우울할 땐 이혼을 후회한다. 당시에는 아플 정도로 불행하다고 느꼈지만 말이다.

사실 졸혼의 가장 큰 장점은 이혼을 한 것은 아니지만 마치 독신 시대로 돌아온 것처럼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부부가 떨어져 살아보니 새삼스럽게 깨달을 수 있는 것이 많이 있기 때문에⑦ 위의 사례와 같은 이혼은 대부분 진정시킬 수가 있었을 것이다.

② 졸혼의 장 ․ 단점

`MBC 스페셜`이 후지TV와의 공동 기획을 통해 우리 시대 부부 관계의 현실과 문제점을 짚어보고, 변화해가는 사회에 맞춰 진화하는 결혼의 미래를 예측해 볼 다큐멘터리 2부 `新 부부관계, 따로 또 같이`를 방송했다.

1부로 방송된 `결혼, 쉼표를 찍다`에서는 실제 `졸혼` 상태로 살고 있는 부부들의 이야기를 통해 `졸혼`의 개념을 정립하고 배경에 대해 살펴봤다면, 2부에서는 `졸혼`을 체험하는 이야기를 통해 `졸혼`이 새로운 결혼의 모습이 될 수 있을 것인지를 살펴보는 내용이다.

동시에 `MBC 스페셜`이 전국의 결혼 20년 차 이상의 기혼자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배우자와 떨어져 지내는 기간을 갖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48%와 34%가 각각 “가끔 있다”, “있다”라고 응답해, 중년부부의 82%가 배우자와 떨어져 지내는 생활에 긍정적이라는 것을 보여줬다.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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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혼의 장점

졸혼의 가장 큰 장점은 자신 인생의 후반전에 새로운 삶의 활력소를 불어 넣게 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부부로 생활하고 있었을 때 포기했던 것에 도전할 수 있고, 남편(아내)과 떨어져 살다 보니, 재차 인연의 깊이를 확인할 수 있고, 남은 인생에 대해 더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⑨

>자기 인생의 후반부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 - 가장 큰 장점은 자신 인생의 후반전에 들어와서 자기주도적 삶을 살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가정을 유지하는 데 들인 희생과 노력을 생각한다면 그것을 이혼의 형태로 무산 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졸혼의 선택은, 오랜 결혼 생활에서 드러난 자신의 소망을 실현시켜 나가려는 적극적인 자세이다.

>배우자와의 관계를 재설정, 좋은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 오랜 결혼 생활로 사랑은 다 방전되고, 남은 것은 불만과 원한만 쌓이게 된다. 졸혼은 이런 배우자로부터 거리를 둠으로써, 쌓여 있던 불만이 어느 날 폭발하여 이혼으로 치닫는 뇌관으로 작용할 잠재적 소재를 원천적으로 차단시킨다. 또 떨어져 지내는 시간은 새로운 관계 형성의 기반을 모색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존재의 가치를 증명하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부재를 통해서다." 라는 드라마의 한 대사는 설득력 있는 논리이다.⑩

사회문제 관련 한 전문가는 “졸혼은 각자의 사생활이나 취미, 활동을 존중하므로 싱글과도 같은 삶을 살수 있다는 최대 장점이 있다”면서 “배우자와 분리된 삶을 살면서, 자존감이 높아지고 상대방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어 졸혼 후 다시 결혼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밝혔다.⑪

>가족 인력의 이동 시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다. - 본가나 처가의 가업승계 혹은 부모의 병간호 등의 이유로 남편과 아내가 본가 혹은 처가로 복귀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 수 있다. 또 부부가 상의하여 본가나 처가의 복귀를 계기로 계속 고향에 남는 경우에도 우리는 이를 결코 ‘별거’ 또는 ‘이혼’이라 하지 않고 졸혼이라고 부를 수 있다.

대체로 졸혼의 결과로 우리는 자신만을 위한 자유로운 시간을 만끽할 수 있고, 간섭받지 않고, 배우자로부터 오는 스트레스 없는 삶을 살 수 있으며, 동시에 서로의 소중함을 재인식할 수 있는 계기에 큰 기쁨을 느낀다.

▷ 졸혼의 단점

졸혼의 매력적인 부분이 많이 거론되다 보니 반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졸혼의 단점이 소홀히 다루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것은 졸혼으로 인한 수년 동안의 별거생활로 인해 부부 중 하나가 불륜 등의 도화선을 가지고 있고, 어느 날 그것을 발화시켜 ‘이혼을 하고 싶다’고 말하기 시작했을 때 벌어질 일들을 상상해 보면 된다.

졸혼개념이 정착되기 전까지는 졸혼이 원인이 되어 예상과 달리 결혼생활이 파탄 났을 경우, 대서특필 수준의 관심 증폭을 유도하면서 새로운 논란거리임을 부각시키는 관심 표명이 예상될 수 있을 것이다.

> ‘이혼’으로 가는 수순으로 악용될 수 있다. - 졸혼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다. 이혼에 동의하지 않고 조정이나 재판으로 발전하는 경우 장기간의 졸혼(또는 ‘비자발적 졸혼’의 경우)기간이 그냥 별거로 간주 "이미 혼인 관계가 파탄했다"라는 판단의 빌미가 될 수 있다. 그 때문에 상대가 불륜을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위자료 등을 청구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⑫

일부 법률전문가들은 결혼의 의무를 들어 ‘졸혼’ 풍습에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그들은 “결혼의 의무 중에는 ‘동거’ 항목이 있다. 별거는 결혼의 의무를 저버리는 일이 될 수도 있다.”라며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에는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⑬

>경제적인 부담으로 생활수준이 떨어질 수 있다. - 졸혼의 가장 큰 단점은 돈이 많이 드는 것이다. 졸혼을 선택하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쪽이 상대에게 생활비를 지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졸혼은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보내는 것에 분명 한계가 있다.⑭ 그래서 백일섭씨의 졸혼 생활을 보고 중년층 시청자들은 “저렇게 집 마련하고 따로 살려면 졸혼도 돈이 있어야 한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를 어떻게 생각할까.

“실제로 그런 부분들이 많기는 해요. 그래서 한 집에서 각자 방을 따로 쓰면서 생활비도 각자 벌어서 쓰고, 생활도 각자 해나가는 부부들이 많아요. 서로 터치하지 않으면서 생활규칙을 정해 말 그대로 한 집에서 사는 사이가 되는 거죠. 예전에는 이 같은 경우를 ‘쇼윈도 부부’라고 부르기도 했어요.” (이병철, 이혼 플래너)⑮

>질병이나 사고시 의지할 사람이 근처에 없는 것이 불안하다. -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가장 믿고 신뢰할 수 있는 부부가 한집에서 살지 못하고 떨어져 산다는 게 현실이다. 사실 부부는 정서적 육체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상이다.

그리고 건강하고 행복한 관계는 건강하고 행복한 두 사람이 필요하다.(A healthy and happy relationship requires two healthy and happy individuals).⑯ 하지만 졸혼은 물리적 공간을 분리하여 싱글 라이프를 선택하는 삶이다.

>체면에 신경 쓰인다. - 외부로 봤을 때는 마치 이혼해서 혼자 사는 사람으로 오인받을 수도 있다. 이는 부부 동반 모임 등에서도 불편할 수가 있다. 우리의 경우 ‘쇼윈도 부부’라는 말을 쓸 정도로 보이는 모습에 신경을 쓰는 상황인데, 따로 혼자서 떨어져 산다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가 있다.

>새로운 ‘고독’에 적응해야 한다. - 비록 내가 원해서 결행한 졸혼이라 하더라도 종종 피곤 후에 몰려오는 외로움에 대한 면역력을 갖기는 쉽지 않다. 사람에 따라서 외로움에 취약한 사람이 있다. 이를 배우자 상호 간에 눈여겨보고 관찰해야 한다. 왜냐하면 고독은 인간을 해치기 때문이다.

그리고 타인 관계로 있는 것, 소원(疎遠)케 되는 것, 분리, 고립해 되는 것만큼 인간을 고독하게 만드는 것은 없다. 독방 감금은 감옥에서 사람에게 내릴 수 있는 가장 혹독한 벌이다.⑰ 고독이 우리 자신에 대해서 말해 주는 것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동생활을 하도록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다. 고독에 대한 해독제로서의 인간적 친교의 진실이야말로 우리의 주요 관심사가 될 것이다.⑱

졸혼은 바로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정서적 물리적 공간으로부터 떨어져 지내는 것이다. 고립되고 소원케 되는 것이 새로운 침울(우울)의 원인이 되거나 새로운 중독(컴퓨터 게임, 기타 약물 혹은 도박)에 빠져드는 트인 계선이 되지 않도록 관찰 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

졸혼으로 인한 단점의 불안보다 졸혼을 유지함으로써 얻어지는 혜택의 매력이 우위에 있는지 판단 여부는 졸혼을 실천 또는 논의하는 당사자들만 알 것이다. 이런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졸혼을 결행할 것인지 포기 할 것인지는 그들이 판단할 몫이다.⑲

하지만 대체로 시중의 반응은 우려스러운 반응이다. 그렇지 않아도 허약한 현재의 결혼 모습에 타격을 가하는 형국이라는 분위기가 대세이다. 무엇보다 졸혼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문제, 즉 돈 문제가 결부되고, 떨어져 사는 경우 외도 문제 혹은 불륜 문제에 그대로 노출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원생활을 한다면 떨어져 사는 경우 방범 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또 졸혼 개념의 ‘이슈화’는 당장 이혼까지는 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부부가 떨어져 살아야 하는 이유(?)를 하나 더 만들어 주는 구실이 된다.

예를 들면 아이들 조기유학으로 인해 유학 현지에서 생활하는 ‘자녀+모(母)’ 와 학비 등을 부담하며 고국에서 떨어져 생활하는 부(父)의 경우, 방학 등을 통해 몇 년 만에 모처럼 만나는 가족...... 결국 서로 낯설어 하면서 이혼으로 막을 내리는 경우가 주변에서는 이젠 흔히 보는 문제가 되어 버렸다. 물론 졸혼의 경우 대부분 자녀가 성장한 후 생애 후반기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하더라도......‘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사실을 졸혼의 가늠자로 삼아야 함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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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혼 정립 10 계명

▶ 졸혼이 갖는 의미

1. 졸혼은 노년의 삶에서 황혼이혼의 회피 수단이 될 수 있다.

결혼의 막다른 골목이 이혼이었다면, 졸혼은 그 우회로 즉 혼인과 이혼 사이 출구 역할을 할 것이다.

2. 졸혼은 21세기 ‘흰머리 청년’들, 즉 액티브 시니어들의 꿈을 실현하는 물리적 시간의 ‘공간’이 있음을 인식 시켜준다.

정년퇴직 후 남은 30~50년간 인생은 분명히 존재하며, 이 인생 후반기에 ‘자신의 주도적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와 목표를 우리에게 압박한다. 이 시기에 주어진 시간은 ‘잉여’가 아닌 ‘본질’이다. 삶의 교훈은 진정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것이다.

3. 졸혼은 청장년들에게 미래 삶에 대한 비전을 제공해 준다.

결혼생활 중인 30-50대의 경우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본인이 원하는 삶으로부터 멀어져 있는 상태라 하더라도, ‘졸혼’은 지금의 삶을 더욱 충실히 살아야 하는 동기를 제공해 준다. 퇴직 후 지금까지 살아온 만큼 또 살아야 하니까. 하지만 지금부터 어떻게 ‘졸혼 시기’를 대비해야 하는지를, 지금의 삶으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으므로.

4. 졸혼은 신혼부부가 각자 집에 거주하면서도 결혼이 가능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구축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기존 결혼 관계를 유지하는 상태에서 각자 살아가는 결혼의 모습이 졸혼이라면, 그 관계를 신혼 초기에 적용하지 못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한국적 특수상황 - 집값· 안정된 직장· 장거리 출퇴근에 따른 피로 누적 등등 - 은 특히 젊은 세대들이 결혼하면서 빚더미에 내몰리게 한다. 졸혼은 신혼부부들이 결혼하더라도 각자의 집에서 거주하면서 결혼의 가치를 공유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

▶ 졸혼 설계 10원칙

1. 부부간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

민법은 부부간에 동거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특히 상처가 있다면 치유하고, 문제가 있다면 해결한 후에 가족의 동의도 얻을 필요가 있다. 상처의 치유 없이 행한 졸혼은 이혼의 수순을 밟는 단계로 전락할 수 있다

2. 경제적인 형편이 선행되어야 한다.

졸혼은 두 가정을 운영하는 경우다. 가사 유지비가 두 배가 들어간다. 어느 정도의 경제적 자립은 필수다. 경제활동을 유지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3. 독자적으로 자립하는 힘을 갖춰야 한다.

졸혼은 실질적인 독신생활, 즉 싱글 라이프를 의미한다. 독자적인 신변처리 능력(세탁 청소 밥 짓기 분리수거 등)이 필요하다. 신변처리능력 여부는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된다.

4. 나름대로의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

졸혼 기간 중 봉사 여행 혹은 교육 등 어떤 삶을 살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어야 한다.

5. 기존 결혼 관계의 근간을 흔드는 사안에 대해 사전 합의 또는 동의가 필요하다.

새로운 이성과의 교제 및 거액 사업의 투자 등의 빌미는 상대에게 이혼의 빌미로 작용할 수 있다. 배우자 상호 간의 신뢰와 관련된 부분이다. 필요시 혼전 계약서처럼 ‘졸혼 계약서’를 작성한다.

6. 상황에 따라 ‘수시’ 또는 ‘일정 기간’ 동안,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가정 내 복귀’를 목표로 두어야 한다.

평소 소통하는 방법(메일/카톡/화상 전화 등)을 활성화하고, 주기적인 가족행사 모임을 계획한다. 졸혼은 가까이서 도울 수 있는 친밀한 존재와 떨어져 지내는 상황이다. 질병이나 사고시 근처에 의지할 사람이 없거나 외부에 이혼한 것처럼 보여 체면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이런 상황이 발생 시 수시 또는 일정 기간, 아니면 영구 복귀를 통해 부부와 가족으로서 역할을 다 한다. 졸혼 설계시 최종적인 영구 ‘귀향(가)’ 시간을 못 박는 것도 한 방법이다.

7. 결혼 초기부터 생애설계를 통해 ‘졸혼 타임’을 설정하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100세 수명 시대이다. 하지만 상대방 동의가 필요한 게 졸혼이다. 이런 문제는 교제 초기 혹은 결혼초 함께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졸혼기간 목표 설정과 경제적 자립(특히 여성), 가사 수행(특히 남성)은 장기적인 계획이나 생활습관이 필요한 부분이다.

8. 단계적 졸혼 방식을 적용해 볼 필요가 있다.

졸혼을 위한 경제적 정서적으로 준비 시간이 더 필요한 경우에는 우선 부분적인 졸혼 방식(‘가정 내 별거’)을 통해 ‘역할 바꾸기(집안일) 연습’ 등 함께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9. 삶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을 높이는 계기로 생각한다.

‘별거’는 몸과 마음이 멀어져 상대로부터 일방적인 분리를 선언 한 것이지만, 졸혼은 상대의 ‘동의’를 통해 결혼 관계를 훼손하지 않는 상태에서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다. 비록 이런 취지와 다른 비자발적 졸혼(사실상 이혼 직전의 도피처)의 모습이라 하더라도 상대도 나와 같은 ‘불완전한 인간’임을 인식하고 자녀들이 있다면 자녀들을 위해서라도 졸혼을 통해 마음 치유 시간을 갖고 재결합의 계기로 활용한다.



10. 각 부부에 적합한 ‘구체적인 룰’은 수시로 만들어 나간다.

부부들이 처한 상황은 각각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실제 현장이나 여건에 맞는 ‘우리 부부에 필요한 규칙’은 수시로 생성 만들어 나간다.

<글 출처 및 인용 참고문헌>

①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100세 시대에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결혼 서약 변하나, 2017/05/31 , 내용 일부 요약정리

② [함인희 이화여대 교수], [함인희 칼럼] 왜 이혼 안 하시나요?, 이투데이 , 2017-05-25

③ 執筆者 手嶋 照沙(てしま・てれさ, 卒婚された夫はどうなるのか、妻に卒婚されない方法とは,リンクハウス, interstation.co.jp, 2014 년 9 월, 내용 참고 정리

④ 佐野敦子, シニア夫婦の「卒婚」、十分な準備を 「解を探しに」 私の居場所(2), 日本経済新聞, 2016/8/31

⑤ [이데일리 e뉴스 최성근 기자], `졸혼`에 대한 돌싱들의 생각은?, 2017.06.06

⑥ Brittany Wong, 남자들이 결혼 실패 사유를 솔직하게 고백하다, Huffington Post US, 2017년 01월 10일

⑦ 卒婚を選ぶ夫婦たち|熟年離婚ではなく結婚を卒業する新手法,『あなたの弁護士』(https://yourbengo.jp), 2017.03.21 , 내용 참고 정리

⑧ 명재국, MBC스페셜` 후지TV 공동 기획 `졸혼, 해도 될까요?` 2부, ` 新 부부관계, 따로 또 같이` 방송, 피디원, 2017.07.20

⑨ 卒婚を選ぶ夫婦たち|熟年離婚ではなく結婚を卒業する新手法, 위의 글

⑩ [OSEN=정소영 기자], `아이해` 이유리, 이준X김영철 비밀 알았다..정소민 취중고백 [종합], 2017/07/16

⑪김영권 기자, ‘졸혼’, 100세 시대 새로운 삶의 형태로 자리 잡나, nwtnews.co.kr , 2017.03.03

⑫ 卒婚の意味とルールを紹介! 離婚、別居との違いは?, Focus Core, 2016.02.06, 내용 참고 정리

⑬ 박영경 기자, 만년 부부들의 마지막 선택 `졸혼`, 조용하게 빠르게 확산, 시빅뉴스, 2017.04.06

⑭ 卒婚を選ぶ夫婦たち|熟年離婚ではなく結婚を卒業する新手法,위의 글

⑮ 박찬은 기자, [MBN] `아궁이` 중년부부의 ‘두 번째 선택’ 백년해로냐, 졸혼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매일경제, 2017.05.03

⑯ by Mark Manson, Relationship Advice: Every Successful Relationship Is Successful for ..., markmanson.net, December 8, 2016

⑰ 몰튼 T. 켈시, 관심 그리고 사랑의 실천, 천병욱 역, 예찬사(1994), p.214

⑱ D.H.스몰, 그리스도인의 결혼 설계, 전용원 역, 기독교 문서선교회(1990), p.31

⑲ 執筆者:サラ, 卒婚は同居や別居もルールがある!, per pervoi.pink, 2017 년 3 월 8 일, 내용참고 정리

[강희남 한국전환기가정센터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