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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안 나면 문 닫는다"... 韓·中에 밀린 日 조선·철강 잇단 구조조정

Shawn Chase 2020. 2. 11. 19:51


조선비즈 
  • 안소영 기자
  • 입력 2020.02.11 14:48 | 수정 2020.02.11 14:50

    일본의 조선·철강업계가 군살 빼기에 나섰다. 중국, 한국 등 해외 경쟁사와의 경쟁이 격화되며 실적이 악화하자 구조조정을 통해 이익을 내려는 목적이다.

    1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일본 조선사들이 수주 가뭄을 버티지 못해 사업을 포기하고 있다. 일본 조선업계는 한때 세계 시장에서 강자로 군림했다. 하지만 기술력 경쟁에서 한국에 밀리고, 중국과 주력 선박 기종이 겹치면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일본의 수주량 점유율은 2015년 28%에 달했지만, 지난해 13%까지 떨어졌다. 4년 전 일본과 점유율이 비슷했던 한국과 중국의 지난해 점유율은 각각 37%, 33%로 상승했다.

    일본 2위 조선업체 JMU가 운영하는 조선소 모습. /트위터 캡처
    상황이 악화하자 일본 조선업계는 사업재편까지 하고 있다. 일본 조선업계 2위인 재팬 마린 유나이티드(JMU)는 일본 교토부 마이즈루시에 있는 마이즈루사업소의 상선 건조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 앞서 수주한 물량은 내년 상반기까지 건조를 마치고, 군함 수리 조선소로 전환하게 된다.

    JMU뿐만 아니라 다른 조선소들도 사업을 재편하거나 축소하고 있다. 미쓰이 E&S홀딩스는 지바 공장의 대형 상선 건조를 중단하겠다는 계획을 작년 11월 발표했다. 미쓰비시 중공업도 주력조선소인인 나가사키조선소 고야기 공장을 오시마조선소에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 내 전방산업의 부진과 국내외 경쟁 심화는 후방산업인 철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 급등, 중국의 증산 등으로 부담은 계속 늘어나는 반면, 조선·자동차 산업의 부진으로 철강 수요는 줄고 있기 때문이다.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건설 부문도 살아나기 어렵다.

    일본 1위 철강사인 일본제철은 최근 고로·열연공장 가동 중단 등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상황이다. 일본제철은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4400억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 창립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적자다.


    일본제철은 생산과잉이 수익성을 악화시킨다고 보고, 보유한 15개 고로 중 4개를 2023년까지 순차적으로 폐쇄할 계획이다. 폐쇄 예정 고로는 와카야마현 와카야마시(1기), 히로시마현 구레시(2기), 후쿠오카현 기타규슈시(1기) 등 지역에 있는 고로다. 일본제철은 이번 결정이 조강 생산 능력을 
    500만톤(10%) 줄이고, 1000억엔의 수익개선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철강업계에서는 일본의 구조조정이 성공할 수 있을지, 추가로 구조조정이 나올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닛케이 신문은 일본제철의 소식을 전하며 "일본제철뿐 아니라 JFE스틸과 고베제강도 과잉생산으로 수익성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구조조정과 설비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