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경영

[김과장 & 이대리] 1000원도 다시 보는 '짠테크족' 직장인

Shawn Chase 2019. 10. 8. 21:50


입력2019.10.07 17:19 수정2019.10.08 02:48 지면A26


'걷기 앱'으로 적립금 쌓고
거스름돈은 '강제 저축'

"티끌 모아 티끌이라고?
1년에 수십만원 아꼈죠"
직장인 김모씨는 한 달 전부터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재테크하는 ‘앱테크(앱+재테크)’에 푹 빠졌다. 그는 오전 8시 휴대폰 잠금화면의 광고를 보며 회사로 향한다. 광고 앱을 설치한 뒤로 광고를 볼 때마다 쇼핑몰 포인트가 쌓인다. 오후 2시엔 퀴즈 풀기 앱을 켠다. 하루 한 문제씩 정답을 맞히면 적립금 50원씩 얻는 재미가 쏠쏠하다. 잠들기 전에는 걷기 앱을 실행해 얼마나 걸었는지 확인한다. 하루 1만 보씩 나흘을 걸으면 통신비 3000원을 깎아주는 앱이다. 그는 “재테크 관련 앱만 네다섯 개 사용하는데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앱을 활용하면 한 달에 1만원 이상 생긴다”고 말했다.

구두쇠처럼 아껴 돈을 모으거나 투자하는 ‘짠테크’가 김과장 이대리들 생활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경기 불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초저금리 시대에 목돈 만들기가 마땅치 않은 점도 한몫했다. 불경기 탓에 1000원이라도 아끼고, 모으고, 불리려는 직장인의 사연을 들어봤다.
[김과장 & 이대리] 1000원도 다시 보는 '짠테크족' 직장인

첫 시작은 소비 줄이기

‘절약은 최고의 재테크’라는 말에 따라 김과장 이대리도 소비부터 우선 줄인다. 한 광고회사에 다니는 하 사원(29)은 이달 초 가로세로 길이 50㎝ 대형 달력을 하나 장만했다. 그는 이 달력에 하루 생활비를 담은 봉투 30여 개를 날짜마다 붙여 놨다. 그러곤 출근 전 하나씩 봉투를 뜯어 하루 생활비로 쓴다. 이른바 ‘봉투생활법’이다. 한 달에 하루는 돈을 쓰지 않는 ‘노(no) 머니데이’로 정했다. 이날은 교통비, 식비를 빼고 1원도 쓰지 않는다. 매달 월급통장에서 빠져나가는 신용카드 값을 줄이기 위한 ‘극약 처방’이다. 그는 “매일 봉투에 담긴 돈만 쓰다 보니 예전보다 생활비를 30%는 아끼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