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정치

조국펀드 투자사, 서울 전철 이어 전국 버스 와이파이 사업 따냈었다

Shawn Chase 2019. 9. 4. 23:12


조선일보



입력 2019.09.04 03:00

[조국 의혹 확산]
작년 버스 사업 발주했던 한국정보화진흥원장은 친문 인사
취임 한달뒤에 공고 내고 조국펀드 운용사 컨소시엄을 선정
두 사업 모두 기술력 이유로 결렬… 야권 "親文이 수주 입김"


'조국 펀드'와 코링크PE(펀드 운용사)와 함께 서울 지하철 공공(公共) 와이파이 사업권을 확보했던 PNP컨소시엄이 작년 7월 자회사를 통해 전국 시내버스 공공 와이파이 사업권도 따낸 것으로 3일 확인됐다. 당시 PNP의 자회사인 메가크래프트는 와이파이 서비스 기술이 부족했음에도 통신업계 대기업인 KT를 제치고 455억원 규모의 사업권을 획득했다. 공공 와이파이 구축 사업과 관련해, PNP가 서울시 사업을 넘어 전국 단위 사업에도 손을 뻗쳤던 것이다.

하지만 PNP 측이 수주한 서울 지하철과 전국 시내버스 와이파이 사업은 모두 기술력 부족 등을 이유로 이후 사업권이 취소됐다. 야당은 "PNP가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었던 과정이 석연치 않다"며 "친문(親文) 핵심 인사의 영향력이 작용했기 때문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조국 펀드' 와이파이 사업 흐름도


메가크래프트는 지난해 정부가 주도한 '전국 시내버스 공공 와이파이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모회사인 PNP는 코링크PE와 조국 펀드가 인수한 웰스씨앤티가 서울 지하철 공공 와이파이 사업과 관련해 얽힌 곳이다. 여기에는 여권 전직 보좌관들이 PNP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정치권과 통신업계에 따르면, 버스 와이파이 사업은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발주했다. 입찰 공고와 선정 시기는 친문 인사인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 원장 취임 직후 이뤄졌다. 문 원장 취임 한 달여 뒤인 작년 5월 NIA는 대구지방조달청을 통해 사업 입찰 공고를 냈다. 버스에서도 통신비 부담 없이 와이파이를 무제한 이용하도록 지원하는 해당 사업은 '가계통신비 인하'를 내걸었던 문재인 정부 국정 과제였다. 지난해 9월 버스 4200대로 시작해 내년까지 전국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내용이었다.

메가크래프트는 경쟁사였던 KT를 제치고 버스 와이파이 사업자로 최초 선정됐다. 모기업인 PNP의 한 인사는 평소 "가계통신비 인하가 이 정부 최대 화두"라며 "사업권 획득을 위한 걸림돌은 대기업과의 충돌인데 여러 방법을 동원해 해낼 수 있다"고 말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 펀드와 코링크가 PNP와 손을 잡은 것도 그런 배경을 믿었기 때문 아니냐는 게 PNP 주변 인사들의 얘기다.

그러나 NIA와 PNP 간 협상은 이후 기술 부족 등 이유로 결렬됐다. 지난해 11월 2순위였던 KT가 계약을 따냈다. 메가크래프트 측은 "KT가 협상을 방해해 계약이 무산됐다"며 계약체결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다. 하지만 대구지법은 올 3월 "메가크래프트의 사업 결렬은 KT의 방해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고, (NIA와의) 기술 협상 과정에서 서비스 제공 방식 등에 대한 기술 자료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야권에선 법원 결정처럼 PNP가 관련 기술력이 부족한데도 이 사업권을 최초 따낼 수 있었던 배경에 정치적 연줄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진흥원의 문 원장은 아프리카TV 창업자로 여권 내 대표적 친문 인사로 꼽힌다. 민주당에서 2011~2012년 인터넷소통위원장, 2016년 디지털소통위원장을 맡았고 김근태 전 의원 재단 부이사장, 노무현재단 운영위원 등을 지내며 여권 핵심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문 원장이 2012년 19대 총선에서 경기 고양 덕양을 예비후보로 출마했을 때 당시 서울대 교수였던 조국 후보자가 문 원장 지지글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야권 관계자는 "조국 펀드가 정부 주도의 관급 사업을 겨냥해 만들어진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조국 가족의 펀드 운용사인 코링크PE와 이 회사의 투자처들은 인력·자금·부동산 등을 공유하며 문재인 정부 국정 과제를 다루는 관급 사업을 따내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국정 감사에서 여야 의 원들은 "메가크래프트가 어떻게 우선사업자가 됐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민주당 A의원은 "KT에 특혜성 기준이 적용된 불공정 협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메가크래프트 편을 들었다. NIA 관계자는 "이 사업은 문 원장 취임 전부터 준비했던 것으로 조달청에 의뢰해 사업이 진행된 것이라 문 원장은 평가 과정을 잘 알지 못한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9/04/201909040024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