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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해경 상황보고서 입수...軍 '딴소리'한 北목선 정박지·고장여부, 해경이 이미 다 알려줬었다

Shawn Chase 2019. 6. 20. 19:00




입력 2019.06.20 15:25 | 수정 2019.06.20 16:25


북한 목선 삼척항 입항 당일 오전 '해경 상황보고서' 단독 입수

해양경찰청이 지난 15일 아침 북한 목선(木船)이 군·경의 경계망을 뚫고 동해 삼척항 안에 들어와 부두에 정박한 채 발견됐다는 신고를 접수한 직후 곧바로 그 내용을 합참·해군작전사령부 지휘통제실과 청와대 국정상황실 등에 전파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해경은 또 이 목선이 삼척항 입항 전에 이미 기관 고장 수리를 완료했으며, 사건 당일 새벽 '자력(自力)'으로 삼척항에 입항했다는 삼척파출소 1차 확인사항도 합참·해작사·청와대 등에 전했다. 이와 함께 북 목선 발견 3시간여 만에 GPS(위성항법장치)플로터와 통신기를 보유한 사실을 확인해 합참 등에 통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5일 북한 선원 4명이 탄 소형 목선이 삼척항 내항까지 진입해 선원들이 배를 정박시켰다. 인근 주민들이 정박한 북한 선박을 촬영한 사진/독자 제공
지난 15일 북한 선원 4명이 탄 소형 목선이 삼척항 내항까지 진입해 선원들이 배를 정박시켰다. 인근 주민들이 정박한 북한 선박을 촬영한 사진/독자 제공


이는 군 당국이 지난 17일 "북한 목선을 삼척항 인근에서 접수했다"고 한 것과 배치되는 것이다. 군은 18일에는 "해경으로부터 방파제에서 접수했다는 상황을 전파받았다"고 했고, 다음날에는 "북한 목선이 삼척항 방파제 부두 끝에 접안했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삼척항 정박 사실을 왜 밝히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발견 지점과 이동 경로는 합동 심문 중이었기 때문에 밝히지 못했다"고 했지만, 합참은 이미 15일 오전 목선이 방파제 내에 정박한 사실을 해경으로부터 보고받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군 당국이 경계 실패 책임론이 제기될 것을 우려해 사건을 축소하려 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된다.

더구나 국방부는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첫 브리핑 당시) 해경 발표를 미처 알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미 해양경찰청의 초도 보고 당시 합참과 해작사를 포함해 청와대 등에도 이런 내용이 전파된 것으로 확인돼 거짓말 논란이 일고 있다.

본지가 국회 자유한국당 김정재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해경의 북한 어선의 삼척항 입하 당일 상황보고서. 문서 오른쪽 '전파처'에 청와대·총리실·국정원을 비롯해 합참 지휘통제실과 해작사 지휘통제실도 사건 발생 20여분 만에 주요 정보를 보고받은 것으로 돼 있다. /김정재 의원실
본지가 국회 자유한국당 김정재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해경의 북한 어선의 삼척항 입하 당일 상황보고서. 문서 오른쪽 '전파처'에 청와대·총리실·국정원을 비롯해 합참 지휘통제실과 해작사 지휘통제실도 사건 발생 20여분 만에 주요 정보를 보고받은 것으로 돼 있다. /김정재 의원실


◇해경, 15일 오전 7시9분 합참에 '삼척항 내 북 목선 정박' 전파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이 자유한국당 김정재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해양경찰청 상황센터 상황보고서 1~3보' 및 '동해지방해양경찰청 상황보고서 1~4보', '동해해양경찰서 상황보고서 1~4보'에 따르면 해경 측은 사건 초기부터 합참 지휘통제실과 해군 1함대 사령부, 청와대 및 국정원 등에 발생 상황을 상세하게 전파했다.

동해해양경찰서는 당일 오전 6시54분 해경과 국정원에 '삼척항 내 북선박 정박'이라는 제목으로 '15일 시간미상 경, 삼척시 삼척항 내 북한 어선이 정박해 있다고 신고'라는 내용의 상황보고서 1보를 발송했다. 이같은 1보는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이 해군1함대 사령부에 즉각(6시54분 발송) 전달했다. 이는 북한 어선 입항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진 6시50분으로부터 4분 가량 지난 시점이다.

이어 해양경찰청 본부 상황센터에서 추가 취합된 정보들을 더해 오전 7시9분 합참 지휘통제실과 해작사 지휘통제실을 비롯해 청와대 국정상황실·위기관리센터 및 총리실, 국정원, 통일부 등에 관계 기관들이 수신한 해경 본부발(發) 1보를 보냈다. 이 본부발 1보 문서에는 '오전 6시50분 삼척항 방파제에 미상의 어선이(4명 승선) 들어와 있는데 신고자가 선원에게 물어보니 북한에서 왔다고 말했다고 신고 접수'라고 돼 있다. 또 '함경북도 경성에서 6월 5일 조업차 출항하여 6월 10경 기관고장으로 표류하다 6월 14일경 기관이 수리되어 삼척항으로 입항'이라면서 '선명(船名) ㅈ-세-29384, 목선'이라고 돼 있다. 사건 발생 불과 19분 만에 해당 어선의 주요 정보사항의 골자가 군 당국에도 입수된 것이다.

이어 추가로 확인된 정보들이 '2, 3, 4보'의 형태로 당일 오전 10시 8분까지 약 3시간여 동안 속속 전파되기 시작했다.

◇軍은 20일 브리핑서도 "해경 발표 미처 알지 못했다"

국방부는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삼척항으로 (목선이 들어왔다고) 이미 해경에서 발표했는데 왜 합참이 삼척항 인근으로 (발견 지점을) 바꿨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해경 발표에 대해서는 미처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경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목선이 삼척항 내 정박한 상태로 주민들에 발견된 사실은 이미 15일 오전 7시 9분 합참과 해작사 등에 전파됐다.

또 군은 처음에 북한 목선을 "삼척항 인근에서 접수했다"고 했었다. 마치 삼척항 앞바다에서 표류하던 북한 목선을 발견해 끌고 온 것처럼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기관 수리 시점에 대한 진위도 사건 초기에 파악된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의 15일 오전 7시9분 1차 상황 보고를 보면 이미 '6월 10일경 기관 고장으로 표류하다 6월 14일경 기관이 수리되어 삼척항으로 입항'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후 본부 2차 보고를 통해 '※정정 사항(북선원 기술)'이라며 '6. 14. 기관수리(정정 전) → 6. 13. 오후 기관수리(정정 후)', '6. 14. 입항(정정 전) → 6. 15. 06:30~40경 입항(정정 후)'라고 돼 있다. 기관 수리와 관련된 정보가 보다 정확하게 수정돼 전파된 것이다. 이 내용도 합참·해작사·청와대 등에 전파됐다.

◇해경 상황보고서에 신고자는 '51세 직장인', 파고는 '0.5m'

또 해당 선박을 112에 최초 신고한 사람은 삼척시에 거주하는 '51세(68년생) 남성 직장인'이라고 돼 있다. 이같은 내용은 10시8분에 해경 상황센터가 군과 국정원 청와대 등에 발송한 본부 상황보고서 3보 등에 명시돼 있다. 따라서 최초 신고가 어민 등으로부터 이뤄졌다는 군의 설명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난다. 또 상황보고서에 명시된 파고(波高)는 '0.5m'로 나와 있다. 또 '남동풍 4-6㎧', '맑음'이라고 돼 있다. 해당 지역 일각에서도 "당일 군의 설명만큼 파고가 높지는 않았다"는 증언이 일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북한 어선 입항 당시 파고가 최대 2m로 높아서 식별이 힘들었다는 군 당국의 설명에 대해서도 추가 검증 필요성이 제기된다. 합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선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그날 파고가 0.5m였고, 평균 파고는 0.2m였다'는 질문에 대해 "기상청에서는 특정 지역의, 근해 지역의 해양 부위를 통해서 이렇게 측정하는 것으로 안다"며 "그때(파고가 1.5m라고) 설명한 부분은 우리 해상에서 작전 중인 함정이 작전기상을 참고로 해서 말씀드렸고, 합동정보조사 결과에서도 당시 기상이 1.5~2m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해경 등의 초도 상황보고와 군 당국의 설명이 엇갈림에 따라 국방부 합동조사단의 조사도 이런 부분을 규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정경두 국방장관은 이날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사건 발생 이후 제기된 여러 의문에 대해서는 한 점 의혹이 없도록 국민들께 소상하게 설명드리겠다"며 "사건 처리 과정에서 허위보고나 은폐행위가 있었다면 철저히 조사해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했다.

본지가 국회 자유한국당 김정재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해경의 북한 어선의 삼척항 입하 당일 상황보고서. 문서 내 '확인사항'에 '북 선박 GPS플로터(밧데리연결) 1개, 통신기 1개 보유확인'이라고 돼 있다. 또 '신고자 인적사항'에 '김○○, 68년생, 거주지 삼척시, 회사원'이라고 돼 있다. /김정재 의원실
본지가 국회 자유한국당 김정재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해경의 북한 어선의 삼척항 입하 당일 상황보고서. 문서 내 '확인사항'에 '북 선박 GPS플로터(밧데리연결) 1개, 통신기 1개 보유확인'이라고 돼 있다. 또 '신고자 인적사항'에 '김○○, 68년생, 거주지 삼척시, 회사원'이라고 돼 있다. /김정재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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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20/2019062002043.html



北어선 해상서 밤새고 삼척항 정박…군·경은 몰라



野 "누구한테 책임 묻나, 정경두 물러나야"···해임건의안 추진



입력 2019.06.20 11:18 | 수정 2019.06.20 11:29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20일 최근 군·경의 경계망을 뚫고 동해 삼척항을 통해 귀순한 '북한 목선 사건'과 관련해 국회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정경두 국방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내겠다고 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북) 어선에 무장공비가 타고 있었다면 어쩔 뻔했는가"라며 "너무나 공포스럽고 오싹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방장관은 이번 사건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는데 누구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것인가"라며 "국민들은 이 정권에 책임을 묻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라의 안보는 그 나라 대통령의 안보의식을 보여준다"며 "우리 군의 경계 태세를 원상 복구해야 한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정책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대해 분명하게 책임을 져야 한다"며 "정경두 국방장관을 즉각 해임하고, 은폐·조작과 관련된 책임자 전원을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또 "안보 무능 세력에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다"며 "북한 어선 발견 경위를 놓고 (국방부가) 거짓 브리핑을 반복한 것은 중대한 범죄행위로, 은폐·조작 시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도 반드시 해야 한다"며 "바른미래당은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와 국방장관의 해임건의안 의결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범여권 성향의 민주평화당도 이번 사태에 대해 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초동단계 관련자에서부터 조사·보고 관련자와 국방부장관까지 철저히 수사하고 엄중 문책해야 한다"며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은 국방장관의 책임을 묻는 것은 물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국회는 국정조사를 통해 문제점을 철저히 규명하고 국민에게 소상히 알려야 한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20/2019062001173.html



北어선, 삼척항까지 흘러와 정박...주민 신고 때까지 군·경 몰랐다


입력 2019.06.18 16:50 | 수정 2019.06.18 21:11


북한 어민, 방파제 정박해 '북에서 왔다, 휴대전화 빌려달라'
합참 "北어선 탑승 어민 4명 중 2명은 귀순, 2명은 북 귀환"

11일엔 속초 앞바다서 北어선 표류… 軍, 그땐 구조상황 대대적 홍보 - 우리 해군 함정이 지난 11일 강원도 속초 동북쪽 161㎞ 해상에서 기관 고장으로 표류 중이던 북한 어선을 구조한 뒤 북측에 인계하기 위해 줄에 매달아 끌고 가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11일엔 속초 앞바다서 北어선 표류… 軍, 그땐 구조상황 대대적 홍보 - 우리 해군 함정이 지난 11일 강원도 속초 동북쪽 161㎞ 해상에서 기관 고장으로 표류 중이던 북한 어선을 구조한 뒤 북측에 인계하기 위해 줄에 매달아 끌고 가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지난 15일 동해안에서 발견된 북한 어선 1척은 강원도 삼척항 앞바다가 아닌 삼척항 부둣가에 정박한 상태로 우리 주민에 발견된 것으로 18일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북 어선에 탄 어민은 우리 주민과 대화를 나눴고, 일부는 부두로 상륙해 돌아다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어선을 발견하고 신고한 것도 애초 알려진 것과 달리 조업중인 어민이 아니라 부둣가 주민이었다. 북 어선이 삼척항까지 떠내려와 정박하도록 군·경의 감시망이 포착하지 못한 것이어서 해상 경계가 구멍이 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계 당국에 따르면, 이 어선은 지난 15일 오전 6시 50분쯤 발견됐다. 당시 군은 해경으로부터 '삼척항 방파제'에서 북한 어선이 발견됐다는 상황을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북한 어선과 관련한 설명을 하면서 '방파제' 관련 부분은 설명하지 않았다. 또 북 어선이 삼척항에서 얼마나 떨어진 곳에서 처음 식별됐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다. 다만 이 어선이 발견된 삼척항 인근에서 NLL(북방한계선)까지 최단거리는 130km라고 했다. 상황을 종합해보면, 북한 어선이 발견된 삼척항 방파제 근처에서 NLL까지 최단거리가 130km였다는 뜻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현지 주민들은 북한 어선을 발견해 신고한 사람은 삼척항에 있던 주민들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조업 중인 어민이 북 어선을 발견해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삼척항은 조업을 마친 어선들이 복귀해 북적이는 상황이었다. 삼척항 내 방파제 부두 암벽에 북한 어선이 정박해 있어서 우리 측 어민이 이 선박을 향해 "어디서 왔느냐"고 하자 "북한에서 왔다"는 답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우리 주민이 "북한 말투를 쓰는 수상한 사람이 있다"며 112신고를 했고, 주민 신고가 강원경찰청 112상황실로 접수돼 상황 요원이 삼척경찰서 상황실과 관할 지구대로 통보했다. 이와 동시에 동해 해경 삼척파출소에 통보됐으며, 출동 요원들이 삼척항 방파제에서 북 어선에 선원 4명이 탑승한 것을 확인했다. 해경은 신고된 지 40여분 뒤인 오전 7시 30분쯤 삼척항 인근에서 경비 활동 중이던 50t급 함정을 이용해 북한 어선을 보안 유지가 용이한 동해항으로 예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삼척항에 정박한 북한 선원 중 일부가 육지로 내려와 우리 어민에게 북한 말씨로 "북에서 왔으니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어민들이 우리 주민들과 대화를 나눴는지, 또 해당 북한 어선을 최초로 신고한 사람이 방파제 인근에 있던 어민이었는지 등 구체적인 표류 경위와 신고 당시 상황에 대해서 군 당국은 "조사 중"이라며 "정부합동심문이 조사중이어서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합참은 군·경의 감시망이 가동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소형 목선은 일부 레이더 탐지가 제한되는 점을 확인했다"며 "이 목선은 파고보다 낮고 기동이 없어 군 레이더에 제대로 포착되지 않았다"고 했다. 어선 발견 당시 동해상의 파고는 1.5∼2m였던 반면 북한 어선은 높이 1.3m, 폭 2.5m, 길이 10m여서 레이더에 미약하게 포착됐다는 것이다. 합참은 또 "만약 빨리 움직이는 표적이었다면 식별할 수 있었다. 당시 레이더 감시 요원들은 최선을 다했고, 특별한 근무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소형 목선이 NLL을 넘어 삼척항 부두 근처까지 접근하도록 군·경의 레이더 등에 포착되지 않은 것은 해안 감시 체계에 구멍이 뚫린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해안 경계는 해군·해경의 해상 레이더와 육군의 해안 감시망이 '3중(重)' 감시하는데 어느 한 곳에서도 발견하지 못했다면 경계 태세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선 2012년 동부전선에서 발생한 '노크 귀순' 사건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9·19 남북 군사합의로 해상 완충 수역이 설정된 것이 경계 약화를 가져온 것 아니냐고 했다. 9·19 군사합의는 우리 측 속초에서 북측 통천까지 약 80㎞ 해역을 완충 수역으로 설정하고 이 수역에서 포병·함포 사격과 해상 기동 훈련을 중지했다. 군 당국은 "해상 초계 작전 등 경계 활동엔 영향이 없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송대성 전 세종연 구소장은 "목선의 경우 레이더로 탐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은 맞지만 북한이 어떤 형태로 침투해오든 포착할 수 있어야 한다"며 "북한을 은밀히 감시하고 물샐 틈 없이 본다는 의지가 약해진게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한편 북한 어선에 타고 있던 어민 4명 중 2명은 이날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귀환했고, 나머지 2명은 귀순 의사를 밝혀 한국에 남았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18/2019061802144.html




北목선, 표류 아닌 '계획적 귀순'이었다...軍 축소 발표 논란



입력 2019.06.19 16:57 | 수정 2019.06.19 20:12


지난 15일 동해안 삼척항 인근에서 촬영된 북한 어선 사진. 이 어선에는 4명의 어민이 탑승했었다. 130km를 표류해 온 뒤 삼척항 방파제에 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 쪽에는 흰색 밧줄로 배를 묶어 정박시켜놓은 모습이 보인다. 우현쪽에는 배의 식별을 위한 것으로 보이는 붉은색 글씨가 쓰여있다. 배 안에는 장비와 옷가지 등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보인다. /독자 제공
지난 15일 동해안 삼척항 인근에서 촬영된 북한 어선 사진. 이 어선에는 4명의 어민이 탑승했었다. 130km를 표류해 온 뒤 삼척항 방파제에 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 쪽에는 흰색 밧줄로 배를 묶어 정박시켜놓은 모습이 보인다. 우현쪽에는 배의 식별을 위한 것으로 보이는 붉은색 글씨가 쓰여있다. 배 안에는 장비와 옷가지 등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보인다. /독자 제공


지난 15일 오전 강원도 삼척항에서 발견된 북한 어선이 기관 고장으로 표류해 삼척항까지 떠밀려 온 것이 아니라 귀순 목적으로 항해해 삼척항까지 접근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군 당국이 경계 실패 책임론을 의식해 사건을 축소하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군 당국의 최초 설명과 달리 새로운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 어선은 지난 9일 함경북도에서 출항해 10일 동해 북방한계선(NLL) 북방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 무리에 합류했다. 이어 11∼12일 위장 조업을 했고 12일 오후 9시쯤 NLL을 넘었다. 이 어선은 13일 오전 6시쯤 울릉도 동방 30노티컬마일 해상에서 정지했으며 오후 8시쯤엔 기상 악화로 표류했다.

이후 특정할 수 없는 시간에 최단거리 육지를 목표로 항해를 시작했고 오후 9시쯤 삼척 동쪽 2∼3노티컬마일에서 엔진을 끈 상태에서 대기했다. 날이 밝기를 기다린 이 어선은 15일 일출 이후 삼척항으로 출발해 오전 6시20분 삼척항 방파제 인근 부두 끝부분에 접안했다는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경계 강화중이었다는데 감시망 뚫려

해군과 해경은 북 어선이 NLL을 넘어 삼척항까지 항해해오는 동안 어선의 동태를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 동해상에서 미세한 흔적이 해안 감시 레이더에 잡혔으나 감시 요원들은 파도로 인한 반사파로 판단했다. 군의 해안선 감시용 영상감시체계가 삼척항으로 들어오는 소형목선을 약 1초간 2회 포착했고, 삼척항에서 운용하는 해양수산청과 해경 CCTV도 어선을 식별했지만 조업을 마치고 귀항하는 우리 어선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북한 어선이 NLL을 넘는 동안 이 부근에선 경비함 여러척과 P-3C 해상 초계기가 경계 작전을 하고 있었다. 군 관계자는 국회에 "당시 우리 군은 오징어 생업으로 인해 북한 해역에 약 400척 어선이 활동 중인 것을 인지하고 해상 초계기 세 척과 헬기를 투입해 평소보다 조밀한 감시능력을 증강해 활동했다"고 보고했다. 평소보다 경계작전을 강화했는데도 북한 어선을 식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해류에 떠내려온 것처럼 말하더니 엔진 기동 드러나

군 당국의 설명을 종합하면 북한 어선이 표류한 시간은 채 1시간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당시 군 관계자는 "북한 어선 발견 당시 우리 군의 해안감시레이더에 미세하게 포착이 된 부분이 있지만 파도가 일으키는 반사파로 인식했다"며 "정지된 표적이어서 특정한 표적인지를 인지하지 못했다. 움직여야 배인데 해류하고 똑같은 속도로 움직이면 파악하기 어렵다"고 했다. 마치 북한 선박이 항해하지 않고 떠밀려와 군과 해경이 레이더로 인식하지 못했던 것처럼 말한 것이다.

당시 '어선의 표류 경로가 어떻게 되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군 당국은 "설명하기 제한된다"고만 했었다. 하지만 이 어선은 15일 새벽 엔진을 끄고 날이 밝기를 기다리다가 엔진을 가동해 삼척항까지 들어왔다. 군 관계자는 19일 군 당국의 설명을 둘러싼 논란이 일자 "군 레이더가 해당 어선을 발견 못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 어선이 일부 해류를 이용해 흘러내려온 정황이 있다는 점을 말하는 과정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북 어선이 발견된 곳은 동해 NLL에서 최단거리로 130여㎞ 떨어진 해상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군 당국은 첫 발표에서 북 어선이 강원도 삼척항 '인근'에서 발견됐다고만 했을 뿐 삼척항 부두에 스스로 정박한 사실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발견 지점이 NLL에서 최단거리로 130km라는 수치는 맞는다"며 "삼척항 부두가 아닌 인근이라고 발표한 것은 해경으로부터 보고를 받았으나 조사가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포괄적으로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삼척항 인근서 발견됐다더니 삼척항에 버젓이 정박

함경북도를 출발해 아무런 제지 없이 삼척항에 정박한 북한 어선과 선원들은 15일 오전 6시50분쯤 부두에 산책을 나온 주민이 112에 신고하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신고자는 차림새가 특이한 북한 선원을 발견하고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고, 북한 주민들은 "북한에서 왔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주민 4명은 복장과 관계없이 민간인으로 1차 확인됐고, 대공 용의점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4명 중 2명은 최초부터 귀순 의도를 갖고 출발했다고 진술했고 나머지 2명은 본인 의 사로 북한으로 송환됐다"고 설명했다.

◇어선 폐기됐다더니 1함대에 보관중

통일부 당국자는 언론 브리핑에서 "어선은 선장의 동의를 받아 폐기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나 군에 따르면 현재 동해1함대에 어선은 보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선박은 길이 10m, 폭 2.5m, 무게 1.8t으로 28마력의 엔진을 장착했으며, 어구가 실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19/2019061902415.html



동해 구조 北선원 2명 판문점 송환…2명은 귀순


입력 2019.06.18 11:51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남측 지역을 감시하는 북한군./사진공동취재단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남측 지역을 감시하는 북한군./사진공동취재단


강원도 삼척항 인근에서 지난 15일 표류하다 구조된 북한 선원 4명 중 2명이 18일 판문점을 통해 북측에 귀환했다. 나머지 2명의 선원은 귀순 의사를 밝혀 남한에 남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우리 측은 오늘 오전 10시 판문점을 통해 귀환 의사를 밝힌 선원 2명을 북측에 인도했다"고 했다. 귀환한 선원 2명은 30대·50대 남성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본인의 자유 의사에 따라 2명은 귀순, 2명은 귀환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고 했다. 이에 따라 2명의 선원이 북측에 인도되지 않고 남측에 남았다. 귀순 선원들은 하나원 입소 등 탈북민이 거치는 절차를 밟게 된다. 표류 선박은 선장의 동의 하에 폐선 조치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이 나머지 2명도 송환하라고 요구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처리한다며 "본인의 자유의사가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군과 해경 등 관계 당국 합동신문조는 그간 선원들을 대상으로 표류 경위 등을 조사해 왔다.

앞서 선원 4명이 탄 북한 어선 1척은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표류하다가 지난 15일 오전 6시 50분쯤 삼척항 인근 바다에서 조업 중이던 남쪽 어선에 발견됐다. 이어 정부는 전날 오 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서 북한 선박 및 선원 발견 사실과 송환 계획을 북측에 통보했다. 이 때 일부만 송환한다는 계획을 북한에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5년 7월 동해 상에서 우리 해경에 구조된 선원 5명 중 3명이 귀순하자 북한은 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내고 남측이 이들을 '강제 억류했다'면서 전원 송환을 요구한 바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18/201906180124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