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가전

파운드리 수주 공들이는 삼성전자, 첫 타깃은 그래픽칩 강자들?

Shawn Chase 2019. 6. 15. 21:21

조선비즈

  • 장우정 기자
  • 입력 2019.06.07 11:43

    엔비디아 차기 GPU, 삼성전자 7나노서 생산될 듯
    삼성, TSMC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수주전 본격화

    세계 1위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 엔비디아가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최신 7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공정을 통해 차기 GPU를 생산한다는 소식이 흘러나왔다.

    그간 젠슨 황 엔비디아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최신 공정 전환은 없다"고 강조해온 데다 7나노 공정에서 많은 고객사를 보유해 안정적인 생산을 담보하고 있는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 대신 삼성전자를 택했다는 점 때문에 ‘깜짝 소식’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2030년 비메모리 1등,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35%’를 공언한 삼성전자가 최근 TSMC 대비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하며 공격적으로 영토 확장에 나선 것이 결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현재 건설 중인 화성캠퍼스 EUV 전용라인 전경. 삼성전자는 이 라인을 내년부터 본격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5일(현지 시각) 대만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지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내년 출시하는 차세대 GPU ‘암페어(Ampere)’를 첨단 극자외선(EUV) 장비로 운영되는 삼성전자 7나노 공정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경쟁사인 TSMC 대비 ‘싼 가격’과 ‘안정적 공급’을 약속한 것이 결정적 배경이 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현재 TSMC는 최신 7나노 공정에서 웬만한 대형 고객사 물량을 풀로 생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측은 공식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그간 두 회사가 GPU 관련 기술 협력을 지속해 왔기 때문에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말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퀄컴의 차세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칩(가칭 스냅드래곤 865) 수주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칩 또한 삼성전자의 EUV 7나노 공정에서 생산될 전망이다.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삼성전자는 자체 비메모리 생산 공장으로 주로 활용하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총동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엔비디아에 이어 전 세계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AMD와도 GPU 기술을 협력하기로 했다. 이들 설계자산을 자사 AP칩 성능 향상을 위해 활용하면서 동시에 향후 이들 칩 생산까지 수주하겠다는 전략이다.

    류영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포드·테슬라·아마존 등 자체적으로 칩을 제작하겠다는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파운드리 사업은 중장기적으로 매우 밝은 상황"이라며 "삼성전자는 TSMC와 유일하게 최신 공정을 내놓고 있는 만큼 그동안 부족하다고 꼽혔던 대형 고객사 칩 생산 경험을 하나둘 쌓아나간다면, 내년부터는 TSMC와 본격적으로 경쟁해볼 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체 점유율 19.1%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1위인 TSMC의 점유율은 48.1%로 격차가 큰 편이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TSMC 점유율을 뺏어오기 위해) 삼성전자가 경쟁력 있는 공정 비용을 제시하면서 파운드리 수주 경쟁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