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가전

삼성 vs TSMC 파운드리 `왕좌의 게임`

Shawn Chase 2019. 5. 14. 02:54
최초입력 2019.05.13 17:54:35
최종수정 2019.05.14 00:36:35

삼성전자 극자외선 활용해
5나노 미세공정 치고나가자
TSMC 5나노+로 반격
"2021년 양산…전력효율 우수"

삼성, 3나노 구체계획 곧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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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2030년 시스템 반도체(모바일AP·이미지센서 등) 1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핵심 사업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 기술 개발과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가운데 이 부문 글로벌 1위인 대만 TSMC도 최첨단 미세공정(회로 선폭을 줄이는 기술) 계획을 발표하는 등 경쟁에 불이 붙었다. 

적극적인 투자계획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는 미세공정 개발에 유리한 극자외선(EUV)을 먼저 활용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고, 수십 년간 글로벌 파운드리 산업을 이끌어 온 TSMC는 축적된 기술뿐만 아니라 튼튼한 생태계, 고객, 거래처 등에서도 강점을 갖고 있다.

13일 반도체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TSMC는 2021년부터 '5나노미터 플러스(5㎚+)' 미세공정 기술을 파운드리에 적용해 반도체를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지난달 16일 삼성전자가 EUV 기술을 기반으로 '5나노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해 내년께 양산될 것으로 예상되자 TSMC는 5나노 플러스를 발표한 것이다. 

나노 공정은 회로 폭을 ㎚(1㎚는 10억분의 1m)급으로 줄여 반도체를 만드는 공정을 말한다.
5나노 공정은 반도체 소자에 들어가는 회로 선폭이 5㎚급(머리카락 굵기의 2만4000분의 1 수준)임을 의미한다. 나노 공정이 미세해질수록 칩의 크기를 줄일 수 있고 전력 효율도 높일 수 있다. 이와 함께 칩이 작아져 웨이퍼당 생산량이 증가하고 원가 경쟁력도 높아진다. 5나노 공정은 기존 7나노 공정에 비해 칩의 전력 효율은 20%, 성능은 10% 좋아지고 크기도 줄일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 설명이다. 이에 비해 TSMC는 5나노 플러스가 5나노에 비해 성능과 전력 효율에서 우수하다는 입장이다.

TSMC의 5나노 플러스 양산 시점이 공개된 것은 이미 관련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는 의미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TSMC는 5나노 공정에 대해서는 내년 2분기 상업생산을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5나노 이후 미세공정의 기본 틀을 '3나노'로 잡고 있다. 작년에 3나노 공정에 대한 로드맵을 발표했고 올해 미국 실리콘밸리 등에서 열리는 '삼성 파운드리 포럼'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는 48.1%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고 삼성전자가 19.1%로 그 뒤를 쫓고 있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6나노 공정 제품과 관련해 대형 고객사와 논의를 거쳐 설계가 완료돼 올해 하반기 양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고, 같은 날 TSMC는 내년 6나노 반도체를 시험생산한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압도적 점유율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메모리뿐만 아니라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글로벌 1위를 하기 위해 13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시스템 반도체에서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모바일AP·이미지센터·CPU 등 단일 품목도 중요하지만 파운드리에서도 TSMC를 극복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미세공정에 유리한 EUV를 TSMC보다 먼저 시작해 향후 기술을 진척시키는 데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운드리 사업을 주도해 온 TSMC는 축적된 기술과 함께 수십 년간 영업을 통해 구축해 놓은 거래처·신뢰관계 등을 갖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세공정 기술 개발과 영업 등에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규식 기자 / 용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