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는 냄비 속 개구리가 될 순 없잖아요.”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인영 의원에게 표를 줬다는 A 의원이 9일 기자에게 한 말이다. 그는 현재 민주당 상황을 끓는 물 안에서 천천히 죽어가는 개구리(boiling frog)에 빗댔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면서다.
이 의원은 전날 125명(3명 제외) 중 76명에게 표를 얻어 친문 주류인 김태년(49표) 의원을 꺾었다. 예상 밖의 몰표였고 압승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인영 의원에게 표를 줬다는 A 의원이 9일 기자에게 한 말이다. 그는 현재 민주당 상황을 끓는 물 안에서 천천히 죽어가는 개구리(boiling frog)에 빗댔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면서다.
이 의원은 전날 125명(3명 제외) 중 76명에게 표를 얻어 친문 주류인 김태년(49표) 의원을 꺾었다. 예상 밖의 몰표였고 압승이었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뭘까. 민주당 의원들은 공통적으로 정견 발표 내용에 의미를 뒀다. 후보들의 의원총회 현장 연설이 표심에 큰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민주당 중진인 A 의원은 “김태년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성과를 많이 냈으니 지금처럼만 잘하자’는 것인 반면 이인영 의원은 ‘지금처럼 계속하면 다 죽는다’는 데 포인트를 뒀다. 의원들 역시 이 의원이 강조한 위기론에 공감을 표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B 의원은 “친문 주류의 자화자찬이 당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며 “빨리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폭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당 중진인 A 의원은 “김태년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성과를 많이 냈으니 지금처럼만 잘하자’는 것인 반면 이인영 의원은 ‘지금처럼 계속하면 다 죽는다’는 데 포인트를 뒀다. 의원들 역시 이 의원이 강조한 위기론에 공감을 표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B 의원은 “친문 주류의 자화자찬이 당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며 “빨리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폭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민생·경제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현 지휘부에 대한 불만도 표로 나타났다는 분석도 내놨다. 익명을 원한 C 의원은 “지금 밖에 나가 보면 다들 먹고 살기 힘들다고 난리”라며 “그런데도 청와대와 당 주류가 열성 친문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보니 현 시국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못 한다”고 지적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찬 대표의 복심 역할을 한 김태년 의원이 원내대표직을 차지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작동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대 국회에 처음 입성한 D 의원은 “솔직히 김태년 의원보다도 이 대표 체제에 대한 불만 때문에 표를 안 줬다”며 “지난달 재보선을 완패했음에도 책임지려는 모습이 전혀 없다. 달라지는 것도 없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2명과 기초의원 3명을 선출한 4·3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한 석도 얻지 못했다.
20대 국회에 처음 입성한 D 의원은 “솔직히 김태년 의원보다도 이 대표 체제에 대한 불만 때문에 표를 안 줬다”며 “지난달 재보선을 완패했음에도 책임지려는 모습이 전혀 없다. 달라지는 것도 없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2명과 기초의원 3명을 선출한 4·3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한 석도 얻지 못했다.
이인영 원내대표의 선출 배경에는 기존 당·청 관계에 대한 불만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E 의원은 “검찰개혁 안(案)을 비롯해 청와대가 시키는 대로만 당이 2중대 역할을 하다 보니 야당을 만나도 주고받을 협상 카드가 거의 없다”고 토로했다.
특히 민주당 내 비주류 의원들 사이에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친문계의 총선 학살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자리해 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 결과도 청와대 출신 인사 등이 계속 민주당의 문을 두드리는 데 대한 견제 심리가 작동했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민주당 내 비주류 의원들 사이에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친문계의 총선 학살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자리해 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 결과도 청와대 출신 인사 등이 계속 민주당의 문을 두드리는 데 대한 견제 심리가 작동했다는 평가가 많다.
비문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지금 당에서 인위적 물갈이는 없고 다 룰에 따라 합리적으로 공천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총선 전에 늘 나오는 하나 마나 한 소리”라고 했다. 그는 “당 지휘부나 청와대에서 누구를 제거하려고 할 때 당무 평가를 통해 ‘하위 20%’ 군으로 분류할 수 있는 등 칼질은 언제든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끓는 냄비속 개구리 될순 없다”…민주당 의원님들의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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