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대 11…절반으로 갈라진 바른미래당
공개 여부·의결 정족수 대립
막말 징계 이언주 의원 탈당
유승민 “당 진로 고민할 것”
‘12 대 11’. 바른미래당이 23일 여야 4당의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열차에 가까스로 올라탔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한 표 차 가결로 당 입장을 확정하면서다. 패스트트랙은 본궤도에 올랐지만, 바른미래당은 탈선 위기에 놓였다. 의총 투표 결과가 절반으로 쪼개지며 ‘사실상 분당이 가시화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유승민 전 대표는 “당 현실에 자괴감이 들고 앞으로 당 진로를 심각하게 고민하겠다”고 했다. 이언주 의원은 의총 직후 탈당을 선언했다.
의총엔 당 활동에 참여하지 않거나 당원권이 정지된 의원을 제외한 24명 중 23명이 참석했다. 4시간여 진행된 마라톤 의총은 격론 끝에 지도부와 국민의당계 주도로 패스트트랙 추인을 결정했다. 유 전 대표와 김중로·이태규·이혜훈·오신환·유의동·정병국·정운천·지상욱·하태경·권은희 등 바른정당계나 친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의총에 불참한 박주선 의원은 패스트트랙 찬성 의견을 서면으로 제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의원들은 시작부터 기싸움을 벌였다. 당초 원내지도부는 의총 전체를 비공개할 방침이었지만 지상욱 의원이 “당헌상 공개가 원칙”이라고 문제 제기한 뒤 기자들을 회의장 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또 “오늘로써 김관영 원내대표를 원내대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고도 했다. 김 원내대표가 “양해해달라”며 기자들의 퇴장을 요구할 때도 지 의원은 “당론을 지키지 못하고 민주당안을 받은 다음 과반 표결을 추진하겠다는 시도냐”며 항의했다. 당론 결정 과정도 지난했다. ‘3분의 2 이상 찬성 당론’이 아닌 ‘과반수 의결 당 입장’으로 추인한 것을 두고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김 원내대표는 “당 입장이 정해졌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분당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당원권이 정지된 이언주 의원은 “패스트트랙 합의안 처리가 지도부의 수적 횡포 속에 가결됐다”며 탈당을 발표했다. 이 의원 탈당이 바른정당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유 전 대표는 “이런 식으로 당의 의사결정이 이뤄진 것은 굉장히 문제가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국내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시민 “직업으로서 정치 안 해…대선 후보 순위 내려가 다행” (0) | 2019.04.23 |
---|---|
이언주 “패스트트랙은 역사적 죄악” 바른미래당 탈당 선언 (0) | 2019.04.23 |
[동아광장/이인실]‘니르바나 오류’에 빠진 경제정책 (0) | 2019.04.23 |
시동 걸린 패스트트랙…바른미래당은 ‘분당행’ 열차? (0) | 2019.04.23 |
[김순덕 칼럼]여자 망신 다 시킨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0) | 2019.04.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