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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신형 4K TV, 업계 최초로 120프레임 '업스케일링' 지원

Shawn Chase 2019. 2. 11. 12:06

조선비즈

  • 윤민혁 기자
  • 입력 2019.02.11 10:40 | 수정 2019.02.11 10:44

    삼성전자가 TV 시장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4K에서도 ‘업스케일링’으로 승부수를 던진다. 2019년형 제품에 초당 60장인 TV 화면을 2배인 120장으로 보간(補間·Interpolating)해 출력하는 신기술을 탑재하기로 했다. 4K TV에 120프레임 보간 기술 적용은 삼성전자가 최초다.

    삼성전자 (44,800원▼ -%)고위 관계자는 지난 8일 경기도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열린 ‘2019년형 삼성 QLED 8K 기술설명회’에서 조선비즈를 만나 "신형 4K TV는 기존 60프레임인 TV 영상 등을 120프레임으로 출력할 수 있는 기술을 지원한다"며 "그동안 프레임 보간 기술은 널리 사용됐지만, 4K 120프레임 지원은 최초"라고 말했다.

    이에 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는 3월쯤 출시할 2019년형 4K 제품 중 일부 고가형에 120프레임 보간을 지원하는 ‘프레임레이트컨버전(FRC)’ 기능이 탑재된다"며 "더욱더 부드러운 화면을 선보이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2018년형 QLED 4K TV. /삼성전자 제공
    비디오 영상은 정지 화면(프레임)을 연속 재생해 만들어진다. 영화는 1초당 24프레임, TV는 1초당 30 또는 60프레임이 보통이다. 초당 재생하는 프레임이 많을수록 영상은 더욱 부드럽게 느껴진다. 더 높은 프레임 지원은 더 높은 해상도와 함께 디스플레이 업계의 주요 경쟁장이다. 이미 모니터 시장에선 기존 초당 60프레임을 넘어 144프레임, 240프레임을 재생할 수 있는 고가형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원본 영상이 60프레임에 머문다면 더 높은 프레임율을 지원하는 디스플레이도 무용지물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은 화면과 화면 사이에 있을 장면을 예측해 끼워 넣는 보간기술을 꾸준히 개발해왔다. 부족한 화소를 예측해 해상도를 업스케일링하듯, 부족한 장면을 예측해 정지 화상을 업스케일링하는 셈이다.

    삼성전자·LG전자·소니·샤프 등 주요 TV 제조사들은 이미 30프레임 영상을 60프레임으로 보간하는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오토모션플러스(Auto Motion Plus)’ 등이 대표적이다. 4K보다 낮은 풀HD 화질에선 60프레임 영상을 120프레임으로 만들어주기도 한다.

    PC에서도 보간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24·30프레임으로 녹화한 영상을 60프레임으로 만들어주는 AMD의 ‘플루이드 모션(Fluid Motion)’ 기능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4K 120프레임 보간 기술은 TV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4K 120프레임 보간을 지원하는 배경에는 새 규격인 HDMI 2.1 탑재가 있다. HDMI는 셋톱박스가 가져온 영상을 디스플레이로 연결하는 선의 규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4K·8K TV에 HDMI 2.0 규격을 적용했다. HDMI 2.0은 대역폭이 최대 18Gbps로, 4K는 60프레임, 8K는 30프레임 재생만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올해 신제품부터 새 규격인 HDMI 2.1을 적용하기로 했다. HDMI 2.1은 대역폭이 최대 48Gbps로 8K는 60프레임, 4K는 120프레임 재생을 지원한다. 이날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신제품이 4K 120프레임 재생이 가능한 HDMI 2.1 규격을 탑재하는 만큼,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지원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K TV를 출시하고, 8K TV와 마이크로LED ‘투 트랙’ 전략으로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그러나 4K는 TV업계로선 포기할 수 없는 ‘주력’ 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는 올해 전체 TV 시장 에서 8K TV 비중이 0.2%에 머무는 반면, 4K TV가 53.5%를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8K 선두주자로서 HDMI 2.1 규격 제정에 앞장서고 있는 삼성전자가 이를 4K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한 것 같다"며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는 4K 시장에서 보간 기술이 새로운 차별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