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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극한직업’ 속 ‘수원왕갈비통닭’ 맛보려면?

Shawn Chase 2019. 2. 9. 01:13

김성윤 음식전문기자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08/2019020800676.html


입력 2019.02.08 10:00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치킨?
1000만 관객 돌파로 제작사, 치킨 레시피 공개
수원 갈비집 주인 "그 양념 아니야"... 유사 치킨 브랜드도 성황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극한직업’은 잠복근무 형사들이 튀긴 닭이 예상치 않게 대박을 내면서 전개되는 의외의 사건들이 코믹하게 펼쳐진다./CJ엔터테인먼트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치킨이다."

영화 ‘극한직업’이 개봉 15일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 흥행과 함께 영화에 등장하는 ‘수원왕갈비통닭’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이 열기에 호응하고자 영화제작사인 CJ엔터테인먼트는 자사 소셜네트워크(SNS) 계정에 수원왕갈비통닭 레시피를 공개했다. 간장, 설탕, 후추, 물엿, 식용유, 참기름, 칠리시즈닝, 다진 양파, 콜라를 약한 불에 3분간 조린 양념에 튀긴 닭을 버무려주면 영화에 나오는 수원왕갈비통닭이 완성된다.

◇ 치킨 레시피는 제작사가 섭외한 요리전문가가 개발

제작사가 섭외한 요리전문가가 개발했다는 수원왕갈비통닭 레시피가 공개되자 "진정한 수원갈비 맛이 아니다"는 논란도 있었다. 전통적으로 수원갈비는 간장이 아닌 소금을 기본으로 한다. 식당마다 다르지만 갈비를 재우는 양념을 소금에 설탕과 마늘이나 생강 등을 더해 만들 뿐, 다른 지역 갈비처럼 간장이 들어가지 않는다. 수원 3대 갈비집 중 하나로 꼽히는 ‘본수원갈비’ 김희정 대표는 "간장이 들어가는 갈비는 수원 갈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간장 양념에 재운 돼지갈비는 있어도 소갈비는 없다"고 했다.


굽네치킨 갈비천왕(왼쪽)과 BHC 갈비레오/각사 홈페이지


영화 속 수원왕갈비통닭을 직접 만들지 않고는 먹어볼 수 없을까. 영화를 본 관객들은 "비주얼만으로는 BHC ‘갈비레오’와 굽네치킨 ‘갈비천왕’과 비슷하다"고 대부분 평가한다. 갈비레오와 갈비천왕은 갈비 맛 양념은 영화 속 치킨과 비슷하지만 튀김옷을 입히지 않고 구운 치킨이라 튀긴 뒤 양념에 버무린 수원왕갈비통닭과는 맛이 같을 수는 없다.

◇ 영화 속 치킨은 BHC가 ‘갈비레오’를 촬영용으로 제공한 것

영화 속 치킨은 BHC가 갈비레오를 촬영용으로 제공한 것이다. 제작진은 "왕갈비 치킨 249개, 프라이드 106마리, 생닭 88마리, 기타 닭 20마리를 썼다"고 소개하고 있다. 간접광고(PPL)는 아니다. BHC는 박스 사용 등을 허락했지만, 간접광고 계약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가 히트하자 영화사와 함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갈비레오는 닭다릿살을 갈비양념에 무친 치킨이다. 닭다리를 넓게 폈기 때문에 속살이 부드럽게 찢어져 먹기 편하다. 달콤짭조름한 양념에 불향을 입힌 갈비천왕은 밥 반찬으로도 잘 어울린다는 점을 어필하면서 ‘밥치킨’으로도 알려졌다. 깊은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나와 그대로 식탁에 올려도 되고, 작은 조각으로 닭을 썰어 반찬처럼 집어 먹기 편하다.


영화 ‘극한직업’에서 수원왕갈비집 아들 마 형사(진선규)는 수원왕갈비통닭을 개발해 의도치 않은 대박을 낸다./CJ엔터테인먼트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영화 속 고 반장(류승룡)이 배달 전화를 받을 때마다 읊는 멘트이다. 영화에서 수원왕갈비통닭은 수원왕갈비집 아들 마 형사가 세상에 없는 새로운 치킨을 만들어낸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실제로는 2년쯤 전 이미 개발돼 있었다. 수원 통닭거리에 있는 ‘남문통닭’ 사장 김경재씨가 ‘수원 대표 음식인 갈비와 치킨을 합쳐보자’며 아이디어를 내면서 탄생하게 됐다.

영화에서는 갈비 맛 양념에 버무린 치킨이 대박을 내지 만, 현실에서는 손님들에게 냉담한 반응을 얻으며 3개월 만에 메뉴에서 빠졌다. 그러나 영화가 나온 뒤 재빠르게 메뉴에 복귀했다. 하루 50마리 넘게 팔려나가고 있지만, 영화 종영 이후에도 인기가 계속될 지는 미지수다.

영화가 흥행하면서 ‘수원왕갈비통닭본점’이란 이름의 업체도 생겨났다. 하지만 영화 개봉 이후인 1월 29일 등록한 업체로 영화와는 무관하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08/201902080067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