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이야기들

김장환 목사 부인 트루디 "예수는 내게 식기세척기!"

Shawn Chase 2018. 12. 24. 16:24
얼마나 힘들겠나. 그러니 예수님을 믿는다는 건 ‘식기 세척기’가 생기는 거다.”
 
질의 :왜 식기 세척기인가.
응답 :“접시를 내가 하나하나 닦으면 굉장히 힘들다. 식기 세척기에 맡기면 훨씬 더 수월하다. 접시도 더 깨끗이 닦인다. 그래서 예수님은 제게 마음을 씻어주는 ‘식기 세척기’다.”
 
2014년 중앙기독초등학교 내 카페에서 밀대로 파이의 밑부분을 반죽하고 있는 트루디 여사. [사진 김요한 목사]

2014년 중앙기독초등학교 내 카페에서 밀대로 파이의 밑부분을 반죽하고 있는 트루디 여사. [사진 김요한 목사]

 
질의 :내 손으로 닦는 것과 식기 세척기로 닦는 것. 둘은 무엇이 다른가.  
응답 :“그건 확연히 다르다. 식기 세척기에서는 우리가 손을 댈 수 없는 뜨거운 온도의 물이 나온다. 그래서 속까지 씻긴다.”
 
질의 :언제 갈라디아서 2장20절을 가슴에 처음 담았나.
응답 :“미국 미시간주에서 살던 중2 때였다. 집회에 빌리 그레이엄 목사님이 와서 설교를 했다. 교회는 다니고 있었지만, 나는 그때야 진정으로 하나님을 만났다. 그때 제 가슴을 때린 구절이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그리스도가 산다’였다.”  
 
남편 김장환 목사는 1973년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100만 명이 넘는 군중 앞에서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설교를 통역했다. ‘설교 못지않게 역동적인, 역사적인 통역’이었다. 세 사람의 인연이 예사롭지 않다.  
 
2011년 중앙기독초등학교 도서관에서 트루디 여사가 남편 김장환 목사와 함께 서 있다. [사진 김요한 목사]

2011년 중앙기독초등학교 도서관에서 트루디 여사가 남편 김장환 목사와 함께 서 있다. [사진 김요한 목사]

 
질의 :2006년에는 골수암 3기 진단을 받았다. 어떻게 극복했나.
응답 :“가을이었다. 강연 초청을 받고 미국에 갔었다. 갑자기 허리가 너무 아파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한국에서도 종종 허리가 아팠다. 그래도 그냥 참았다. 의사는 내게 ‘다발성 골수종 3기’라고 했다. 그때 저는 주님과 대화했다. ‘주님…, 암이라네요.’ 의사는 ‘왜 그리 미련하게 참았느냐’고 나무랐다. 수술을 받고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척추의 일부를 절단했다.”
 
질의 :힘들지 않았나.
응답 :“처음에는 걷지도 못했다. 걸음마부터 다시 배워야 했다. 계단 오르는 법, 자동차 타는 법부터 말이다. 그때 깨달았다. 제가 평소에 아무렇지도 않게 했던 행동들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말이다. 그때 기도를 했다. 한 번은 내 안에서 이런 목소리가 들렸다. ‘만약 너에게 고통이 없었다면 나와 이렇게 친밀하게 대화할 수 있었겠느냐. 이토록 작은 일에 감사할 마음이 들었겠느냐. 네가 지금보다 온유할 수 있었겠느냐.’ 수술과 회복 과정은 제가 주님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귀한 시간이었다.”
 
트루디 여사의 곁에 있던 둘째 아들 김요한 목사는 "우리나라는 주입식 교육인데 어머니는 달랐다. 각자의 장점을 살려주고, 시험을 잘못 봐도 혼내기보다 기다려 주셨다"고 말했다. 임현동 기자

트루디 여사의 곁에 있던 둘째 아들 김요한 목사는 "우리나라는 주입식 교육인데 어머니는 달랐다. 각자의 장점을 살려주고, 시험을 잘못 봐도 혼내기보다 기다려 주셨다"고 말했다. 임현동 기자

 
트루디 여사는 요즘도 이렇게 기도한다. “심겨진 그곳에 꽃 피게 하소서.” 가난의 땅 한국에서 60년간 피워올린 트루디 여사의 꽃들이 곳곳에 피어 있다. 그 꽃들이 우리에게 묻는다. “지금 심겨진 곳에서 당신은 꽃을 피우고 있는가?”  
 
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