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TPP…지지율 30%대 아베를 아베를 살렸다

Shawn Chase 2015. 10. 6. 23:27

최원석 기자

입력 : 2015.10.06 20:06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과 안보법안 강행에 민심 떠나
아베노믹스 다시 탄력받을 듯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타결이 코너에 몰린 아베를 살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TPP 타결의 가장 큰 수혜자”라고 전했다. 같은 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양적완화·재정확대에 이어)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인 산업구조 개혁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TPP 타결이 아베가 지지세를 회복하고 아베노믹스도 다시 탄력받을 수 있게 만드는 동력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6일 도쿄 총리 관저 기자 회견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로 새로운 아시아·태평양의 시대가 도래했다"며 "미국·일본 주도로 민주주의와 인권, 법치 등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번영을 이룩할 것"이라고 말했다./ AP뉴시스
외신들이 일본 자체보다 아베 총리 개인을 이번 협상의 최대 승자로 지목한 것은 TPP 타결이 그가 겪고 있는 국내외 위기를 해결해 줄 절묘한 타이밍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2012년 말 집권한 아베 총리는 최근 2년간 아베노믹스로 인기를 얻었지만, 한때 70%에 근접했던 지지율이 올여름 이후 30%대까지 떨어졌다. 안보 관련 법안 강행 통과로 일부 민심이 이탈했고, 2분기 연속 GDP(국내총생산)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면서 그의 경제 리더십에 대한 비판도 커지는 상황이었다. 또 다우존스뉴스는 “아베 총리가 미국과 안보동맹뿐 아니라 경제동맹을 강화함으로써, 중국의 팽창에 대항하는 광범위한 전략 목표를 세울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아베 총리는 실제로 이번 협상에서 어떤 참여국 정상보다 강한 타결 의지를 보였다. 4일 밤 타결 직후 가장 먼저 환영의 뜻을 밝힌 것도 오바마 대통령이 아니라 아베 총리였다. 아베 총리는 6일 오전에도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TPP는 국가의 백년대계”라는 말까지 써가며 성과를 강조했다.

TPP는 특히 농민들 저항으로 주춤해 있는 농업 개혁에도 불을 댕길 것으로 보인다. 농업 개혁은 아베노믹스의 마지막 단계인 산업구조 개혁의 핵심이다. 아베 총리는 6일 회견에서 모든 각료가 참여하는 TPP통합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최우선 해결 과제로 농업을 지목했다.

한편 일본 자동차·기계·부품 업계는 아베노믹스에 따른 환율 효과에 이어, TTP 타결로 또 한 번 수출 확대의 전기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일간(日刊)자동차신문은 6일 “TPP가 발효되면, 일본 자동차 업계가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일부와 일본·미국, 중남미를 시야에 넣는 국제적 사업 전략을 가속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최대 농기계 업체인 구보타도 지난 이틀 새 주가가 10% 올랐다. 베어링 업체 제이텍트, 엔진부품 업체 케이힌 등도 북미 부품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반응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