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베트남 진출 韓기업들 "'박항서 효과' 큰 기대"

Shawn Chase 2018. 9. 3. 01:56
안상희 기자

입력 2018.09.02 18:44 수정 2018.09.02 18:50
아시안게임 첫 4강 신화를 장식한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2일 베트남항공 특별기를 타고 수도 하노이로 금의환향했다. 이들과 베트남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들은 곧이어 현지시각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미딘 경기장에서 열리는 대규모 환영행사에 참석한다.

현지언론인 베트남뉴스는 "비가왔지만 베트남 아시안게임 대표팀, 그중에서도 특히 사상 처음으로 4강에 진출한 축구대표팀을 환영하기 위해 수천명의 베트남 시민이 거리에 나왔다"며 "이들은 큰 환호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하노이 공항 주변 대로변에는 ‘박항서 감독님, 축구대표단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는 커다란 전광판이 설치되기도 했다.

23살 이하 아시아선수권 준우승에 이어 베트남에 아시안게임 첫 4강이라는 선물을 안겨준 박항서 감독은 현지에서 쌀딩크(쌀국수와 휘스 히딩크의 합성어), 바캉스(박항서 감독 현지 발음)로 불리며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덩달아 웃음꽃이다. 기업들은 ‘박항서 매직’으로 베트남내 한국 제품과 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오르며 다양한 경제유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베트남에 삼성전자(005930), 삼성전기(009150), 삼성SDI(006400)등의 생산법인을 둔 삼성그룹도 박항서 효과를 반기고 있다. 삼성의 베트남 현지 고용인원은 16만명을 넘어선다. 

특히 박 감독은 삼성전자 베트남법인 브랜드 홍보대사이자 광고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삼성 베트남법인은 이번 아시안게임 기간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인도네시아에 훈련장이 없다고 하자 현지 삼성전자 공장의 풋살장을 연습장소로 제공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09년 베트남에 첫번째 휴대폰 공장을 가동한 후 현재는 총 3개의 공장을 두고 있다"며 "당장 매출에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박항서 감독이 브랜드 대사 역할을 해줘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더 친숙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G그룹도 LG전자(066570), LG디스플레이(034220), LG이노텍(011070)등 전자계열사의 생산기지가 베트남에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2월 베트남 하이퐁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듈 공장을 세웠고 LG이노텍은 최근 베트남 자회사에 1496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오는 2028년까지 15억달러를 베트남에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박항서 매직 덕분에 OLED TV와 트윈워시 등 프리미엄 가전 매출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096770)이 1998년 베트남 15-1 광구를 탐사해 2003년부터 상업 생산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추가적인 광구 개발을 검토중이다. SK에너지는 지난 4월 '사이공 뉴포트'와 협약을 맺고 베트남 화물차 휴게소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베트남 현지 사업이 대부분 장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박항서 감독에 대한 인기가 단기적으로 큰 효과를 보기는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베트남과의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이어나가는 데 호재임은 분명하다"고 했다.

현대기아차도 판매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005380)는 작년에 베트남에서 2만1000대를판매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베트남에서 2만7000여대의 차량을 팔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 판매 특성상 곧바로 박 감독 인기 효과가 반영되기는 어렵지만, 국가와 제품 브랜드 이미지 향상이 장기적으로 분명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베트남내 한국에 대한 관심과 호감이 올라가면 현지 판매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