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공항

국내 유명 요리사와 손잡는 외국항공사

Shawn Chase 2018. 9. 1. 00:51

기내식메뉴 개발로 韓고객 `손짓`
싱가포르항공은 정식당과 협력
하와이안, 9월 신메뉴 선보여

  • 문지웅 기자
  • 입력 : 2018.08.31 17:43:18   수정 : 2018.08.31 23:25:18
  • "기내식으로 한국 고객을 사로잡아라."

    외국계 항공사들이 국내 유명 요리사와 기내식 메뉴를 공동으로 개발해 여객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새로운 기종, 편안한 좌석, 효율적인 스케줄 못지않게 기내식이 항공사 선택의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에서 발생한 기내식 대란은 국내 여행객의 기내식에 대한 기대와 민감도를 잘 드러낸 사례로 꼽힌다. 2015년 37.4%였던 국제선 점유율이 지난 6월 31.4%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외항사들은 유명 요리사와 협업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우선 인천~호놀룰루 노선에서 지난해 1년간 25만여 명을 수송해 점유율 37%를 기록한 하와이안항공이 9월부터 비스트로 차우기·금산제면소를 운영하는 정창욱 요리사와 새로운 기내식을 선보일 예정이다. 정 요리사는 서양식과 일식 요리 전문가로, 미슐랭 `더 플레이트`에 소개됐다. 하와이에서 유학 생활을 했고 매년 하와이를 방문할 정도로 하와이와 인연이 깊다.

    하와이안항공 관계자는 "2016년 12월부터 인천발 호놀룰루행 모든 항공편 전 좌석 승객에게 정 요리사와 함께 개발한 기내식을 제공하고 있다"며 "1일부터 정 요리사의 새로운 기내식이 제공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비즈니스석 탑승객에게는 브로콜리를 넣은 한국식 소고기볶음과 백미밥, 미역국, 백김치, 오이지무침, 파인애플 크럼블 치즈케이크, 커피, 차 등이 제공된다. 이코노미석 탑승객에게는 코코넛 소스를 곁들인 스파이스 캐슈너트 치킨과 백미밥, 진미채, 고추장, 마카다미아 쿠키 등이 제공된다.

    서울~헬싱키 노선을 주 7회 매일 운항하고 있는 핀에어는 취항 10주년을 맞아 지난 5월부터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가티 레스토랑과 한식주점 뎐을 운영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남성렬 요리사와 손잡고 한국 전통 음식에 현대적인 맛을 더한 기내식을 선보이고 있다.

    유럽, 오스트레일리아, 몰디브 환승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고 전 세계 항공사 평가에서 항상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싱가포르항공은 서울 청담동 정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임정식 요리사와 함께 지난해 새로운 한식 기내식을 선보였다.

    해당 프로모션은 지난해 말 종료됐지만 임 요리사가 전수한 요리법을 활용한 기내식을 여전히 선보이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적 항공사도 이제는 애국심에 호소할 게 아니라 가장 기본적인 기내식부터 경쟁력을 키워야 외항사에 시장을 뺏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