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종 입력 2018.05.24. 05:00 수정 2018.05.24. 11:44
김정은 비판 책 발간 직후라 배경 논란
"스스로 사직했다는 점을 강조해 달라"
신변 경호 등 현재와 큰 변화 없을 듯
미국 등 해외서 활동할 가능성도 시사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23일 국가정보원 산하 연구소에서 전격 사퇴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밤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오늘 날짜부로 제가 몸담아온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직을 사직했다"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급작스레 그만두게된 배경을 묻자 "왜 사직하게 됐는지는 차후 남북관계가 평가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며 "분명한 건 이제부터 나는 자유로운 몸이 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 비판서를 낸 것과 관련한 압박 때문이냐'는 질문에 "그런 것은 없다"고 말했다. 또 "누가 뭐라한 게 아니라 제가 자진해서 사퇴한 것이란 점, 독자적인 판단과 결심에 스스로 사직한 것이란 점을 강조해달라"고 기자에게 당부했다. "자진해서 그만뒀다는 걸 분명히 하지 않으면 마치 누가 압력을 넣어서 그러는 걸로 알 수 있기 때문"이란 말도 덧붙였다.
북한은 태 전 공사의 책 발간 직후 16일 관영 조선중앙통신 보도 등을 통해 "인간 쓰레기"등 비난을 퍼부으며 남북고위급 회담을 무산시켜버렸다. 또 대남 선동매체를 동원해 문재인 정부와 국정원이 "태영호에 대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국정원 산하 연구소 사퇴가 향후 활동 폭을 넓히기 위한 것이냐'는 기자 질문에 "네 그런 차원이라 보시면 된다"고 답했다. 또 신변 경호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금까지와 달라지는 건 없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 당국은 북한이 태 전 공사의 신변위해를 공언하고 있다는 점에서 5명 안팎의 전담 경호팀과 차량을 지원하고 있다.
태 전 공사는 "차후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길을 갈지는 차츰 정리를 해서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또 '국내에서만 활동할 것인가. 해외도 고려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앞으로의 제 활동은 추후에 밝히겠다"고 말해 미국 등 외국에서 김정은 체제에 대한 비판활동을 벌일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yj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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