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집사 김창선 파워, 손 '까딱'해 이선권 호출

Shawn Chase 2018. 5. 1. 18:05
중앙일보] 입력 2018.05.01 02:30 수정 2018.05.01 15:54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달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의장대를 사열한 뒤 평화의집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때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뒷줄 왼쪽)이 두 정상을 뒤따르던 김영철 통일전선부장과 김여정 제1부부장(뒷줄 왼쪽 둘째·셋째)을 레드 카펫 동선에서 나오도록 제지하고 있다. [JTBC 캡처]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달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의장대를 사열한 뒤 평화의집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때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뒷줄 왼쪽)이 두 정상을 뒤따르던 김영철 통일전선부장과 김여정 제1부부장(뒷줄 왼쪽 둘째·셋째)을 레드 카펫 동선에서 나오도록 제지하고 있다. [JTBC 캡처]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던 지난달 27일. 북측 수행원으로 내려온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손을 ‘까딱까딱’ 흔들며 누군가를 불렀다.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었다. 정상회담이 열렸던 판문점 평화의집 현장에 있었던 한 청와대 관계자가 전한 정상회담장의 한 장면이다.
 

김정일 때부터 북 정상 의전 담당
김여정·김영철 사열 레드카펫 밟자
두 사람 바깥쪽으로 잡아끌기도
회담 내내 김정은 동선 따라 뜀박질

‘손짓 호출’을 받고 김창선에게 왔던 이선권은 한국으로 치면 장관급이다. 지난 1월 9일 첫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상대로 나왔던 북한 인사가 그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장관급 인사를 손짓으로 불러 지시할 수 있는 사람이 김창선 부장이었다”고 말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3월 29일 방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중국 방문 영상에서 김 위원장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을 방문했을 때 김창선(붉은 원) 국무위원회 부장이 수행하는 모습. [조선중앙TV]

북한 조선중앙TV가 3월 29일 방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중국 방문 영상에서 김 위원장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을 방문했을 때 김창선(붉은 원) 국무위원회 부장이 수행하는 모습. [조선중앙TV]

 
김창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기실장이다. 서기실장은 일종의 비서실장이다. 한국에서도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의 권한은 세다. 김창선은 여기에다 ‘최고 존엄’을 대를 이어 모실 정도로 충성심에서 검증된 인사라고 대북 소식통은 전한다. 김창선은 김정은 위원장의 선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부터 서기실에서 일했다. 당시의 서기실장 역할은 전희정 외사국 의전국장이 맡았다. 그러곤 김정일의 최측근인 강상춘으로 넘어갔다. 그는 강상춘 밑에서 ‘김씨 일가’의 집사로 성장했다. 그리고 김정일 시대 말기에 서기실장에 올랐다. 김창선의 역할은 김정은 체제 들어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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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당초 김창선은 부부장급이었다. 최고 권력자와 근접거리에 있는 김창선은 부장을 능가하는 권한을 가졌지만 명목상 부부장으로 직급을 정해 놔 일종의 ‘권한 남용’을 막으려 했다는 게 대북 소식통들의 해석이다. 그러나 김정은 체제 들어 서기실장의 직급은 ‘격(格)’에 맞춰 부장으로 승격됐다. 김창선은 지난달 20일 열렸던 노동당 전원회의에선 후보위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중앙위 위원에 올랐다.
 
북한 체제에 정통한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특성상 최고 권력자의 동선과 의전을 책임지는 인사의 역할은 남한과는 비교 자체가 되지 않는다”며 “김정은 위원장의 안위와 관련된 현장 지시와 관련해서는 어떠한 직위에 있는 사람이라도 김창선의 지시를 절대적으로 따라야 하고 이번에 실제로 그런 장면을 수차례 목격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27일 오전 9시30분쯤 김 위원장이 판문점 북측 건물인 판문각의 문을 열고 경호인력에 둘러싸인 채 계단을 내려올 때 김 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수행했던 인사가 김창선이었다. 
 
그러다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원래는 김 위원장이 혼자 걸어와 문재인 대통령과 군사분계선에서 만나는 장면이 예정돼 있었다. 남북 간 약속에 따라 계단을 내려온 북한 수행원들은 모두 오른쪽으로 빠졌는데, 김영철 통일전선부장만 혼자서 김 위원장을 뒤따라 걸었다. 그러자 김창선이 김영철을 끌어당겨 카메라의 시야에서 빼냈다. 
 
김창선이 나서는 장면은 또 나왔다.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악수한 뒤 이어 레드 카펫 위에 올라 함께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과 김영철이 무심코 레드 카펫 위로 뒤따라 걸었다. 그러자 갑자기 김창선이 나타나 김영철과 김여정을 끌어당겨 레드 카펫 바깥으로 빼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위해 평화의 집으로 들어서고 있다.   남북 정상 뒤를 김영철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뒤따르고 있다. 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위해 평화의 집으로 들어서고 있다. 남북 정상 뒤를 김영철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뒤따르고 있다. 공동취재단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간에 합의한 동선과 일정은 모두 김창선이 취합해 김 위원장에게 직접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선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때부터 모셔왔다는 점에서 북한에서 충성심을 검증받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김창선이 정상회담 내내 걷는 것을 본 적이 거의 없다”며 “고령이지만 언제나 김정은 위원장 주변에서 조심스럽게 뛰어다니며 의전과 안전을 챙기고 있었다”고 전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

[출처: 중앙일보] [단독] 김정은 집사 김창선 파워, 손 '까딱'해 이선권 호출


김정은 방중, 김여정 방한 수행한 '김창선' 누구?…5일 실무회담엔 수석대표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방한에 수행하는 김창선 전 서기실장. 붉은색 원 안의 인물이다. [연합뉴스]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방한에 수행하는 김창선 전 서기실장. 붉은색 원 안의 인물이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2월 9~11일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을 한국에 특사로 보내면서 특별한 수행원을 붙여줬다. 김정은의 첫 서기실장이었던 김창선이다. 북한의 서기실장은 한국으로 치면 대통령 부속실장 또는 비서실장에 해당한다. 김창선은 김여정의 방한 기간 내내 ‘보장성원(지원인력)’ 자격으로 김여정이 가는 모든 곳에서 밀착 수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김창선이 5일 판문점 한국측 지역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실무회담엔 수석대표로 나와 회담을 주도했다.
 
5일 실무회담은 27일 열릴 남북 정상회담의 의전ㆍ경호ㆍ보도를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김정은으로선 민감할 수밖에 없는 사안들이다. 북한 지도자로선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판문점에서 회담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북측 수석대표가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렸고, 김정은이 김창선을 수석대표로 낙점하면서 김창선은 김정은의 최측근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청와대도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을 대표단에 포함시켰다. 김창선과 윤 실장은 문 대통령의 대북 특사단이 지난달 5~6일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을 만났을 때도 얼굴을 마주했다. 남북 정상의 복심끼리 다시 만난 셈이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달 29일 방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중국 방문 영상에서 김 위원장이 지난달 2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을 방문했을 때 김창선(붉은 원)이 수행하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달 29일 방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중국 방문 영상에서 김 위원장이 지난달 2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을 방문했을 때 김창선(붉은 원)이 수행하는 모습. [연합뉴스]


김창선에 대한 김정은의 신임은 어디에서 나올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2011년 당시 김정은은 27세에 불과했다. 그에게 서기실장 김창선이라는 존재는 정권 초기 기틀을 잡는데 든든한 버팀목이 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창선은 김정일 시대부터 대를 이어 정권에 충성했다. 김창선의 사망한 전처 유춘옥은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와 친분이 두터웠다고 한다. 유춘옥의 부모는 김일성의 항일 빨치산 동료였던 유경수와 황순의 부부다. 김일성의 항일 빨치산 경력을 정권의 정당성 토대로 선전하는 북한에서 김창선은 김정은의 눈에 들만한 거의 완벽한 조건을 갖춘 셈이다. 김창선은 김정은의 지난달 25~28일 중국 방문에도 동행했다.
 
김창선은 김여정과도 각별하다. 김창선의 서기실장 자리를 물려받은 인물이 김여정이었다. 김여정은 김창선 밑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서기실장 자리를 이어받은 것으로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김창선은 대남 관계에서도 역할을 해왔다. 지난 2000년 김용순 당시 당 대남담당 비서가 특사 자격으로 방한했을 당시엔 ‘박성천’이라는 가명과 ‘노동당 중앙위 과장’이라는 직함을 써서 동행했다. 이날 실무회담에 김창선이 쓴 직함은 ‘국무위원회 부장’이다. 실제로 이런 직함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통일부는 “확인 중”이라고만 했다. 이 실무회담에 나오기 위한 감투로 급조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7일 정상회담 전까지 실무회담은 적어도 1차례 더 열릴 예정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김창선이 계속 ‘단장(수석대표)’ 감투를 쓰고 나올지를 100% 확신할 수는 없다”면서도 “김창선이 앞으로도 남북관계에서 주도적 역할을 계속할 것은 확실해보인다”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김정은 방중, 김여정 방한 수행한 '김창선' 누구?…5일 실무회담엔 수석대표


실수로 레드카펫 들어선 김여정·김영철 제지한 ‘평양 집사’



김창선    

김창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레드카펫을 따라 평화의집으로 이동할 때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무심코 따라 걸었다. 그러자 실세인 두 사람을 제지한 북측 인사가 있었다. 바로 김창선(사진)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다. 김 위원장의 집권 초기부터 비서실장 격인 국방위원회 서기실장을 맡아 ‘김씨 일가’의 집사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른바 ‘평양 집사’다.
 

실무회담 대표 … 김여정 평창 동행
김씨 일가 보좌 인정받아 최근 승진
김일성 빨치산 동료 사위로 출세길

그는 이날도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각에서 나온 뒤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회담장인 평화의집으로 이동할 때까지 지근거리에서 김 위원장을 보좌했다. 앞서 그는 남북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남북 간 ‘의전·경호·보도’ 분야 실무회담에서 북측 수석대표로 참석하기도 했다. 또 김 위원장이 지난달 26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북·중 정상회담을 했을 때도 똑같은 역할을 했다.
 
김 부장은 지난 20일 노동당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승진했다. 김정은 일가를 보좌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장은 지난 2월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에 맞춰 김여정 등이 방남할 때도 동행했다. 당시 문 대통령과 북한 대표단의 오찬 때도 김여정과 같은 테이블에 앉았으며, 같은 날 저녁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주최한 만찬에도 참석했다. 만찬 때 김여정의 코트를 받아 주는 장면이 시선을 끌었다.
 
그는 김일성종합대학 러시아과를 졸업하고 류춘옥과 결혼하면서 출세 가도를 달렸다. 류춘옥의 부모인 류경수(사망)와 황순희(99)는 김일성의 항일빨치산 동료였다. 류경수는 6·25전쟁 당시 서울에 가장 먼저 입성한 105탱크여단 여단장이다. 105탱크여단은 현재 ‘근위서울 류경수 제105땅크사단’으로 불린다. 김 위원장은 2012년 1월 공식 집권한 이후 가장 먼저 이 부대를 찾았다.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한 류춘옥은 생전에 김 위원장의 고모 김경희와 매우 친했다고 한다. 김정일·경희 남매의 어머니 김정숙(1917~49)이 사망한 뒤 황순희가 두 남매를 돌봐 주었기 때문이다. 류춘옥이 사망한 뒤 김 부장은 6개월 만에 재혼했다. 이 때문에 황순희와의 사이가 틀어지기도 했다. 황순희는 현재 조선혁명박물관장을 맡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레드카펫을 따라 평화의집으로 이동할 때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무심코 따라 걸었다. 그러자 실세인 두 사람을 제지한 북측 인사가 있었다. 바로 김창선(사진)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다. 김 위원장의 집권 초기부터 비서실장 격인 국방위원회 서기실장을 맡아 ‘김씨 일가’의 집사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른바 ‘평양 집사’다.
 

실무회담 대표 … 김여정 평창 동행
김씨 일가 보좌 인정받아 최근 승진
김일성 빨치산 동료 사위로 출세길

그는 이날도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각에서 나온 뒤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회담장인 평화의집으로 이동할 때까지 지근거리에서 김 위원장을 보좌했다. 앞서 그는 남북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남북 간 ‘의전·경호·보도’ 분야 실무회담에서 북측 수석대표로 참석하기도 했다. 또 김 위원장이 지난달 26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북·중 정상회담을 했을 때도 똑같은 역할을 했다.
 
김 부장은 지난 20일 노동당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승진했다. 김정은 일가를 보좌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장은 지난 2월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에 맞춰 김여정 등이 방남할 때도 동행했다. 당시 문 대통령과 북한 대표단의 오찬 때도 김여정과 같은 테이블에 앉았으며, 같은 날 저녁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주최한 만찬에도 참석했다. 만찬 때 김여정의 코트를 받아 주는 장면이 시선을 끌었다.
 
그는 김일성종합대학 러시아과를 졸업하고 류춘옥과 결혼하면서 출세 가도를 달렸다. 류춘옥의 부모인 류경수(사망)와 황순희(99)는 김일성의 항일빨치산 동료였다. 류경수는 6·25전쟁 당시 서울에 가장 먼저 입성한 105탱크여단 여단장이다. 105탱크여단은 현재 ‘근위서울 류경수 제105땅크사단’으로 불린다. 김 위원장은 2012년 1월 공식 집권한 이후 가장 먼저 이 부대를 찾았다.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한 류춘옥은 생전에 김 위원장의 고모 김경희와 매우 친했다고 한다. 김정일·경희 남매의 어머니 김정숙(1917~49)이 사망한 뒤 황순희가 두 남매를 돌봐 주었기 때문이다. 류춘옥이 사망한 뒤 김 부장은 6개월 만에 재혼했다. 이 때문에 황순희와의 사이가 틀어지기도 했다. 황순희는 현재 조선혁명박물관장을 맡고 있다.
 
고수석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ko.soosuk@joongang.co.kr





 
고수석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ko.soosu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