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학

[과학TALK] 톈궁-1호만 위협?...언제 ‘날벼락’ 될지 모르는 우주물체

Shawn Chase 2018. 3. 25. 12:12

김민수 기자



입력 : 2018.03.25 08:00


3월 말에서 4월 초 중국의 실험우주정거장 ‘텐궁-1호’가 지구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제어할 수 없는 상태로 지구로 추락한다는 것이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톈궁-1호 추락에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새삼 우주 공간에서 지구로 떨어지는 우주물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통계에 잡히는 운영중인 인공위성의 수는 1964개다. 운영중인 인공위성과 작동불능의 인공위성, 우주잔해물을 통틀어 ‘우주물체’라 부른다. 지금까지 우주물체의 지상 추락으로 인한 피해 사례는 없다. 하지만 추락하는 우주물체 수가 늘어나고 있어 언제나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톈궁-1호./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톈궁-1호./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특히 2013년 초 러시아 우랄 산맥 지역 첼랴빈스크 상공에서 유성 폭발로 수많은 잔해물이 떨어져 15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지름이 최소 30m에서 최대 900km에 달하는 소행성을 포함한 유성의 위협이 현실화하자 러시아 과학자들은 최근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을 핵무기로 파괴하는 연구를 공개하기도 했다. 영화 속 ‘허구’가 점차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 10cm 이상 우주물체만 1만8000여개...“엄청난 파괴력 보유”

중국 최초의 우주정거장인 톈궁-1호는 2011년 9월 발사돼 우주인 체류 및 우주화물선 도킹 등 임무를 수행한 후 2016년부터 지속적으로 고도가 낮아지며 지구로 추락하고 있다. 천문연을 비롯한 전세계 우주감시기관은 톈궁-1호가 대기권 진입시 대기 마찰열에 의해 대부분 소실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버스 정도 크기인 톈궁-1호와 같은 우주물체는 추락할 때 제어능력을 유지한 채로 바다에 추락시켜 지상 피해를 최소화한다. 그러나 톈궁-1호는 제어가 불가능한 상태다. 무게가 8.5톤에 달한다. 조중현 천문연 우주위험감시센터장은 “톈궁-1호 정도 크기가 되는 우주물체는 추락 과정에서 10~40% 정도의 파편이 소실되지 않을 가능성이 없다고는 볼 수 없다”며 “제어 능력이 없다는 점을 감안해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구를 위협하는 우주물체와 소행성 특징./천문연 제공
 지구를 위협하는 우주물체와 소행성 특징./천문연 제공


우주물체 중 지름이 10cm 이상으로 추적이 가능한 것만 약 1만8000개가 넘는다. 지난 3월 20일 기준 정확히 1만8925개가 지구궤도의 우주 상공을 떠돌고 있다. 연구한 기관마다 다르지만 1cm 이상으로 범위를 넓히면 우주물체 숫자는 최소 50만~100만개로 추정된다.

지구 주변 궤도를 떠다니는 우주물체는 궤도속도를 지닌다. 이 궤도 속도는 궤도의 형태와 고도에 따라 달라지지만 원궤도의 경우 고도 500km에서 대략 초속 7.8km로 움직인다. 일반적인 소총의 총알 포구에서 발사 속도가 초속 1km에 미치지 못한다. 원궤도를 갖는 우주물체가 총알보다 속도가 약 8배로 빠른 것이다. 속도가 8배라면 운동에너지는 64배나 된다.

조중현 센터장은 “지구 궤도에서의 우주물체는 이런 이유로 1cm 크기라 하더라도 운영중인 인공위성이나 국제우주정거장에 심각한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며 “대부분 지구를 향하는 우주물체는 대기중에서 소실되고 우주물체에 다칠 확률은 수만분의 1에서 수조분의 1까지 다양한 통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데 필요한 정밀한 우주물체 추적을 위해 ‘우주물체감시레이다시스템’ 개발을 추진중”이라며 “우주물체 충돌 및 추락에 의한 우주위험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연구진이 고안한 소행성 파괴 핵무기 실험 이미지./MIPT 제공
 러시아 연구진이 고안한 소행성 파괴 핵무기 실험 이미지./MIPT 제공


◇ 러 연구진, 소행성 핵무기로 파괴하는 연구 결과 공개

2013년 끔찍한 유성 사건을 경험한 러시아의 과학자들은 최근 지구로 떨어질 수 있는 소행성을 핵무기로 파괴하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러시아 모스크바물리학기술연구소(MIPT) 등 연구진은 지구로 접근하는 소행성 위에서 핵무기를 터뜨렸을 때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를 학술지 ‘실험이론물리학저널’에 발표했다.

우주를 떠다니는 소행성은 지름 30m에서 900km에 이르기까지 크기가 다양하다. 초속 20km 속도로 떠다니기 때문에 지구 궤도로 진입한다면 위협이 될 수 있다. 실제로 2013년 유성 사건 때 주택이나 공장 등 건물에 심각한 피해를 줬다.

연구진은 소행성의 형태와 구조를 똑같이 재현한 작은 모형을 만들고 지름 200m 크기 소행성을 핵무기로 폭파시켰을 때 어떻게 되는지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수차례 실험했다. 연구진은 연구 결과를 종합한 결과 지름 200m 크기 소행성을 파괴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메가톤 이상의 위력을 지닌 핵무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진은 “소행성을 파괴하지 않고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연구모델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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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24/2018032401872.html#csidx6ad3bd570972950be6df4c22125e37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