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시 : 2018-01-20 00:00
세계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8'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나흘 동안 최첨단 정보기술과 가전의 향연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펼쳐졌다.
글로벌 전자·통신·자동차 업체들은 방문객 이목을 사로잡는 혁신 기술력을 전면에 내세우며 차세대 먹거리 발굴을 위한 저마다의 성장동력을 선보였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홈, 첨단 자율주행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선정한 CES 2018의 주제는 '스마트시티'였다. 특히 다양한 관련 서비스가 발표됨에 따라 '연결성'이 가장 큰 화두로 떠올랐다. 가전제품은 인공지능 기술로 스스로 화질을 업그레이드하고, 자동차는 자율주행이 가능해졌으며 5G 기반 연결성이 더욱 강화된 서비스도 공개됐다. 스마트폰과 TV, 가전제품 그리고 더 나아가 자동차까지 연결되는 커넥티브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기업 노력이 빛난 자리였다.
황재용 넥스트데일리 기자 hsoul38@nextdaily.co.kr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 마련된 삼성전자의 '삼성 시티' 전시관.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미래 비전 '원 삼성'…제품 간 연결성 강조
스마트시티라는 CES 2018 주제에 맞게 삼성전자는 연결성을 한층 강화한 스마트 솔루션을 준비했다. 삼성전자는 전시회 핵심 기조를 '원(One) 삼성'으로 정하고 '삼성 시티'를 콘셉트로 설정했다. CES 2018 참가업체 중 가장 큰 규모 전시관을 마련했으며 AI와 IoT 등 최첨단 기술을 쉽고 재미있게 선보였다.
원 삼성은 TV와 모바일, 다른 가전제품 간의 연결성을 강화해 진화한 사용 경험을 제공하는 AI 서비스다. '스마트싱스' 앱을 통해 집안 모든 삼성 제품을 컨트롤할 수 있으며 음성 어시스턴트인 '빅스비'로 사람과 대화하듯 음성으로 작동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CES 2018에서 삼성전자는 AI 생태계와 IoT가 중심인 미래 거실의 모습을 보여줬다. 2018년 달라질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강조하며 과거 제품에 따라 구분됐던 전시공간의 벽을 허물고, 원 삼성 서비스를 통해 한 장소에서 다양한 제품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자체 AI 플랫폼인 원 삼성을 구축하며 경계를 넘나드는 혁신 서비스와 플랫폼으로 미래 TV 시장을 이끌어 나간다는 포부를 세웠다. 그리고 앞으로 자동차 등 이종산업과의 연결을 확장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8K AI QLED TV'와 '마이크로 LED TV'를 공개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은 TV 신제품 사전 공개행사 이후 이뤄진 간담회에서 “12년 연속 TV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는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제품군뿐만 아니라 마이크로 LED 제품군을 통한 '투 트랙 전략'으로 나갈 것”이라면서 “CES 2018을 통해 삼성이 이끌어 가는 미래 TV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신제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 8일 삼성 퍼스트 룩 2018 행사에서 마이크로 LED TV '더 월'을 소개하고 있는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마이크로 LED TV '더 월(The Wall)', 자발광 LED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 선도
마이크로는 1㎜ 미만 초소형 사이즈를 의미한다. 마이크로 단위로 작아진 LED 칩 자체를 화소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LED로 구현할 수 없는 다양한 형태와 모양으로 제작할 수 있다. 또 뛰어난 화질을 자랑해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기존 디스플레이의 한계를 뛰어넘는 꿈의 디스플레이로 주목받았다.
마이크로 LED 기술은 근본적으로 반도체 공정과 유사한 성격을 지닌다. 반도체 공정처럼 LED 칩 사이즈를 작게 생산해 기판에 부착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기존 OLED보다 더 단순한 구조의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고 화면 크기 제한도 없다. 대형화 기술에 한계가 있는 OLED TV가 따라오기 어려운 초대형 시장을 공략하기에 적합한 기술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모듈러(조립식) 형태 마이크로 LED TV를 깜짝 공개하며 관람객 눈길을 사로잡았다. 146형 대형 크기로 공개된 '더 월(The Wall)'이 주인공이다. 이 제품에는 마이크로 LED 기술이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여러 개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다양한 모양으로 조합,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의 TV 화면을 만들 수 있다는 강점을 보여줬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마이크로 LED TV는 뛰어난 화질도 갖췄다. 해당 제품은 픽셀 단위로 빛을 껐다 켜는 자발광이며 색을 내기 위한 별도의 컬러 필터가 없다. 기존 TV에서는 색을 내기 위해 별도 필름 형태 컬러필터가 사용돼 밝기가 떨어지고 색 정확도를 높이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즉 픽셀 단위로 빛을 제어하더라도 빛이 컬러필터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화질 저하가 발생했다. 하지만 마이크로 LED TV는 자발광이면서 컬러필터까지 없앤 덕분에 높은 색 재현율과 뛰어난 밝기 구현력을 자랑한다.
또 초소형 사이즈 LED 칩으로 구성된 마이크로 LED TV는 완벽한 블랙 표현을 가능하게 하고 넓은 시야각을 자랑한다. 마이크로 LED가 상용화되면 현재 판매되고 있는 TV 중에서 컬러필터가 없는 유일한 TV로 밝기, 블랙, 시야각, 색 표현력까지 모두 만족시키는 화질이 가능하다. 현존하는 디스플레이 중 가장 우수한 화질 구현이 가능한 것.
<'CES 2018'에서 공개한 삼성전자 146형 마이크로 LED TV '더 월(The Wall)'. 이 제품은 세계 최초 모듈러 TV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뛰어난 내구성도 마이크로 LED의 장점이다. 일반적으로 자발광 디스플레이는 픽셀을 하나하나 제어하기 때문에 픽셀마다 수명이 달라지는 문제를 겪는다. 유기물 소재를 사용하는 OLED TV는 수분과 산소 노출에 취약해 화면에 얼룩이 남는 번인 현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마이크로 LED TV는 내구성을 내세워 집안은 물론 야외용 디스플레이 등 어떤 형태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CES 2018에서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일부만 이용하거나 벽면 전체를 디스플레이로 이용하는 등 뛰어난 활용성을 직접 보여줬다.
삼성전자 마이크로 LED TV 우수성은 제품 공개와 동시에 입증됐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선정한 'CES 혁신상(Innovation Honoree)'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TV 부문에서 7년 연속 최고 혁신상을 받게 됐다.
그 동안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LED 기술 성장 가능성을 미리 내다보고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해당 기술 상용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마이크로 LED 기술은 LED 소재를 마이크로 단위로 소형화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 B2B 시장용으로 픽셀 크기가 더 큰 '시네마 LED'를 시장에 선보였으며, 출시 3개월 만인 지난해 10월에는 첫 해외 판매에도 성공한 바 있다.
<'CES 2018'에서 공개한 삼성전자 85인치 '8K QLED TV'를 관람하는 참관객들.>
◇AI로 8K 초고화질 업스케일링…'8K AI QLED TV' 공개
이번 CES에서 눈길을 끈 또 하나의 제품은 TV 화질에 AI를 적용한 85형 '8K AI QLED TV'다.
8K AI QLED TV는 스스로 학습하는 AI 기술을 TV 업계 최초로 탑재한 제품이다. 저해상도 콘텐츠도 8K 화질로 업스케일링이 가능해 SD, HD, FHD, UHD 콘텐츠 모두를 제약 없이 8K 초고화질로 생생하게 시청할 수 있게 됐다.
8K AI QLED TV의 AI 기능은 화질뿐만 아니라 TV 사운드도 영상에 맞춰 최적화한다. 이를테면 스포츠 경기 관중 소리를 높여 현장감을 더하거나 음악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저역대 소리를 강조해 더욱 풍성한 음질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진화한 사용 편의성을 자랑하며 주변 기기와 빠르고 쉬운 연동도 가능하다. 사용자는 삼성 IoT 클라우드로 TV 프로그램이나 사진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스마트폰과 같은 주변 기기와 간편하게 동기화해 사용할 수 있다.
퀀텀닷과 AI로 무장한 8K QLED TV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 받는 마이크로 LED 기술이 적용된 더 월. CES 2018을 통해 두 개의 쌍두마차를 내세운 삼성전자는 TV 시장 리더임을 입증했고, 앞으로 디스플레이 시장까지 선도해 나갈 전망이다.
<표> 마이크로 LED vs OL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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